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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2017 BEAUTY

감성을 소유하다

  • 2017-11-25

과학적으로 입증된 효과와 사용감을 내세우던 뷰티 브랜드가 요즘 그들만의 감성을 보여주는 일에 빠져 있다.


1 Gucci 단지 향을 경험하는 것 이상으로 그 안에 담긴 구찌의 감성을 향유하려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블룸.
2 Nars 패션 사진가 만 레이의 작품을 패키지에 적용한 이번 홀리데이 기프팅 컬렉션 역시 나스의 감성을 보여주는 도구다.
3 Byredo 지난가을 출시한 벨벳 헤이즈. 모던한 실루엣의 보틀과 라벨, 광고 비주얼 속 서체만으로 바이레도라는 브랜드를 자동 연상할 수 있다.
4 Tamburins 브랜드명부터 시그너처 스토어의 컨셉, 스트랩이 달린 첫 제품 누드 에이치 핸드크림까지, 제품보다 브랜드 고유의 감성을 앞세우는 탬버린즈.
5 Le Labo 최근 런칭한 맨즈 컬렉션 비주얼. 화려한 연출보다는 무심한 듯 자연스러운 멋이 르 라보의 감성이다.

최근의 뷰티업계를 지켜보노라면 개성 있는 아티스트의 아카이브를 열어보는 기분이다. 화장품의 제품력보다 제품에 녹여낸 브랜드 고유의 감성을 강조하는 일이 눈에 띄게 많아진 덕분. 이는 요즘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여유로워지고, 삶의 질을 중요시하면서 생긴 변화다. 그동안에는 스펙만 따지더니 이제는 ‘느낌 있고 취향 좋은’ 대상을 찾아 나선 대중에게 어필하기 위함이랄까.
지난 10월 런칭한 구찌 블룸 향수는 요즘 없어서 못 판다. 향기로 요즘 사람들의 취향을 저격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선보이는 첫 번째 향수인 이 제품은 빈티지 핑크 컬러의 보틀은 물론, 허베어리엄 프린트로 장식한 박스와 배우 다코타 존슨이 등장한 광고 비주얼까지 모두가 합력해 구찌 블룸의 감성을 설명한다. “시대가 변하며 사람들은 삶의 경험과 일상의 미학을 중시하게 됐어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면서 자존감을 높이기도 하죠. 여기서 말하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란 결국 개인의 취향이며, 이를 드러내기 위해 패션과 리빙, 음식 그리고 뷰티 아이템까지 하나의 도구가 된 거죠.” 구찌 블룸을 담당하는 코티코리아 신민정 부장의 의견이다. 내 방에 놓은 뷰티 제품을 통해 본인이 어떤 감성으로 살아가는지 타인에게 내보인다는 것. 그렇다면 요즘 사람들이 추구하는 감성은 무엇일까? 르 라보 김효선 부장이 이에 대한 정의를 내린다.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고, 세련됐다고 느끼는 것들을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어요. 먼저 획일화, 기성화된 것보다는 나만을 위한 것을 선호하죠. 디자인적인 면에서는 힘을 빼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제품, 무심히 두어도 멋스러운 아이템이 인기를 끌고 있어요.” 이런 정의를 기준으로 보면 르 라보 역시 요즘 감성의 브랜드라 할 수 있다. 매장부터 화려하고 세련되게 꾸미기보다는 무채색의 빈티지 무드를 드러내며 낡은 것은 낡은 것 그대로 드러낸다. 심플한 보틀에 고객이 원하는 문구와 만든 날짜를 적은 라벨을 붙여 건넬 뿐이지만 화려하게 치장한 제품보다 요즘 사람들을 더 열광케 한다. 혁신성 면에서는 세계 뷰티 시장의 본보기가 되지만 감성 면에서는 그동안 다소 아쉬움이 있었던 국내 브랜드도, 제품보다 브랜드의 감성을 먼저 제시한 탬버린즈가 그 갈증을 풀어주는 좋은 시작이 될 듯하다. 코스메틱 브랜드지만 감각적 아트를 지향하며, 기존에 없던 방식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한다는 것이 신나정 브랜드 매니저의 설명. “뷰티 제품이 한 개인이 어떤 삶을 사는지 보여주는 지표가 되면서 제품력 외에도 브랜드의 무드, 이미지 같은 감성적 요소가 필수조건이 되고 있어요. 탬버린즈는 화장품의 본질은 물론 향과 패키지, 공간, 퍼포먼스 등으로 브랜드가 추구하는 미적 가치를 보여주는 브랜드입니다. 코스메틱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와 감성적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고자 하죠.”
1인 미디어가 일상화되면서 사람들은 저마다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고, 그 안에 담긴 취향은 한 사람을 설명하는 데 점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뷰티 아이템이 개인의 감성을 보여주는 시대, 요즘 당신은 어떤 제품을 통해 나만의 감성을 표현하고 있는가?

 

에디터 이혜진(hjlee@noblesse.com)
사진 김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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