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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2018 FASHION

윤 교수의 반짝이는 뉴스

  • 2018-04-04

붉은색의 힘을 가진 보석, 루비.

1 2018년 소더비 홍콩 매그니피슨트 주얼리 경매에서 약 116억 원에 낙찰된 히어로, 24.7캐럿의 미얀마산 루비를 사용했다.
2 11캐럿의 최상급 모잠비크산 루비를 세팅한 그리페(Griffe) 하이 주얼리 컬렉션 링 Bulgari.
3 그라프는 직접 엄선한 미얀마산 루비를 주로 사용한다. 페어 컷 루비를 유려한 곡선으로 세팅한 이어링 Graff.
4 하트 셰이프로 커팅한 모잠비크산 루비가 다이얼 안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해피 다이아몬드 워치 Chopard.
5 리본 모양으로 파베 세팅된 다이아몬드가 페어 컷 루비를 돋보이게 하는 부클레 솔리테어 링 Van Cleef & Arpels.

얼마 전 소더비 홍콩 주얼리 경매에 등장한 루비 반지 한 점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매그니피슨트 주얼리 경매는 보통 컬러 다이아몬드가 톱 품목으로 커버를 장식하는데, 오랜만에 루비가 당당히 그 자리를 꿰찬 것. 주인공은 24.7캐럿의 미얀마산 루비로 지난 4월 3일 열린 경매에서 약 116억 원에 낙찰되는 기염을 토했다.

루비는 오랫동안 왕족, 귀족, 성직자 등 선택받은 소수만 향유할 수 있는 보석이었다. 커런덤(corundum)이라는 종(種)에서 짙은 붉은색만 루비, 나머지 색은 모두 사파이어로 불리는 것만 봐도 그 독보적 가치를 가늠할 수 있다. ‘붉다’는 뜻의 라틴어 ‘루베르(ruber)’에서 유래한 루비는 고대부터 생명의 원천인 혈액을 닮은 색 때문에 보호와 권력을 상징했다. 강렬한 핏빛은 뜨거운 열정과 위엄으로 승화되어 왕관이나 왕의 검을 장식했고, 사악한 마음을 없애고 심신을 건강하게 지켜준다고 믿었다.

현실로 돌아와 투자가치 차원에서 본다면, 루비는 컷이나 투명도보다 색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특히 미얀마산, 그중에서도 최고의 색으로 알려진 ‘비둘기 핏빛’이 컬렉터들이 꿈꾸는 궁극의 컬러다. 아주 미세한 보랏빛이 섞인 순수하고 강렬한 레드를 지칭하는데, 붉은색을 더 선명하게 만드는 형광성이 비둘기 핏빛 루비의 가치를 나타내는 최고의 한 수다. 만약 여기에 보편적인 품질 향상 기법인 열처리(heating)가 되어있지 않다면 그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게다가 현실적으로 최상질의 루비 중 5캐럿이 넘는 것은 같은 캐럿의 최고 등급 다이아몬드보다 훨씬 희소가치가 높을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는다. 결국 소더비의 루비는 이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는 극도의 희박한 확률을 뛰어넘은 결과란 말씀.

다행히 요즘은 고갈되어가는 미얀마산 루비를 대신해 젊은 광산인 모잠비크산 루비가 떠오르고 있다. 모잠비크 루비는 친환경과 지속 가능성을 차별점으로 내세우며 미얀마산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색, 안정된 공급, 가치 대비 합리적인 가격으로 여심을 자극하고 있다. 자연은 고갈과 동시에 새로운 광산의 발견으로 인류에게 끊임없이 아름다운 보석을 선사했다. 그러니 새로운 것에 목말라하던 컬렉터들도 결국은 안전하고 익숙한 루비로 회귀할 수밖에. 역사적으로 그랬고, 단언컨대 앞으로도 루비의 존재감은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윤성원(주얼리 칼럼니스트, 한양대학교 공학대학원 보석학과 겸임교수)
에디터 엄혜린(eomering@noblesse.com)  디자인 장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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