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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17 SPECIAL

디지털 테크놀로지, 그 현장 속으로

  • 2017-09-26

세계 곳곳에 있는 첨단 테크놀로지 특화 기관과 전문 비엔날레 현장을 탐방한다.

ZKM에서 열린 전시 를 감상하고 있는 관람객.

ZKM | 아트 앤 미디어 센터(ZKM | Center for Art and Media)
독일 카를스루에에 있는 ZKM은 1989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무기 제조 공장이던 건물을 개조해 만든 융·복합 센터다. 하인리히 클로츠(Heinrich Klotz)가 창립 디렉터로 참여, ‘기계화와 자동화 시대에 맞는 새로운 조형 어언를 생산해 낸 바우하우스(Bauhaus)를 잇는다’는 미션을 실현하는 이곳은 ‘일렉트로닉 혹은 디지털 아트 바우하우스’라고도 불린다. 미디어 아트에 주력하면서도 영화, 비디오, 음악, 댄스, 연극과 퍼포먼스뿐 아니라 회화, 사진, 조각 등 전통 예술까지 커버하는 보기 드문 복합 예술 기관이다. 현대미술관, 뮤지엄, 극장, 라이브러리, 비주얼 미디어 인스티튜트, 음악과 어쿠스틱 인스티튜트, 비디오 시스템 실험실, 교육 시스템 등 광범위한 공간을 갖춘 종합 센터로, 국제 아티스트 레지던시를 통해 CD-롬과 DVD-롬을 활용한 작품을 선보이는 크리스티안 치글러(Christian Ziegler등)의 작업을 지원하기도 했다. 2007년부터 젊은 음악가를 대상으로 기가-헤르츠 어워드를 시상하고 있으며, 2011년에는 모일바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앱 아트 어워드를 제정, 올해는 독특한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AppARTivism’을 개발한 다비트 콜롬비니(David Colombini) 등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1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 전경.
2 제17회 WRO 미디어 아트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히라가와 노리미치의 비디오 설치 작품 ‘The Irreversible’(2010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Ars Electronica)
매년 가을 오스트리아 린츠에는 전 세계에서 과학자, 테크니션, 공학자, 예술가 등이 모여든다. 예술과 테크놀로지의 융·복합 페스티벌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올해는 9월 7일부터 11일까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igence)’이라는 주제를 탐구하는 전시와 콘퍼런스, 콘서트를 선보인다. 1979년 전자음악을 주목하는 페스티벌로 출범한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는 현재 페스티벌, 시상, 센터, 퓨처 랩 네 파트로 나뉘어 예술적·철학적 관점에서 테크놀로지를 연구한다. 페스티벌 초기엔 격년으로 운영하다 1986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데, 2013년에 대만의 안무가이자 프로그래머 황이(Huang Yi)와 산업용 로봇 쿠카(KUKA)가 페스티벌에서 공연한 후 호응을 얻어 현재까지 전 세계를 돌며 활약하고 있다. 1987년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상을 제정, 2004년엔 위키피디아(Wikipedia) 등 걸출한 수상자를 냈다. 1996년에 설립해 2009년 확장 이전한 센터(뮤지엄)의 전시 공간엔 “손대지 마시오”라는 표식이 거의 없어 누구나 작품을 가까이서 경험할 수 있다. 같은 해에 퓨처 랩을 만들어 미디어 아트, 인터랙티브 아트, 가상현실, 실시간 그래픽 등 예술과 기술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브로츠와프 아트 센터 미디어 아트 재단(WRO Art Center for Media Art Foundation)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있는 브로츠와프 아트 센터 미디어 아트 재단은 1989년 브로츠와프 미디어 아트 비엔날레(WRO Media Art Biennale)로 첫발을 내디뎠다. 처음엔 사운드 기반 비주얼 아트 페스티벌로 시작해 주로 비디오, 멀티미디어, 컴퓨터 아트 등 시청각 작업에 전념했다. 1993년부터 디지털 아트를 탐구하는 국제 미디어 아트 비엔날레로 재정비, 올해는 지난 6월 30일까지 ‘드래프트 시스템(draft system)’이라는 주제로 선보였다. 폴란드의 뉴미디어 예술을 위한 주요 포럼이자 유럽의 선도적 국제 예술 행사 중 하나로, 창립 이래 미디어와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새로운 예술 형식을 발표하며 창의적 영역을 탐구하고 있다. 2008년에는 브로츠와프 아트 센터(WRO Art Center)를 세워 현대미술, 미디어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엘살바도르 출신 작가 빅토르 우고 포르티요(Victor Hugo Portilo), 일본 출신 작가 무라오카 유리(Yuri Muraoka), 멕시코 출신 작가 호아나 몰(Joana Mol) 등 국적을 가리지 않고 아티스트를 소개하며 미디어 아트라는 새로운 예술 언어를 통해 일반 대중에게 다가서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3 LACMA ‘ScanLAB Projects Post-lenticular Landscapes’ 설치 전경.
4 LACMA 아트+테크놀로지 랩 내부.

