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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017 LIFESTYLE

Preview 2016 Bordeaux

  • 2017-05-28

언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보르도 와인 클래스. 특히 2016년산은 2010년 이후 ‘최고’ 평가를 받았다. 제임스 서클링이 뽑은 최고 중의 최고. 병입되면 꼭 마셔야 할 2016년산 보르도 와인 리스트.

제임스 서클링이 2016년산 보르도 중 톱 1으로 꼽은 샤토 칼롱 세귀르.

와인업계에선 2016년산이 2015년산보다 나은지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필자는 두 해 모두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다. 와인 비평가로 보낸 34년 중 가장 규모가 큰 올해의 앙프리뫼르(배럴 와인 시음회). 보르도에서 3주를 보내며 나의 팀과 함께 1200종의 와인을 맛본 뒤 내린 결론이다.
2015년에는 우안* 쪽 와인이 인상 깊었다. 약간 이국적인 과일 향과 벨벳처럼 부드러운 타닌, 농익은 과실의 특징을 겸비한 고전적인 와인이었다. 반면 2016년산은 좌안* 쪽이 역동적이고 상쾌하며, 조화로운 와인이 될 가능성을 보인다.
확실한 건 2016년산이 2010년 이후 최고의 빈티지라는 점이다. 필자는 2000년, 2003년산보다 높은 점수를 매겼다. 1990년산을 제외한 모든 1990년대 빈티지보다 월등하다. 더 나은 해를 찾는다면 2005년, 2009년, 2010년 그리고 대등한 2015년 정도일 것이다.




1 생테밀리옹에 위치한 샤토 파비 와이너리 전경.
2 보르도 우안의 강자 샤토 앙젤뤼스.
3 톱 2에 빛나는 포야크의 샤토 피숑 롱그빌 바롱.

궁극적으로 2016년은 좌안의 해다. 메도크와 그라브 지방의 포도원, 특히 생테스테프와 포야크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들 지역은 여름에 가물고 9월 중순에 약한 비가 내리는 극적인 날씨 변화가 특징. 조생종인 메를로 품종을 기반으로 한 우안보다 비교적 수확이 늦은 만생종 카베르네 소비뇽을 재배하는 것이 보통이다. 좌안의 절대적 강세에도 불구하고 우안의 포메롤과 생테밀리옹 지역 일부에서 내게 최고 점수를 받은 와인이 나타났다. 앙젤뤼스(Angelus), 라콩세양트(La Conseillante), 라플뢰르(Lafleur), 르팽(Le Pin), 파비(Pavie), 페트뤼스(Petrus)는 모두 99~100점을 받을 정도로 완벽한 잠재력을 갖추었다. 우안의 또 다른 우수 와인은 보세주르 뒤포 라가로스(Beause´jour Duffau-Lagarosse), 슈발 블랑(Cheval Blanc), 레글리즈 클리네(L’E´glise Clinet), 라 플뢰르 페트뤼스(La Fleur-Pe´trus), 파비 드세스(Pavie Decesse), 로셰롱(Rocheyron), 비외 샤토 세르탕(Vieux-Cha^teau-Certan)으로 모두 98~99점을 기록했다.
유명세는 덜하지만 프롱사크, 프랑 코트 드 보르도, 카스티용 코트드 보르도도 필자가 선호하는 지역이다. 이 지역은 거의 매년 합리적인 가격의 흥미로운 와인을 선보인다. 2016년 역시 많은 곳에서 뛰어난 와인을 생산했다. 오메도크도 이 부류에 포함된다.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의 품질도 매우 좋았지만, 사실 이 카테고리는 가뭄의 피해가 적은 2015년산이 더 나은 것 같다. 그래도 소테른만큼은 기대에 부응해 귀부 와인의 특징을 잘 보여주면서도 세련되고 조화로운 풍미를 선사했다.
훌륭한 2016년산 보르도 와인은 대부분 과거 빈티지보다 알코올 함량이 약간 낮은데 2010년, 2009년과 비교하면 특히 그렇다. 일부 와인은 알코올 도수가 1% 이상 적다. 알코올 도수가 낮다는 것은 더 신선하고 경쾌하다는 의미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와인에 비해 농축도가 덜하고 과일 향이 풍부한 1980년대 와인을 연상시키는 이른바 ‘신고전’ 스타일 와인이다.






1 샤토 린치 바주의 드넓은 포도밭과 품질 좋은 레드 와인.
2 소테른 귀부 와인의 명성을 일군 샤토 디켐.
3 보르도 1등급 와인의 자존심.
4 샤토 라피트 로트칠드와 샤토 오브리옹.

2016년에는 2015년보다 많은 와인을 생산했다. 공급량이 많은 만큼 병입 이후 병당 15~30달러에 구입할 수 있는 훌륭한 품질의 와인이 10종 이상 나타나길 고대하고 있다. 더불어 최고 와이너리에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하길 소망한다. 일부에선 이미 15~20% 가격 인상을 고려 중이라고 듣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가격 인상이 좋은 생각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보르도가 세계적으로 최고 가치의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인지라 보르도산 최고급 와인이 병당 500달러를 호가하는 것에 대해 제아무리 지적한다 해도 금세 잊히는 것이 현실이다.
다행히 이런 최정상 와인은 프랑스 전체의 고급 와인 시장에서도 아주 극미량을 차지한다. 라피트 로트칠드, 무통 로트칠드, 오브리옹 정도가 이번 앙프리뫼르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들은 단순한 보르도 1등급의 위상을 뛰어넘는 와인이다.
2016년산 보르도 최고 와인 100선에선 비교적 저렴한 와인을 강조하려고 노력했다. 피라미드의 꼭대기엔 필자가 선정한 최고의 빈티지 2016 칼롱 세귀르(Calon-Se´gur)가 자리한다. 2016년산은 이 와이너리의 역사상 최고의 와인으로, 전설적인 1928년산과 1947년산을 떠올리게 한다. 씹힐 듯 풍부하면서도 매끄러운 타닌, 멋진 개성과 활력을 갖췄으며 강렬함과 넘치는 힘이 특징이다. 카베르네 소비뇽이 2017년에 얼마나 훌륭하게 숙성될지 미리 보기 하는 기분. 가격은 얼마나 될까? 2015년 앙프리뫼르 와인이 현재 병당 약 70달러에 판매된다. 최고가를 기록하는 1등급 와인과 비교할 때 지극히 저렴한 가격으로 보르도 와인이 구매할 만한 수준임을 전 세계에 확실히 보여준다고 하겠다.

*보르도는 크게 5개 와인 산지로 나뉜다. 지롱드 강과 가론 강 왼쪽을 좌안이라 하는데 이쪽에 보르도 레드 와인의 대명사 메도크, 질 좋은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모두 만드는 그라브, 꿀보다 달콤한 스위트 와인을 생산하는 소테른이 자리한다. 지롱드 강과 도르도뉴 강 오른쪽을 묶어서 우안이라고 칭하는데 이쪽은 부드럽고 우아한 스타일의 와인으로 유명하다. 생테밀리옹, 프롱사크, 포므롤 지역이 우안에 속한다.





 




제임스 서클링 미국 출신의 저명한 와인 & 시가 평론가. <와인스펙테이터>의 수석 에디터와 유럽지부 국장을 역임했다. 2010년 웹사이트(www.jamessuckling.com)를 오픈, 와인업계의 각종 소식과 취재기, 테이스팅 노트 등을 공유하며 와인 문화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노블레스>에서는 4월호에 이어 6월호, 9월호, 12월호에 그의 칼럼을 소개할 예정이다.

 

에디터 이재연(jyeon@noblesse.com)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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