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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슨과 클랩턴이 사랑한 여자

  • 2017-04-20

조지 해리슨, 에릭 클랩턴의 뮤즈이자 첫 번째 아내인 패티 보이드. 1960년대를 평정한 2명의 팝 스타를 사로잡은 그녀의 매력은 무엇일까? 4월 28일부터 열리는 <패티 보이드 사진전: ROCKIN’ LOVE>에 앞서 공개한 사진들과 함께 흥미진진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파헤쳤다.

완벽한 달걀형 얼굴, 많은 것을 담고 있는 듯한 푸른 눈, 새초롬한 입술. 열여덟에 패션모델로 데뷔해 <보그>의 표지를 수차례 장식하고, 트위기와 함께 1960년대에 영국을 대표하는 얼굴로 활약한 패티 보이드(Patti Boyd)의 20대는 자유분방하고 거침이 없었다. 그녀의 첫 국내 전시 <패티 보이드 사진전: Rockin’ Love>는 매혹 그 자체였던 패티 보이드의 20대 모습으로 시작된다.
전시 포스터 속 눈에 띄는 슬로건, ‘팝 역사상 가장 위험한 뮤즈’. 이 도발적인 수식어는 조지 해리슨, 에릭 클랩턴과 함께한 세기의 러브 스토리에서 비롯된다. 이번 전시의 묘미는 그 비밀스러운 순간들을 생생한 사진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 그 스토리는 자극적인 로맨스 소설 못지않다.









1 패티와 조지의 행복한 신혼 시절. 정원에 처음 핀 장미를 기념하기 위해 찍었다. ⓒPattie Boyd, Pattie & George’s Rose Garden, 1968
2 약물중독을 극복하기 위해 히말라야로 떠난 두 사람. 그곳에서 요가와 명상을 하며 잊을 수 없는 한 주를 보냈다. 패티를 바라보는 조지의 눈빛이 왠지 서글프다. ⓒPattie Boyd, A Memorable Week, 1968
3 눈이 잘 내리지 않는 옥스퍼드셔에서 눈을 보고 아이처럼 좋아하는 조지. 사진을 찍는 패티도 흐뭇한 미소로 그런 그를 바라보지 않았을까. ⓒPattie Boyd, Winter Portrait of George, 1974

조지 해리슨은 비틀스의 첫 번째 영화 〈A Hard Day’s Night〉에 단역으로 출연한 패티 보이드에게 첫눈에 반했고, 그의 적극적인 구애로 둘은 부부가 된다. 비틀스의 전설적 앨범 에 실린 ‘Something’의 가사처럼 조지는 그녀를 열렬히 사랑했다(조지는 이 곡을 카세트테이프에 담아 패티에게 선물했다).









4 사랑에 빠진 젊은 록 스타의 자동차는 1970년대 랠리계를 주름잡은 란치아! ⓒPattie Boyd, Eric in His Lancia, 1976
5 1977년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린 두 사람. 결혼 후에도 패티는 에릭의 일상적 순간을 카메라로 포착했고, 에릭은 그녀를 위해 기꺼이 모델이 돼주었다. ⓒPattie Boyd, Eric around Garden, 1980
6 조지와 불화가 심했던 시기, 패티는 에릭의 첫 번째 투어에 따라나선다. 호텔 이름도, 도시도 기억나지 않지만 사진 속 둘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공기가 느껴진다. ⓒPattie Boyd, Another Hotel Room, 1974

여자와 마약에 눈을 돌린 조지 때문에 둘의 사이가 멀어질 즈음, 패티 앞에 또 다른 남자가 나타난다. 바로 조지의 절친인 에릭 클랩턴. 비틀스 공연에서 패티를 처음 본 에릭은 자신의 친구가 그랬듯 그녀에게 단숨에 빠져들었고, 패티는 조지의 질투심을 유발하기 위해 에릭을 이용했다. 다시 돌아온 조지 때문에 실의에 빠진 에릭은 그 슬픔을 담아 1970년 ‘Layla’를 발표했고, 7년 후 ‘Wonderful Tonight’로 그녀를 쟁취한 기쁨을 표현했다.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희대의 명곡들이 오직 그녀를 위해 탄생했으니, ‘가장 위험한 팝 뮤즈’라는 수식어도 납득이 간다.









7 에릭과 패티의 결혼 파티에서 폴 & 린다 매카트니 부부. ⓒPattie Boyd, Paul & Linda at My Wedding, 1979
8 조지와 늘 붙어 다니며 자연스럽게 비틀스 멤버들의 많은 순간을 함께한 패티 보이드. 비틀스의 앨범 커버 촬영 현장,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다과회 장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촬영했다. ⓒPattie Boyd, Album Cover Idea, 1972
9 야외 정원에서 대화를 나누는 폴 매카트니와 존 레넌. 패티의 카메라가 익숙한 듯 전혀 의식하지 않는 눈치다. ⓒPattie Boyd, John & Paul, 1968

그녀는 그들과 함께한 순간들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조지 해리슨을 비롯한 비틀스 멤버들과 에릭 클랩턴은 그녀의 카메라 앞에서만큼은 한없이 자유롭고 평온했다. 전 세계 수많은 팬이 우상처럼 여기는 스타가 아니라 사랑하는 연인 또는 친구들과 평범한 일상을 공유하는 모습. 침대에 누워 패티의 카메라를 가만히 응시하는 조지 해리슨, 들뜬 표정으로 멋진 자동차에 앉아 있는 에릭 클랩턴, 한가로운 오후에 정원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폴 매카트니와 존 레넌은 모두 그녀의 멋진 피사체가 됐다.









10 전시 포스터에도 쓰인 그녀의 자화상. 거울 앞에서 관능적인 포즈로 자신을 들여다보는 패티 보이드의 당시 나이는 53세. ⓒPattie Boyd, Self Portrait–Mirror, 1997
11 4월 4일에 열린 전시 기자간담회에서 과감한 패션을 거뜬하게 소화한 그녀.

하지만 이번 사진전의 주인공은 이들이 아니다. 패티 보이드가 직접 밝힌 이번 전시의 컨셉은 ‘사진을 통해 본 내 삶’이다. 전시는 총 6개 파트로 나눠 그녀의 화려한 삶과 그 이면에 숨은 모습을 사진, 영상, 설치미술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보여준다. 게다가 영국, 미국, 스웨덴, 노르웨이, 일본 등 그동안 열린 전시에서 보지 못한 20여 장의 사진을 최초로 공개하는데, 오래된 상자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폴라로이드 사진들, 에릭 클랩턴의 투어 공연에 함께할 때 찍은 모습 등이 그것이다.
한 시대를 풍미한 위대한 팝 스타들의 친구, 세기를 뒤흔든 로맨스의 중심에 있었던 여인 패티 보이드. 이번 전시를 위해 한국을 처음 방문한 그녀의 얼굴에는 지나온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지만, 팔을 훤히 드러낸 블라우스와 몸에 피트되는 화이트 팬츠를 거뜬히 소화할 만큼 여전히 거침없었고 두 눈은 호기심과 열정으로 반짝였다. 여자도 반할 만큼 당당하고 쿨한 매력에 2명의 팝 스타도 매료되지 않았을까?

전시 일정 4월 28일~8월 9일
장소 에스팩토리

 

에디터 엄혜린(eomering@noblesse.com)
디자인 임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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