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Best Friend’s Wedding

SPECIAL FEATURE

2017-09-11

My Best Friend’s Wedding

싱그러운 두 청춘이 만나 어느 가을날 영원한 사랑을 약속했다. 그들이 함께하는 삶의 새로운 챕터를 축하하기 위해 신부의 친구들이 준비한 브라이덜 샤워. 사랑과 웃음이 넘친 그 순간의 기록.

플라워 코르사주가 돋보이는 신부의 튈 드레스는 Inbal Dror by Atelier Ku, 플라워 디테일 헤어핀은 Heart of Gold by The Queen Lounge. 신랑이 입은 네이비 슈트와 베스트, 셔츠는 모두 Mark Ronsen, 넥타이와 브라운 컬러 레이스업 슈즈는 S.T. Dupont.

신부가 입은 스파클링한 비딩 장식의 A라인 드레스와 베일은 C:ZACC by Lee Myung Soon, 핸드메이드 헤드밴드는 Angtt. 신부 뒤의 들러리가 입은 블루 레이스 미디 원피스는 Reehue, 플라워 엠브로이더리 롱 드레스는 C:ZACC by Lee Myung Soon, 누드 톤 실크 위에 섬세한 블루 레이스를 덧댄 드레스는 Reehue, 슈즈는 모두 본인 소장품.

She Said "Yes"
1이 네 번 반복되는 11월 11일. 한없이 달콤한 공기와 불어오는 바람마저 로맨틱한 가을날, 하나가 되기로 약속한 정이섭·장지윤 커플. 예비 신부 장지윤은 전설로 불리는 1세대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경민 원장의 외동딸이다. 엄마 덕에 누구보다 화려하게 풀 메이크업한 날이 많을 것 같은 그녀지만 이날 엄마는 난생처음으로 딸을 위해 브러시를 들었다. 수많은 톱 여배우의 얼굴을 만져온 메이크업 장인이 평생 가장 까다로운 고객이었다고 말하는 장지윤은 파리에서 패션학교를 졸업하고 귀국, 엄마의 일을 도우며 본격적으로 패밀리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정확히 말하면 청담동 이경민 포레 1층에 위치한 편집 매장 샵인포레가 그녀의 공간. 메이크업을 공부하진 않았지만 엄마처럼 아름다운 것, 예쁜 것을 좋아하고 요리든 뭐든 손재주가 필요한 일은 뚝딱뚝딱 해내는 그녀는 다른 방식의 뷰티 크리에이터를 꿈꾼다. 예비 신랑 정이섭은 그녀보다 다섯 살 많은, IT 기업에 다니는 회사원. 기독교 서적 출판사를 운영하는 독실한 크리스천 집안의 장남으로, 2년 전 친구의 소개로 만났다. 둘은 주말엔 하루 종일 교회에 머물며 평온한 시간을 보내고, 퇴근 후엔 맛집 투어를 즐기며 사랑을 키워왔다. 2년간 데이트를 통해 함께한 끼니가 쌓인 만큼 예비 신랑의 몸에도 살이 붙어 10kg 이상 늘었을 정도. 장지윤은 올가을 시할아버지 때부터 섬겼고, 시부모님과 시동생이 결혼한 의미 깊은 교회에서 예식을 올리기로 했다. 화려하고 호사스러운 허례허식보다는 경건하고 성스러운 결혼식을 꿈꿔온 그녀에겐 더없이 뜻깊은 웨딩 베뉴가 아닐 수 없다. 남다른 감각의 신부에겐 인비테이션 카드의 문구, 식장에 울려 퍼질 배경음악, 버진로드를 장식할 꽃 등 소소한 디테일까지 모두 고심의 대상이다. 교회 예식인 만큼 단아하고 우아한 분위기의 인생 드레스 또한 어서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다. 생애 단 한 번뿐인 의식을 어떻게 격식을 갖추면서도 ‘그녀답게’ 치르느냐가 가장 큰 고민거리다. 누구보다 치열한 여름을 보내고 있는 그녀는 지금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클라이맥스를 향해 가고 있다. 헤어와 메이크업을 매만지는 그 잠깐의 시간에도 커플은 끊임없이 웃음을 터뜨렸고 서로를 바라보는 눈엔 사랑이 그득했다. “싱글 라이프에 대한 미련이 남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그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No’를 외친다. 가치관이 비슷하고 혼자 있을 때보다 오히려 둘이 있을 때 편안하다는 것이 그 이유. 꾸밈없이 내가 나일 수 있는 편안함이 이 커플이 사랑하는 방식이다.

브라이덜 샤워가 시작되기 전 메이크업을 마치고 마지막 터치로 Jo Malone London의 오렌지 블로썸 코롱을 뿌리고 있는 신부. 이 제품은 영국 왕세손비 케이트 미들턴이 결혼식 날 선택한 향수로도 유명하다. 화이트 라일락, 발사믹 베티베르의 따뜻한 향과 어우러진 톡 쏘는 오렌지꽃 향기가 여성스러우면서도 경쾌한 분위기를 전한다. 즐거운 축제의 분위기를 만끽하기 좋은 향. 신부가 입은 군더더기 없이 똑 떨어지는 미카도 실크 소재 드레스는 Zac Posen by Atelier Ku.

