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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017 LIFESTYLE

Bring Art to Life

  • 2017-05-19

노블레스 컬렉션은 폭넓은 시각으로 더욱 다양한 장르의 예술적 가치를 제안하고, 작품 소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의 아트 플랫폼입니다. 6월호에서는 현실과 이상,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예술적 상상력을 서사적으로 풀어내는 신건우 작가의 ‘<레트로그레이드(RETROGRADE)>’ 전시를 선보입니다. 장르나 표현 방식에 구애받지 않는 그의 작품은 상징과 은유가 가득한 초현실적 묘사로 너와 나, 우리 삶의 이야기를 그려냅니다. 현대사회를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하나의 수수께끼처럼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신작을 노블레스 컬렉션을 통해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신건우(Gunwoo Shin)
조각과 회화를 넘나들며 초현실적이고 다층적인 서사 구조를 펼치는 작가 신건우. 그는 어린 시절의 사소한 기억부터 TV 뉴스를 장식하는 사회적 사건과 죽음의 경험을 부조와 환조, 회화 등 다양한 매체로 풀어낸다. 서울 청담동의 노블레스 컬렉션에서 5월 23일부터 6월 20일까지 그의 신작 6점을 소개한다. 현실과 비현실의 간극일 수 있고, 신과 인간 세계의 틈일 수도 있는 그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다.




신건우 작가의 작품이 탄생하는 작업실 풍경.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 작가 히에로니뮈스 보스(Hieronymus Bosch)와 피터르 브뤼헐(Pieter Bruegel) 등의 작품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압니다. 쉽게 말해 이전 시대 작가들의 신화적·초현실적 구조에 현대인의 모습을 반영해 작품을 완성하죠. 이전 시대 작가들의 세계관에서 영향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수많은 사조를 통해 미술이 변해오긴 했지만 근본적 표현 방법은 심플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미술 작품의 존재 이유인 것도 같고요. 르네상스 시대 작가들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그대로 표현했습니다. 어떤 의도적 변주나 표현의 은유적 변형 없이 의미 그 자체를 표현하려 했죠. 저는 그런 그들의 방식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영향을 받은 것이고요.

작품에서 유디트 설화나 다양한 서사가 얽힌 이야기, 즉 초현실적 부분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종교나 신화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죠. 혹시 현재 믿고 있는 종교의 영향을 받은 건 아닌지요? 저는 사실 무신론자입니다. 객관적이고 싶어 그렇죠. 개인적으론 종교와 신화가 인류가 만든 문화와 역사의 큰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종교와 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잘 들여다보면 결국 그들의 이야기는 신의 이야기가 아닌, 인간의 이야기라는 걸 알 수 있죠. 신이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라”라는 계명을 인간에게 내리진 않았을 거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는 예술가입니다. 편견을 가지지 않으려고 노력하죠. 있는 걸 있는 그대로 보려고 늘 노력합니다.

실제로 작품이 되는 대상을 선정하는 기준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인물의 경우 유명인도 있고 일반인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물이 ‘의인화된 개념’이나 ‘작가의 생각’의 대변인 역할로 제작되기 때문에 반드시 그 인물이어야 할 당위성은 없죠. 다만 작품 안에서 인물간의 ‘비슷한 관계 구조’는 설정하는 편입니다. 방관자와 능동적 행동주의자, 동조자 등 사회에 존재하는 인간의 유형을 간략히 축약한 구조를 작업에 투영하죠.

벽에 걸 수 있는 부조 조각과 환조 조각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제 작업은 부조를 기반으로 환조와 평면(그는 회화를 ‘평면’이라 부른다)이 파생되었는데, 부조를 한 편의 연극이라고 본다면 환조는 배우일 것이고, 평면은 무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의미가 자체적으로 생겨나는 주연배우의 경우 단독으로 환조 형태의 작품에 등장하고, 배우가 빠진 세트장의 오라를 표현하기 위해 평면을 시작하게 된 셈이죠.




