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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017 FASHION&BEAUTY

Days of Youth

  • 2017-06-02

요즘의 패션계는 ‘젊은 날의 초상’을 그리는 데 여념이 없다.

구찌의 2017년 프리폴 컬렉션 광고 캠페인.

최근 하이엔드 패션계의 경향을 가장 잘 설명하는 키워드는 유스 컬처다. ‘어떤 사회의 청년층이 보이는 행동 양식이나 가치관 전체를 대표하는 청년 문화.’ 다시 말해 주류 문화와 대비되는 성격을 지닌 서브컬처가 콧대 높은 패션 신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는 이야기다. 청춘이 발산하는 자유분방하고 창의적이며 반항적인 에너지는 오랜 시간 전통을 지켜온 패션 하우스에 분명 신선한 자극일 터.






1 샤넬 2017년 S/S 컬렉션.   2 슈프림과의 협업으로 이목을 끈 루이 비통 2017년 F/W 남성 컬렉션.

스트리트 브랜드를 대표하는 슈프림과 협업해 컬렉션을 완성한 루이 비통, 거리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쿨 키즈가 입을 법한 컬러풀한 블루종과 스냅백을 런웨이에 올린 샤넬을 떠올려보자. 생경하지만 친숙한 모습 곳곳에서 ‘젊음’과 ‘거리’라는 키워드를 찾아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대표주자인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구찌는 매 시즌 유스 코드를 중심으로 한 컬렉션을 전개한다. 팝 컬처가 융성한 1980년대 베를린의 풍경에서 모티브를 얻어 스카잔, 레더 재킷 등을 입고 스케이트보드에 올라탄 채 거리를 배회하는 젊은이 무리의 모습을 담은 2016년 S/S 시즌 캠페인을 떠올리면 단번에 이해가 될 것이다. 최근에는 1960년대 영국의 언더그라운드 문화에서 영감을 가져온 프리폴 컬렉션 캠페인을 공개했다. 오색찬란한 트랙슈트, 과감한 프린트와 레터링이 돋보이는 티셔츠, 시퀸 장식의 블루종과 후디, 데님 팬츠를 입은 모델이 한데 모여 춤을 추는 클럽의 풍경을 담은 영상과 이미지는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청춘을 향해 보내는 찬가 그 자체다.






3 샤넬 2017년 S/S 컬렉션.   4 오프화이트 2017년 S/S 컬렉션.   5 베트멍 2017년 S/S 컬렉션.

패션계 전반에 걸친 유스 신드롬은 이처럼 유서 깊은 브랜드의 진화를 이끄는 데 그치지 않는다. 유스 컬처를 브랜드의 정체성인 동시에 비전으로 삼은 신진 레이블이 다수 등장했고, 이들은 팬덤에 가까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비정상적인 실루엣, 도발적인 원색 컬러,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로고 플레이 등을 도구 삼아 베이식한 아이템을 재해석한 베트멍, 하이엔드 스트리트웨어라는 새로운 컨셉을 정립하며 마니아층을 형성한 버질 아블로의 오프화이트, 해체주의적 데님을 DNA 삼아 독자적 노선을 구축한 마르케스 알메이다 등이 대표적 사례다. 모두 런칭 이후 단 몇 시즌 만에 동시대적 디자인을 무기로 기라성 같은 패션 하우스를 긴장하게 했다. 그중 ‘현재’의 패션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모스크바 출신 디자이너로 동명의 레이블을 전개하는 고샤 루브친스키는 패션의 변방이라 할 수 있는 러시아의 유스 스타일을 재료로 삼아 패션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긴 인물. 나른하고 자유분방한 청춘의 모습을 담는 포토그래퍼이자 필름메이커로 다방면에 걸쳐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그는 말한다. “젊은이는 생각이나 삶의 방식이 새롭습니다. 평범한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신선하고요. 제가 그들을 따라다니며 최고의 자화상을 만들 수 있는 것 또한 그런 이유 때문이죠.”






고샤 루브친스키 2017년 S/S 컬렉션.

늘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패션계에서 찰나와 같은 청춘의 아름다움은 충분히 매혹적인 요소일 것이다. 불완전한 동시에 반짝거리며 빛나는 젊음은 디자이너의 손끝을 거쳐 구체적인 형태로 태어나 마치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환상을 안겨준다. 그뿐 아니라 전형적인 모든 것을 거부하고 끊임없이 일탈을 꿈꾸는 청춘의 본질적 속성은 가장 뛰어난 창의성의 원천. 유스 컬처를 향한 열광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이유다.

 

에디터 이혜미(hmlee@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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