브라이덜 샤워에 입을 드레스를 함께 고르는 신랑·신부. 무슨 일이든 함께 고민하고 결정한다. 본식에서 가을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단아한 롱 슬리브 드레스를 입을 예정이라 브라이덜 샤워에선 조금 화려한 스타일의 드레스를 소화했다.
왼쪽 _ 신부의 드레스 피팅을 도와주는 오랜 친구들. 웃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진심으로 신부의 앞날을 축복해주었다. 신부가 입은 엠파이어 라인 드레스와 롱 트레일 레이스 베일은 Atelier Ku. 들러리들이 입은 핑크 실크 로브는 모두 La Nuit.
오른쪽 _ 신부가 입은 아이보리 컬러 실크 로브는 Mae's Sunday by The Queen Lounge. 주얼 헤어 액세서리는 Heart of Gold by The Queen Lounge, 골드 스트랩 슈즈는 Stewart Weitzman, 신부가 들고 있는 드레스는 Zac Posen by Atelier Ku. 신랑이 입은 베스트 투피스와 셔츠는 Mark Ronsen, 넥타이와 구두는 S.T. Dupont.

The Festive Bridal Shower
정이섭과 장지윤 커플의 브라이덜 샤워가 열린 라움아트센터는 그들의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는 꽃과 캔들의 향기가 어우러지며 로맨틱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테이블을 장식한 매혹적인 컬러의 센터피스와 제철 과일 데커레이션은 화려하고 풍성한 가을 예식의 정취를 더했다. 톤온톤 드레스로 맞춰 입은 들러리들이 하나둘 도착해 자리를 메웠고, 신부 장지윤은 조 말론 런던의 오렌지 블로썸 코롱을 답례품으로 건네며 화답했다. 본식엔 의무적으로 참석하는 게스트도 있고 난생처음 보는 부모님의 손님이 넘쳐나지만, 이날만큼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해온 친한 친구들이 건네는 축복의 언어가 넘쳐흘렀다. 신부도 조신하고 예쁘게 보이기 위해 굳이 애쓰지 않았고 환한 미소는 진심이었다. 이경민 원장은 이날 바쁜 스케줄에 쫓기면서 두 번이나 이곳을 찾아 혹시나 딸이 놓칠세라 신랑과 들러리들을 살뜰히 챙겼다. 사위는 물론 딸의 친구들과도 격의 없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십수 년간 봐온 카리스마 넘치는 아티스트의 모습이 익숙한 에디터에겐 생경한 광경. 양손 가득 들고 온 신선한 자연식 위주의 케이터링 푸드도 그 어느 때보다 넉넉한 엄마의 마음에 대한 방증이리라. 이날 브라이덜 샤워는 경건한 교회 예식을 올리는 그들에겐 친한 친구들과 소중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완벽한 이벤트였다.

가을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라움아트센터의 테이블 세팅. 붉은 테스 로즈와 은은한 가을 들풀이 조화를 이룬 센터피스는 플럼과 애플망고, 망고스틴 등의 과일 데커레이션 컬러와 한데 어우러져 화려하고 웅장한 느낌마저 자아냈다. 여기에 로맨틱한 분위기를 더하는 다양한 크기의 Jo Malone London 캔들을 불규칙적으로 배치해 시각과 후각을 동시에 만족시켰다.

신부가 들러리들을 위해 준비한 답례품, Jo Malone London의 오렌지 블로썸 코롱. 꽃길만 걸을 그들의 앞날을 함축한 듯한 사랑스러운 향기로 이날의 추억을 떠올리게 할 후각적 시그너처로 손색없다. 진심 어린 축복의 언어가 넘친 브라이덜 샤워의 한순간. 오랜 시간 함께해온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신부 장지윤. 말하지 않아도, 눈빛만 봐도 서로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전해진다. 비슷한 분위기의 뉴트럴 계열 드레스를 톤온톤으로 매치한 들러리들의 센스가 돋보인다.
신부가 입은 엠브로이더리 장식의 롱 슬리브 드레스는 Inbal Dror by Atelier Ku, 헤드피스는 Angtt. 왼쪽부터 들러리가 입은 자카드 소재 원피스는 Reehue, 누드 컬러 레이스 드레스는 C:ZACC by Lee Myung Soon, 화이트 컬러 레이스 투피스와 스팽글로 뒤덮인 깊은 브이넥 아이보리 롱 드레스 모두 Reehue, 백리스의 실버 컬러 스팽글 드레스는 C:ZACC by Lee Myung Soon.

에디터 박세미(프리랜서)
사진 목나정 패션 스타일링 정소정 헤어 & 메이크업 이경민 포레 어시스턴트 윤영선 장소 협조 라움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