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의 꽃(Cote)을 피우다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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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2-14

미식의 꽃(Cote)을 피우다

스테이크의 본고장 미국, 그것도 온갖 파인다이닝의 신이 태동하는 뉴욕에서 정통 한국식 바비큐로 미슐랭 스타를 거머쥔 꽃(Cote). 뉴요커의 입맛을 사로잡은 이곳의 특별한 ‘고기 맛’과 한국식 다이닝의 즐거움에 대해.

레스토랑 꽃의 ‘Butcher’s Feast’ 메뉴.

<뉴욕타임스>의 음식 평론가 피트 웰스(Pete Wells)는 2017년 11월 14일자 지면에 꽃(Cote)에 대한 리뷰를 실었다. “뉴욕에서 맛볼 수 있는 최고의 한국식 바비큐.” 이는 11월 3일에 발표한 <미슐랭 가이드 뉴욕 2018>에서 꽃이 미슐랭 원 스타를 획득한 지 약 열흘 만이다.
꽃은 2013년 오픈한 이탤리언 레스토랑 ‘피오라(Piora)’를 운영하는 사이먼 김 대표의 두 번째 작품이다. 영문 발음을 한국어로 옮기면 ‘꽃’이 되는데, 이는 마블링이 좋은 소고기의 특수 부위를 뜻하기도 한다. 꽃이 뉴욕 맨해튼의 플랫아이언 지역에 문을 연 것은 지난해 6월. 반년이 채 지나지 않아 미슐랭 별점을 받았으니 이 놀라운 성과에 이목에 쏠린 것은 당연했다.
참으로 시적인 이름이다 싶지만, 꽃은 우리네로 치면 동네에 흔한 ‘고깃집’이다. 그렇지만 위치가 위치인지라 미국식 스테이크하우스의 요소를 접목했는데 그것이 참으로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사이먼 김이 이런 고깃집을 열게 된 배경은 다름 아닌 그의 열렬한 ‘고기 사랑’에서 기인한다. “서울에서 자란 어린 시절 고깃집은 가장 행복한 경험이었고 뉴욕으로 이주해서도 다양한 스테이크를 즐겼습니다.” 음식을 향한 열정은 아버지에게 물려받았지만 실제 레스토랑 사업을 하게 된 것은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15년 전 트라이베카에 고급 한식당 코리(Kori)를 열어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어머니를 보며 그는 자신만의 레스토랑을 열겠다는 포부를 품었다고 밝혔다. 꽃은 사이먼 김이 9년간 갈고닦은 노력의 결실이다. 장 조지 봉게리히텐, 토마스 켈러 같은 세계적 셰프 밑에서 정제된 유러피언 요리를 배우며 그만의 한국적 식문화를 연구했다고. 적당한 장소를 찾는 데만 2년 6개월이 걸렸다. 다운타운과 미드타운의 감성이 조화롭게 뒤섞인 곳에서 한국과 미국, 그가 사랑하는 2가지 스타일의 고깃집을 완벽하게 합체했다.






스탠딩 바와 캐주얼한 홀 공간.