LACMA 아트+테크놀로지 랩(Art+Technology Lab at LACMA)
미국 서부를 대표하는 LA 카운티 미술관(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LACMA)은 예술과 테크놀로지의 하모니를 실현하는 LACMA 아트+테크놀로지 랩을 운영한다. LACMA는 1967년부터 1971년까지 캘리포니아 남부의 기업과 예술가를 연결하는 ‘Art and Technology Program’을 통해 기술과 아트의 결합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당시 제임스 터렐(James Turrel), 로이 릭턴스타인(Roy Lichtenstein), 로버트 어윈(Robert Irwin) 등 유명한 시각예술가들이 이 프로그램의 수혜를 입었으며 HP, IBM 등 혁신적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파트너로 참여했다. LACMA 아트+테크놀로지 랩은 그 프로그램의 화려한 부활이라 할 수 있다. 2014년부터 테크놀로지를 활용하는 예술가의 실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기 위해 기금, 장비, 시설, 전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는 줄리아 크리스텐슨(Julia Christensen), 칼 청(Carl Cheng), 커티스 탬(Curtis Tamm), 스탠 더글러스(Stan Douglas)가 기금 수혜자로 선정됐다. 구글, 스페이스X, 현대자동차 등의 글로벌 기업이 LACMA와 파트너십을 맺고 아티스트를 지원하며, 과학기술을 접목한 국제적 예술가의 전시를 지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5 iMAL에서 선보인 매슈 플러머-페르난데스(Matthew Plummer-Fernandez)의 오브제 샘플링 작품.
6 DAM 온라인 플랫폼은 세계 전역의 디지털 아트 기관의 행사를 아카이빙하고 있다. ZKM의 전도 그중 하나다.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 래버러토리(Interactive Media Art Laboratory, iMAL)
1999년 벨기에 브뤼셀에 설립한 비영리단체 iMAL은 컴퓨터와 네트워크 테크놀로지를 매체로 사용하는 예술의 모든 형태를 지원한다. 2007년엔 예술, 과학, 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하기 위해 디지털 문화 및 기술 센터(Center for Digital Cultures and Technology)를 세우며 확장해 크게 유럽 현대미술센터, 미디어 랩, 제작 실험실인 팹랩으로 나뉜다. 컴퓨터와 텔레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와 미디어의 융·복합에서 발생하는 현대미술과 문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전시회, 강연, 콘서트 등의 행사를 기획하는 아트 센터를 주축으로 점차 확장 중이다. 2012년에 오픈한 팹랩은 아티스트, 디자이너, 엔지니어, 개발자, 학생, 시민을 위한 디지털 워크숍 공간으로 같은 해에 디지털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에이전시 프로그램을 런칭해 프랑스 엔지니어 앙투안 슈미트(Antoine Schmitt)의 미디어 아트 작업을 후원했다. 이렇듯 예술가, 과학자 등 창조적인 이들을 위한 국제 네트워킹 장소로 역할을 하고 있는 iMAL에서는 9월 1일까지 캐나다 출신 작가 필립 포콕(Philip Pocock)과 인디아 출신 작가 지지 스카리아(Gigi Scaria) 등 6개국에서 온 7명의 아티스트가 만든 비디오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 < children’s tales? >가 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DAM(Digital Art Museum)
1998년 독일을 기반으로 탄생한 온라인 플랫폼, DAM의 활약도 만만찮다. 자문 패널단을 구성해 전통적이고 현대적인 관점에서 아티스트, 아티클, 연구 및 인터뷰 정보를 제공해 디지털 아트에 대한 전반적 이해를 돕는 것이 DAM의 역할이다. 단순히 디지털 아티스트와 작품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 선정한 평론가의 글을 담은 기사와 에세이 섹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 필자는 대부분 유명 저널 <레오나르도(Leonardo)>에서 공인한 이들이다.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관한 주요 이벤트를 날짜순으로 나열한 히스토리 섹션, 1세대 디지털 아티스트 벤 라포스키(Ben F. Laposky)부터 디지털 아트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마이클 놀(A. Michael Nol)까지 섭렵한 연대표도 놓치지 말 것. 디지털 아트의 실험과 전통을 소개하고 담론을 이어가는 이 사이트는 온라인이라는 장점 덕분에 유저들이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작가의 작품 이미지, 약력, 홈페이지 등의 정보를 알파벳순으로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는 것도 인기 요인이다. 무엇보다 연도별로 다양한 디지털 아트 관련 뉴스와 정보를 모아놓은 아카이브가 볼만하다. 2003년부터는 베를린에 DAM 갤러리를 오픈해 오프라인 플랫폼의 역할 역시 충실히 이행 중이다.




