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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 2017-09-07

내년 3월에 문을 여는 부산현대미술관이 지역 미술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2018년 3월 개관 예정인 부산현대미술관.

부산에 24년 만에 새로운 미술관이 생긴다. 을숙도에 위치한 부산현대미술관은 2만9000㎡ 부지에 전체 면적 1만5290㎡, 지상 4층, 지하 2층 규모로 지난 2월에 준공해 내년 3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분 좋은 소식에도 불구하고 위치 선정부터 외관, 운영 방식까지 부산현대미술관에 대한 지역 미술계의 우려는 깊어가고 있다.
사업 초기 접근성 문제로 대두된 위치의 경우 해운대에 자리한 부산시립미술관과 갤러리 중심의 부산 미술 문화를 강서구권으로 분배한다는 긍정적 취지에 무게가 실리면서 이목은 자연스럽게 외관과 운영 방식에 집중되었다. 그러나 올해 초 모습을 드러낸 외관은 철근 콘크리트 구조의 다소 평이한 디자인으로 미술관의 정체성을 표현하지 못할뿐더러 접근성이 떨어지는 을숙도까지 관람객을 유치하기 위한 사회적 이슈도 부족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일부 미술계 인사는 특색 없는 외관을 보완하기 위해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에 위치한 클라우드 케이트처럼 상징적 조형 작품을 설치한다면 이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2017년 부산현대미술관에 주어진 예산은 운영비 20억 원에 작품 구입비 4억 원으로 매우 적은 편이다. 지난 4월 12일, 서병수 시장을 비롯한 지자체 담당자와 외부 미술 전문가가 모인 회의에서 시 측은 예산을 늘리겠다고 밝혔으나 내년 3월까지 미술관을 위한 상징적 작품 유치는 녹록지 않아 보인다.






아시아 현대미술 작품을 중심으로 컬렉션과 전시를 진행하는 후쿠오카 아시아 미술관.

차별화한 두 시립 미술관의 운영 계획 역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강금주 부산화랑협회 회장은 부산시립미술관이 부산의 미술 작품을 발굴·수집·보전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면 부산현대미술관은 ‘현대미술’이라는 정체성에 맞게 더욱 심도 있는 소장품과 전시를 선보여야 한다고 말한다. 1996년에 개관한 코펜하겐 아르켄 현대미술관의 경우 ‘덴마크와 북유럽의 현대미술’에 중점을 두고 1990년대 이후의 작품을 주로 수집해왔다. 현재 이곳은 400점의 컬렉션을 통해 덴마크 컨템퍼러리 아트를 대표하는 곳으로 거듭났다. 부산시립미술관이 현재 부산 출신의 근·현대미술 작가를 중심으로 작품 수집을 하는 것에 반해 부산현대미술관은 부산 출신과 국내외 작가의 비중을 절반씩 구성하고 컨템퍼러리 아트 중심으로 작품을 수집한다면 두 미술관의 차별화는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후쿠오카 시미술관과 별개로 독립적 컬렉션을 보유한 후쿠오카 아시아 미술관처럼 아시아 현대미술 작품만 수집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작품과 연계한 어린이 프로그램, 가족 프로그램의 다양화는 부산현대미술관이 풀어야 할 또 하나의 숙제다. 인근의 명지국제신도시에는 비교적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이 많이 거주하기 때문에 부산현대미술관의 설립 취지를 생각한다면 이들을 미술관에 끌어들이는 것은 필수. 특히 문화 불모지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부산의 현시점을 고려할 때 어린이 미술 프로그램은 미래의 관람객을 확보하고, 나아가 문화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밑거름으로 봐야 한다. 일찍이 MoMA, 테이트 모던 등 세계적 미술관이 주력한 어린이·가족 프로그램은 유아, 어린이, 청소년, 가족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나뉘며 성격 역시 미술 감상과 미술사 학습에 국한하지 않고 음악, 과학, 신체 활동과 연계해 다채롭게 선보이고 있다.
앞서 밝힌 컨템퍼러리 아트 중심의 컬렉션과 어린이·가족 프로그램은 전문 인력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해외 유수의 아트 페어에 참가해 견문을 넓히는 갤러리 큐레이터와 달리 공립 미술관 학예사들의 경우 그럴 기회가 적다는 사실은 전시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다. 해외로 눈을 돌릴 것도 없이 서울시립미술관과 부산시립미술관만 비교해도 교육 관련 부서의 인원이 5배 이상 차이 난다. 부산현대미술관의 개관을 앞두고 쏟아진 많은 우려와 질타는 그만큼 미술관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저 이 모든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지 않길 바라며 부산현대미술관의 성공적인 개관을 간절히 기대한다.

 

에디터 박현정(hjpark@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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