1 River of Acheron, Acrylic on Resin on Wooden Board, 110×160cm, 2017, ₩20,000,000
2 Shoebill, Acrylic on Resin on Wooden Board, 100×150cm, 2017, ₩15,000,000




Retrograde, Mixed Paint on Aluminium, 120×84cm, 2017, ₩10,000,000

작품에 폭력적 요소와 성적인 부분도 꽤 등장하는데, 이것이 뜻하는건 무엇인가요? 폭력적인 것이나 성적인 부분은 개인에 따라 느끼는 차이가 있다고 보기에 딱히 할 말은 없습니다. 다만 어떤 이야기를 풀어갈 때 중요한 복선이나 인물의 성격을 대변하는 데 필수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데뷔 때부터 현재까지 예술관 같은 게 변하진 않았나요? 저는 매일 작업실에서 이런 생각을 합니다. ‘어떻게 인간답게 살고 그 삶을 작품에 담아낼 것인가’, ‘내가 예술가로서 할 수 있는 건 무엇인가’, 그리고 ‘21세기에 태어난 작가로서 내가 현재 경험하고 표현할 수 있는 주제는 무엇인가’. 만약 저만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어떻게든 그걸 표현하려고 애씁니다. 초기 작품부터 현재까지 작업을 이어오며 변화한 개념이라면, 어쩌면 제 삶에 매일매일 다가오는 ‘각성’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데 제 존재 자체가 ‘필터’이기에 그게 성장하든 후퇴하든 어떤 식으로든 변하기 마련이며, 매번 같은 작품이 나올 리도 없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지만, 앞으로 추구하는 작업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가까운 미래에 하고 싶은 몇 가지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소설 쓰기입니다. 지금껏 제가 만들어온 작품을 토대로 연결 고리가 되는 글이겠죠. 제가 줄곧 천착해온 공간과 시간, 삶, 죽음에 대한 얘기일 테고요. 단순명료한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갈 생각입니다. 그리고 환조와 부조와 평면이 어우러진 설치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이번 노블레스 컬렉션 전시에 출품하는 작품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각 작품에 담긴 이야기가 궁금해요. 먼저 ‘Shoebill’이란 작품은 2년 전에 완성한 ‘Runner’의 번외작입니다. 부지불식간에 찾아오는 깨달음, 그 깨달음이 종교적 열반의 의미가 아니라 인간적 고통이나 상처를 동반한 성장의 의미라고 생각하며 작업했습니다. ‘River of Acheron’의 경우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슬픔의 강’에서 이름을 가져온 작품입니다. ‘인간에게 가장 큰 슬픔은 무엇일까’를 주제로 제작했죠. 각자 느끼는 삶의 가치 그리고 그것의 상실, 그 이후에 대처하는 방법 등을 수수께끼처럼 화면 안에 표현했습니다. ‘Retrograde’는 유일한 평면 작품으로 예전에 살던 런던의 프림로즈힐(Primrose Hill) 근처를 거닐다 스케치하고 제작한 것입니다. 이런 평면 작품은 부조가 표현하지 못하는 장소의 느낌이나 분위기, 시간 등을 알루미늄판 위에 여러 겹의 색채를 이용해 제작합니다. ‘Yves’는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여인의 모습을 재현한 작품입니다. 길을 걷다 우연히 앉아 있는 여인을 봤는데, 그 모습이 반가부좌 자세로 오른손에 얼굴을 괸 채 명상하는 ‘반가사유상’과 닮아 그 상황을 참고해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칠한 푸른색은 프랑스 작가 이브 클랭(Yves Klein)이 즐겨 쓴 색조(International Klein Blue)를 제 식으로 변조한 것이고요. 푸른 하늘과 깊은 바다를 연상시키는 이 색상은 인간의 눈으로는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숭고함과 신성함을 표현합니다. ‘Hunt’는 2년 전에 제작한 삼면화 ‘Matador’의 번외작입니다. 이해와 소통의 부재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우리 인간의 모습을 담았죠.

각 작품에 대한 얘길 들으니 기분이 다소 침울해지는 것 같아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가장 고민한 부분이 이와 관련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올해 전 40세가 되었습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 한마디, 한마디에 이전보다 더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죠. 작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일매일 하는 작업이지만, 혹시 뭔가 작은 하나라도 빠뜨리진 않았나, 나 자신이 현재 예전만큼 솔직한지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시 작품도 ‘반성’과 ‘후회’ 그리고 ‘고찰’과 관련한 주제가 많죠. 그런 이유로 전시 제목도 ‘Retrograde’로 정했습니다.




1Hunt, Acrylic on Resin on Wooden Board, 130×200cm, 2017, ₩27,000,000
2Yves, Figment on Resin, Neon Light, Wood, 40×40×80cm, Edition 3, 2017, ₩10,000,000




Cabinet, Figment Print, Diasec Mount, 각 40×72cm(3점 1set), 3 Edition+2 AP, 2016, ₩3,500,000

※전시 일정 : 5월 23일~6월 20일(일요일·공휴일 휴관), 노블레스 컬렉션
※문의 : 02-540-5588

 

에디터 이영균(youngkyoon@noblesse.com)
진행 조윤영  사진 박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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