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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017 FEATURE

에르베 샹데스_ 디렉터의 시크릿 노트

  • 2017-05-24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역사의 산증인 에르베 샹데스 관장. 그가 전을 통해 한국 관람객에게 건네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의 핵심 철학과 전에 관한 특급 시크릿을 공개한다.


〈Highlights〉전에 확신을 보이며 직접 방한한 에르베 샹데스 관장은 한국에서 새로운 예술을 만날 것이라는 기대로 가득하다.
ⓒ Raymond Depardon

Profile
1994년부터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관장직을 맡은 에르베 샹데스(Herve Chandes)는 파리에서 열리는 전시, 국제 프로그램, 컬렉션, 아티스트 커미션 등 주요 활동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핵심 인물이다. 취임 이래 매슈 바니, 차이 구어치앙, 모리야마 다이도, 레이몽 드파르동, 데이비드 린치, 론 뮤익 등 기념비적 전시를 총괄하며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이 지금의 명성을 얻는 데 공헌했다.

전시 오픈 전부터〈highlights〉전에 대한 관심이 대단합니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과 서울시립미술관 모두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메종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전시죠. 이렇게 이해 당사자 모두 만족한 상황에서 전시를 진행하다 보니 무난히 잘 풀리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이렇게 멋진 장소에서 하게 돼 기쁩니다.

〈highlights〉전의 시작점이 궁금합니다. 우리 재단과 서울시립미술관이 협업으로 이뤄낸 공동 창작입니다. 서로 방문하고 협업하면서 이야기를 발전시켰고, 두 팀이 힘을 합쳐 공동으로 실현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죠.

컬렉션이 상당히 방대한데, 참여 작가와 작품은 어떻게 선정했나요? 작품은 두 기관이 협의해서 선별했어요. 한국에 처음 소개하거나 전시 기회가 드물었던 예술가를 소개하고 싶었죠. 우리 재단을 대변할 수 있는 작가 중에서 국적과 분야, 주제를 고려해 골고루 선정했습니다. 서로 다른 영역의 예술가를 새로운 방법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말이에요.

〈highlights〉전의 의미와 중요한 지점은 무엇인가요? 이번 전시는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의 철학을 한국에 소개하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새로운 작가의 만남과 발견이 이 프로젝트를 관통하는 주요 지점이죠. 새로운 분야에 대한 우리의 탐구정신을 한국에 각인시키고 싶어요. 나아가 세계의 작가를 한국에 선보이는 동시에 한국 작가를 발견하고 발굴하는 뜻깊은 전시가 되길 바랍니다.

전시에 한국 작가 3팀이 참여해요. 그중 이불 작가와 특히 인연이 깊죠. 이불 작가와는 약 15년에 걸친 오랜 친분을 이어왔어요. 이불이 전시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죠. 그녀와 우리 재단은 역사를 공유하고 있어요. 우리의 과거와 역사를 바탕으로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거죠.

파킹찬스의 조합도 신선해요.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은 영화에 일가견이 있잖아요.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의 창의적인 예술가를 만나고 싶었어요. 미술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영역 간 대화를 추진하고 싶었는데, 한국에는 실력 있는 영화감독이 많잖아요. 박찬욱과 박찬경 두 감독이 만든 파킹찬스를 초대한 건 탁월한 선택이었죠.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이 기획한 프로젝트에 빠질 수 없는 영역이 바로 영화예요. 파킹찬스는 영역과 범위를 확장하고자 하는 재단의 철학을 반영한 아티스트라고 생각합니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은 실험적인 기획으로도 유명해요. 이번 전시는 어떤가요? 디지털 분야에서 실험성을 드러내고 싶었어요. 한국은 디지털에서 상당히 앞서 있죠. 디지털 기반 작가 선우훈이 그 역할을 하는데, 재단으로서는 디지털 언어를 쓰는 작가를 처음 소개하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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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뛰며 작가를 찾는 디렉터로 알려졌죠. 작가에 관한 소스를 얻는 방식과 작품을 보는 안목을 어떻게 키우는지 궁금해요. 여유 시간에 신인 아티스트를 찾는 노력은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많은 작가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비엔날레나 전시에 자주 가요. 어딜 가든 책방과 도서관에 꼭 들르고 독서를 통해서도 찾아요. 대화나 질문에서 우연히 발견할 때도 있고, 나만의 규정된 시스템은 없어요. 방식을 정해놓으면 지루하잖아요. 평소에 관심이 있는 특정 분야와 취향에 따라 움직이다 보면, 호기심이 맞아떨어질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설립 이래 많은 관심과 명성을 얻은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의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33년 동안 탐구정신을 바탕으로 모든 프로젝트에 임했어요. 여러 갈래를 끊임없이 연결하고 중개자 역할을 하려고 노력했죠. 우리 재단은 창의력이 싹트고 창작 활동이 이루어지는 플랫폼이에요. 시각예술, 과학 등 다양한 분야가 어우러지는 곳이죠.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이 소장품을 꾸리는 철학이 독특하다고 들었습니다. 우리만의 절차가 있어요. 무조건 우리와 같이 전시한 작품만 구매합니다. 작가에게 직접 의뢰하고, 구상 단계부터 탄생까지 함께 호흡한 작품을 구매하죠. 작품의 역사를 공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예요. 창작자와 작품이 지닌 스토리, 아티스트와 쌓아 올린 관계를 안고 가죠.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커넥션이에요. 과거,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것도 중요하고 작품, 작가, 재단이 같이 움직이며 만들어나가는 이야기도 그에 못지않죠. 경매나 전시에 가서 미술품을 사는 다른 기관과는 접근 방식 자체가 달라요. 작가와 작품이 함께 호흡하는 컬렉션을 만들어가기 때문에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이 생명력을 갖고 존재할 수 있어요.

그럼 앞으로 컬렉션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생각인가요? 한 방향이 아닌 다방면으로 일구고 싶어요. 소장품을 발전시키는 건 전시 기획이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 달라요. 지금 우리 재단은 요리로 치면 부글부글 끓고 있는 상태입니다. 앞으로 3년간 기획이 이미 잡혀 있고, 컬렉션도 같이 움직여요. 새로운 분야에도 투자할 거고, 신진 작가를 발굴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특히 기발한 신세대 건축가의 건축물을 선보이고 싶어요. 우리 재단 자체가 아이코닉한 현대적 건축물이기 때문에, 의미 있는 시도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사진이나 영화, 공연에도 꾸준히 관심이 있어요. 계속 새로운 주문을 하고 신인을 발굴하며 학제적 방향으로 꾸려나가고 싶어요.

<노블레스> 독자를 위해〈highlights〉전 관람 포인트를 귀띔해준다면요? 이번 전시는 모든 사람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될 것 같아요. 시각적으로 아름다워서, 눈이 즐거워서 등 전시를 즐기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미적으로 뛰어나면서 동시에 많은 정보를 주는 전시이기에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배움의 자리가 될 겁니다.

 

에디터 백아영(xiaxia@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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