7 다니엘 오테로 토레스(Daniel Otero Torres)의 ‘Jardin’(2015년).
8 FACT의 외부 전경.

베이징 미디어 아트 비엔날레(Beijing Media Art Biennale)
중국 최대 디자인 행사인 베이징 디자인 위크(Beijing Design Week)는 작년에 처음으로 베이징 미디어 아트 비엔날레를 선보였다. 베이징 디자인 위크가 중앙 예술 아카데미(Central Academy of Fine Arts)와 공동 주관하고, ‘B3 무빙 이미지 비엔날레’와 협력한 첫 비엔날레의 주제는 ‘기술의 윤리학(ethics of technology)’ 기술 개발에 따른 윤리 이슈를 빅데이터, VR·AR·MR, 생태유전학, 사이보그, 유전자공학 등의 측면에서 들여다보고 현대사회에 정보의 홍수 때문에 발생하는 사생활 침해와 저작권 문제에 대한 포럼과 워크숍을 개최해 대중의 참여를 끌어냈다. 비엔날레 기간에 공공장소에서 영화를 상영하고 공연을 선보인 덕분에 특별히 행사가 열리는 장소에 방문하지 않아도 공공 건물이나 쇼핑몰, 야외 스크린을 통해 일상에서 자연스레 비엔날레에 참여할 수 있도한록 것이 특징. 온라인과 오프라인 전시회를 연결하는 하이퍼링크라는 새로운 형태의 전시를 통해 전시의 영역을 확장하고 디지털을 활용한 아트의 진수를 선보였다. 베이징에 새로운 공공 문화 경관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신생 비엔날레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FACT(Foundation for Art and Creative Technology)
영국 리버풀에 있는 대규모 미디어 아트 센터로 1985년 조시 버나드(Josie Barnard)와 리사 해스컬(Lisa Haskel)이 독립적인 실험 영화와 비디오 아트를 선보이기 위한 프로젝트 머시사이드 모비올라(Merseyside Moviola를) 기획하면서 시작됐다. 1987년 에디 버그(Eddie Berg)가 합류해 박차를 가한 결과 1988년에는 뉴미디어 비엔날레 페스티벌을 창립, FACT라는 이름을 얻고 현재의 모습을 갖춘 건 1997년경이다. 그동안 백남준, 피필로티 리스트(Pipiloti Rist), 빌 비올라(Bil Viola), 아피찻뽕 위라세타쿤(Apichatpong Weerasethakul), 아이작 줄리언(Isaac Julien) 등 유명한 예술가를 포함한 다양한 아티스트가 FACT의 예술 프로그램을 거쳐갔다. 독창적인 전시회뿐 아니라 영상과 영화에 관한 예술 프로젝트 프로그램을 통해 창의적 기술력을 발휘, 궁극적으로 예술을 통해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다양한 소셜 네트워크와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며 관람자와 소통하고 있는 점도 호응이 크다. 건축사 오스틴-스미스(Austin-Smith)가 디자인한 FACT 건물에서는 연간 네 번의 전시가 열리는 3개의 갤러리 공간카, 페, 바, 라운지, 4개의 최첨단 영화 스크린 등이 자리해 있다.

 

에디터 백아영(xiaxia@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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