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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2018 FASHION

‘마드모아젤 발레리’가 이끄는 프레드의 2막 1장

  • 2018-03-26

1936년에 파리지앵 주얼러 프레드를 설립한 프레드 사무엘(Fred Samuel)의 손녀 발레리 사무엘(Valerie Samuel). 할아버지와 아버지 곁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그녀가 20여 년의 공백을 깨고 다시 메종으로 돌아왔다. 현재 아티스틱 디렉터와 부대표를 겸하고 있는 발레리 사무엘이 새롭게 이끌어갈 프레드의 이야기.

프레드의 아티스틱 디렉터 겸 부대표인 발레리 사무엘.

80여 년 전, ‘모던 주얼러-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을 새긴 명함으로 자신을 소개한 주얼러가 있었다. 화려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방돔 광장의 하이 주얼러가 선보여온 클래식함 대신 심플하고 그래픽적인 라인과 절묘한 비율의 분배로 얻어낸, 비대칭의 미학을 담은 작품을 제안한 프레드 사무엘. 성보다 훨씬 친근한 느낌을 전하는 자신의 이름을 내세운 프레드는 현재 포스텐(Force 10), 빵 드쉬크르(Pain de Sucre)를 포함한 아이코닉 컬렉션과 함께 파리지엔 감성의 ‘에포트리스 시크(Effortless Chic)’ 스타일을 절묘하게 표현하는 주얼러로 우뚝 섰다.
프레드의 손녀 발레리 사무엘을 인터뷰하기 위해 방돔 광장과 오페라를 연결하는 거리 뤼드라페(Rue de la Paix) 14번지에 자리한 프레드의 플래그십 스토어에 도착했다. 창립자의 손녀로 주요한 직책을 맡고 있는 터라 인터뷰 전 느낀 부담감은 그녀와 인사를 나눈 순간 사라졌다. 특유의 우아한 외모와 기품 있는 당당한 애티튜드를 겸비했으면서도 따스한 눈빛으로 필자를 환대해주었으니 말이다. 할아버지 곁에서 ‘마드모아 젤 발레리’라 불리며 자연스럽게 메종의 코드를 익힌 그녀가 프레드의 크리에이션 파트에서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반. 이쯤 되면 편하게 가업을 이어받은 인물로 보일 수 있겠지만, 발레리 사무엘은 프레드에 입사하기 전 파리에서 법학을 전공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보석 감정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는 GIA(Gemological Institute of America)에서 수학한 재원이었다. 프레드가 LVMH 그룹에 조인한 후에는 안주할 수도 있는 환경을 떠나 라리크와 스와로브스키에서 혼자 힘으로 성공적 커리어를 쌓았다. 그리고 잠시 멎었던 음악이 당연하다는 듯 다시 연주되는 것처럼 오랜 공백 끝에 다시 시작한 발레리와 프레드의 동행! 그녀에게 메종으로 돌아온 소감과 동기를 물었다. “어린 시절의 꿈을 마침내 이룬 느낌이에요. 메종을 떠나 있는 동안에도 아르노 회장의 여동생으로 프레드를 이끌어온 도미니크 바틴-아르노(Dominique Watine-Arnault)를 포함한 브랜드의 CEO와 돈독한 친분을 유지해왔어요. 그중에서도 창립자가 남긴 DNA를 가장 모던한 방식으로 재조명하고 싶어 한, 작년까지 CEO를 역임한 레이첼 마루아니(Rachel Marouani)와의 연금술과도 같은 만남이 고향 같은 이곳을 다시 찾게 한 결정적 역할을 했죠.”






1, 2 원석의 컬러와 광채를 완벽하게 느낄 수 있는 빵 드 쉬크르 컬렉션.
3 볼륨감 넘치는 빵 드 쉬크르 인터체인저블 링.
4, 5 사각과 원의 조화가 도드라지는 석세스 컬렉션 링.
6 케이블과 버클의 특별한 조합으로 탄생한 포스텐 컬렉션의 다이아몬드 세팅 네크리스.

어린 시절, 주얼리가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프레드의 작품을 감상하곤 한 그녀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프레드 사무엘은 완벽한 조부이자 매주 토요일 아침 직원을 위해 크루아상을 사는 걸 빼먹지 않은 인간적인 사람이었다. 단순히 고객에게 주얼리를 파는 것보다 주얼리를 매개로 해 이뤄지는 ‘만남’을 중시한 그의 곁에서 주얼러로서 첫발을 내디딘 그녀에게 메종 프레드를 정의해달라고 했다. “방돔 광장의 다른 메종에 비해서도, LVMH 그룹 내에서도 저희는 다소 아담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어요. 저희가 제안하는 주얼리 역시 일상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편안하면서도 유행을 타지 않는 모던한 스타일입니다. 여기서 메종 특유의 장점을 언급하고 싶은데, 그건 바로 설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끈끈하게 이어져온 고객과의 관계입니다. 조부가 남겨준 이러한 전통을 현재형으로 써 내려갈 임무를 맡게 된 건 저의 ‘아름다운’챌린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녀와 함께 프레드가 창조한 컬렉션도 감상할 수 있었다. 남녀 모두 그리고 전 세계적 사랑을 받으며 메종의 시그너처로 자리한, 세일링 케이블과 닻에서 영감을 얻은 포스텐 컬렉션. 그 시작이 항해를 즐긴 그녀의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선물한 브레이슬릿이라는 건 널리 알려진 일화. 그리고 그 따스한 추억을 생생하게 경험한 당사자의 손길로 재해석한 작품은 말로 표현할수 없는 특별한 아름다움이 담겨 있다. 포스텐 컬렉션은 최근 블랙 진주와 다이아몬드가 특유의 케이블을 대신한 모던한 소투아 네크리스, 체인이 버클을 통과해 데콜테 라인까지 우아하게 떨어지는 네크리스, 자유분방한 방식으로 착용 가능한 이어링 등으로 확장하며 더욱 풍성해졌다. 여기에 심플함과 절제미가 돋보이는 더블 링, 브레이슬릿 등으로 선보이는 또 하나의 스테디셀러 석세스 컬렉션과 원석의 담대한 광채를 담은 빵 드 쉬크르 컬렉션을 마주하니 발레리와 함께할 프레드의 눈부신 미래를 한껏 기대해도 좋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과 다양한 사람과의 만남 속에서 영감을 얻는다는 발레리 사무엘이 3월 말에 서울을 찾는다. 가장 완벽한 주얼리는 자신의 고객을 행복하게 해주는 주얼리라고 믿는 그녀가 서울을 찾아 마주할 풍경, 다양한 사람과의 만남은 어떤 영감의 원천이 될까? 프레드의 새로운 이야기가 또다시 기다려진다. 

 

에디터 이현상(ryan.lee@noblesse.com)
진행 배우리(파리 통신원)   사진 제공 프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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