Latest News

JULY. 2018 FEATURES

슈퍼리치는 어떻게 돈을 벌까?

  • 2018-06-28

슈퍼리치의 전유물로 알려진 벤처펀드와 사모펀드의 문턱이 낮아졌다. 적은 금액으로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투자처에 돈이 몰리는 건 당연한 결과다.



대박 조짐이 보이는 벤처기업의 비상장 주식을 헐값에 사서 상장 후 수백 혹은 수천 배의 차익을 남길 수 있다면 어떨까? 이건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나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 같은 구루(guru)들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합법적인 선에서 뭉칫돈을 초기 국내외 벤처기업에 투자, 막대한 수익을 거둬 슈퍼리치로 등극한 케이스는 이미 많다. 다만 이것은 개미 투자자에겐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렸다. 벤처 투자 종목은 리스크가 높은 만큼 안정적이고 장기 투자가 가능한 뭉칫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백억 단위의 투자자나 사모펀드 자금을 선호한다. 이러한 투자 방식을 그대로 차용하는 펀드가 최근 출시됐다. 출시한 지 채 한 달도 안 돼 운용 자금이 2조 원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코스닥벤처펀드’가 그것이다. 투자처를 보면 비상장 기업 주식이나 상장 기업이 유상증자로 발행한 신주를 할인된 값에 취득한다. 신규 상장 기업의 공모주, 벤처기업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도 투자한다. 나머지 자산 중 35%는 벤처기업이나 벤처기업 지정이 해제된 뒤 7년 이내인 코스닥 상장 기업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도입한 코스닥벤처펀드인 만큼 투자자 유인책도 있다. 최대 300만 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주며 공모주를 30% 우선 배정받을 수 있도록 했다.





벤처 발굴부터 투자까지, 코스닥벤처펀
펀드 유형으로는 누구나 투자할 수 있는 공모펀드와 조건을 갖춰야 투자 기회를 열어주는 사모펀드가 있다. 뭉칫돈과 부자들은 현재 사모펀드에 몰리고 있다. 초기 최소 가입 금액이 1억 원 이상으로 문턱이 높지만 ‘모험 자본에 비교적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 공모펀드의 2배가 넘는 자금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사모펀드는 변동성이 큰 코스닥 주식보다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으로 원금이 보장되는 메자닌(mezzanine, 채권과 주식의 중간 위험 단계에 있는 CB와 BW에 투자하는 것)에 투자할 수 있다. 반면 공모펀드는 무등급 채권인 코스닥 CB나 BW를 편입하기 어렵다. 고위험·고수익 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런 이유로 대형 운용사는 코스닥벤처펀드 출시에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서민의 애환(?)이 커지자 정부가 공모형 상품을 우대하는 보완책을 내놓았다. 공모펀드가 사모펀드보다 기업공개(IPO) 주식에 더 많이 투자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기로 했다. 메자닌 투자가 어려운 공모펀드의 수익률 제고를 위해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을 더 주기로 한 것이 대책의 핵심이다. 공모펀드에는 공모주를 최대 10% 추가 배정할 수 있도록 바꿨다. 펀드가 제시한 공모 가격, 매도 시기 등이 같다는 조건하에서다. 규모가 큰 공모펀드일수록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셈이다. 단, ‘리스크가 있는 곳에 수익이 있다’는 투자 격언처럼 대박을 노리는 상품에는 그만한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시중에 많은 펀드 자금이 모이다 보니 투자처가 오히려 부족해졌다. 이 펀드는 펀드 자산의 15% 이상을 벤처기업의 신규 발행 주식에 투자해야 하는데, 신규 상장이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직접 주식을 사들일 기회가 부족해졌다. 그 자금은 이미 상장된 CB 등에 쏠리는데 부실한 기업에 자금이 모일 수도 있다. 펀드별 투자 방식과 투자처, 위험성 등을 잘 살핀 후 투자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잘나가는 사모펀드 500만 원으로 시작한다, 사모재간접펀드
개인이 사모펀드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최소 억 단위의 자금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시장에서 잘나가는 회사의 사모펀드는 수십억을 들고 가도 투자하기 어렵다. 높은 수익률에 자유로운 운용까지 가능해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틈새 상품이 출시됐다. 개인이 비교적 소액으로 사모펀드에 접근할 수 있는 공모펀드 ‘사모재간접펀드’는 최소 가입 금액 500만 원으로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개인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등장했다. 지난해 9월 말 출시한 국내 1호 펀드는 ‘미래에셋스마트헤지펀드셀릭션펀드’다. 이 펀드는 한국형 헤지펀드에 80~90% 투자한다. 에퀴티 헤지, 이벤트 드리븐, 채권 아비트리지, 멀티 전략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국내 우수 펀드를 엄선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최고 가입 금액 500만 원으로 다양한 헤지펀드에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수익률도 양호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이 상품은 지난해 설정 이후 8.95%의 수익률을 기록(2018년 5월 18일 기준), 같은 기간 1%도 미치지 못한 코스피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변동성이 커진 장세에서 양호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가 올해 들어 수익률 -0.04%로 뒷걸음치는 동안에도 평균 3.69%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특히 코스피가 급격하게 하락한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도 안정적 수익을 기록하며 조정세를 피했다. 두 번째로 뛰어든 곳은 삼성자산운용이다. 삼성자산운용은 글로벌 헤지펀드의 편입 비중이 높은 ‘삼성솔루션코리아플러스알파혼합H펀드’를 출시하며 차별화했다. 이 펀드는 한국형 헤지펀드에 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투자하며, 리스크 관리를 위해 국내 증시와 상관관계가 낮은 펀드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한다. 편입할 펀드를 선별하기 위해 모닝스타와 제로인, 블룸버그 등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전 세계 20만 개 이상 펀드를 대상으로 정량분석과 정성분석을 실행한다. 이 밖에 후발주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신한BNP파리바도 공모펀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업계도 시장 진출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사모펀드업계의 신흥 강자인 라임자산운용은 오는 7월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사모재간접펀드의 출시를 예고했다. 후속 상품들이 시장에 등장하며 선택지가 늘어나고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사모펀드 시장에서 소외된 개인 투자자들은 계속 등장하는 맛집 중 어느 곳을 선택할지 결정할 일만 남았다.

 

에디터 조재국(jeju@noblesse.com)
박지훈(<매일경제 럭스맨> 기자)   일러스트 최익견

관련 기사

페이지 처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