뉴욕의 건축 사무소 MNDPC에서 디자인한 공간은 매끈하고 모던한 회색 톤 인테리어로, 핑크빛 네온 간판과 황동 소재로 포인트를 준 스탠딩 바가 중간에 자리 잡았다. 스탠딩 바의 앞쪽은 캐주얼한 다이닝 홀, 뒤쪽은 부스석으로 구성했는데 각 테이블마다 검은 대리석 테이블 아래 고가의(1000만 원을 호가한다!) 일본산 신포 그릴을 배치했다. 이 그릴의 가장 큰 특징은 연기가 나지 않는다는 것. 옷에 잡내가 밸 걱정 없이 한껏 차려입고 직화구이를 즐길 수 있다.
꽃을 대표하는 메뉴는 단연 고기다. 미국 각지의 우수한 벤더를 통해 부위별로 공급받는 소고기는 날짜별로 분류, 랙에 걸어 건조실에서 숙성시킨다. 이틀마다 계속 위치를 바꿔 소고기의 전면이 적절히 공기와 맞닿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숙성 포인트. 약 45일이 지나면(보통 무게가 25~30% 줄어든 상태) 고기의 표면이 말라붙어 얇은 막을 형성하는데, 이는 이제 고객의 식탁에 오를 준비가 되었다는 의미다. 이러한 건조 숙성 과정을 통해 고기의 풍미가 한층 강해지며 육질이 부드러워진다. 일부 소고기는 웨트에이징도 진행한다. 진공 백에 고기를 넣고 밀봉해 5일 정도 단백질을 천천히 파괴하는 원리. 드라이에이징만큼 풍미가 강하진 않지만 영양 성분의 손실이 적다는 측면에서 유리하다.
소고기를 품종별, 부위별, 숙성 기간별 단품으로 주문할 수 있지만 이곳을 제대로 즐기려면 이름 그대로 고기 축제가 펼쳐질 ‘Butcher’s Feast’를 추천한다. 드라이에이징한 USDA 프라임 비프, 아메리칸 와규 중 4가지 부위의 고기와 각종 반찬, 파무침, 상추와 쌈장, 달걀찜, 된장찌개, 김치찌개, 밥을 함께 제공한다. 제대로 된 한국식 한 상차림이다. “미국식 스테이크하우스는 버터를 많이 사용해요. 고기를 구울 때는 물론이고 크림 시금치 같은 사이드 디시에도 버터가 풍부하게 들어가죠. 꽃은 한국식 소스인 쌈장을 곁들이고, 채소 피클과 직접 만든 김치를 제공해요. 산미가 있는 음식과 채소를 함께 먹는 것에 대한 이곳 사람들의 반응이 좋아요. 고기를 한층 건강하게 즐길 수 있으니까요.” 주방을 책임지는 데이비드 심 셰프는 여기에 고추장을 첨가한 새우 칵테일, 한국식 육회를 응용한 스테이크 타르타르 등 창의적 애피타이저를 곁들일 수 있게 해준다. 잔치국수와 비빔국수도 준비해 진정한 ‘선육후면’의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또한 헤드 바텐더 데빈 케네디는 마티니, 올드패션드 같은 클래식 칵테일과 함께 소주를 소개하며, 소믈리에 빅토리아 제임스는 한국식 바비큐와 잘 어울리는 600여 종의 와인을 제안한다.






1 한식과의 마리아주를 선사할 클래식 칵테일.
2 사이먼 김 대표.

꽃의 이른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끈끈한 팀워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진심으로 꽃의 컨셉과 비전을 믿고 있고 손님들도 그걸 느끼죠. 직원의 90% 이상이 한국계가 아니고 대부분 한식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것도 처음이라 이들을 교육하기가 정말 어려웠어요. 하지만 직원들은 새로운 경험을 즐거워하며 자연스럽게 김치와 된장찌개를 즐기게 되었고, 이를 손님들과 나누고 싶어 합니다. 한식의 전도사가 된 셈이죠. 사실 한식은 음식의 질만 놓고 보면 세계적 수준이에요. 산과 바다를 두루 접한 반도 국가라 식자재가 풍부하고 지방별로 개성 있는 식문화가 발달했죠. 하지만 세계화하려면 디테일에 좀 더 집중해서 발전시킬 필요가 있어요. 레스토랑의 인테리어, 분위기, 서비스, 주류 페어링, 위생 상태 등의 측면에서요. 꽃이 하나의 좋은 예가 되기를 바랍니다.”

 

Cote
Add
16 West 22nd Street(Fifth-Sixth Aves.), New York, NY 10010, USA
Tel +1 212 401 7986
Web www.cotenyc.com

 

에디터 이재연(jyeon@noblesse.com)
손희란(푸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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