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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2017 LIFESTYLE

Bravo! 2016

  • 2017-04-04

세계적 와인 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이 뽑은 2016년 최고의 와인. 만점 파티의 현장에서 브라보를 외쳤다.

와인 평론가로서 참 행복한 시절이다. 30년째 이 일에 종사하며 평생 20만 종 이상의 와인을 마셔봤지만, 작년 같은해가 있어 들뜬 마음으로 계속 미래를 기다리게 된다. 2016년은 단연코 와인 풍년이었다. 1만2000여 가지 와인을 시음했고, 20종 이상의 완벽한 와인을 발견했다. 보다시피 최고의 와인 10종 모두에 아낌없이 100점을 선사했다.
만점을 받은 와인은 대부분 이탈리아와 나파밸리산으로 모두 이례적인 빈티지의, 이례적인 와인이다. 무엇보다 2013년 나파밸리 와인은 최고 빈티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 2010년 토스카나에서 경이로운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와인을 생산했듯 나파밸리에서도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으로 풍부하고 조화로운 와인을 탄생시켰다. 이런 와인은 전 세계 와인 애호가가 참고로 삼을 만한 척도가 된다. 와인 소비자에게도 기준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아래 목록에선 유독 보르도 와인이 눈에 띄지 않는다. 배럴 와인이 아니라 전적으로 병입된 와인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인데, 2013년 보르도산 병입 와인은 대체로 실망스러웠다. 보르도 와인이 2014년 빈티지와 특히 2015년 빈티지로 제 기량을 회복하길 고대하고 있으나, 이들 빈티지의 진가를 병입 상태로 맛보려면 2018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1 카스티요 이가이 와이너리  2 메종 크뤼그 숙성고

필자가 선정한 2016년 최고의 와인, 오퍼스원 나파밸리(Opus One Napa Valley) 2013은 최상급 미국 레드 와인의 기준점이다. 이 와인은 나파밸리가 더는 물량 공세나 힘으로 승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강렬한 과일 향과 긴장감이 어우러진 새로운 고전을 제시하는 와인이다. 게다가 오퍼스원은 전 세계에 유통된다. 대부분의 미국산 와인이 해외에서 판매되지 않거나 유통이 지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나로선 이 점이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16년 최고의 와인 2위는 오퍼스원과 상당 부분 분위기가 비슷하다. 비녜도 채드윅 카베르네 소비뇽(Vinedo Chadwick Cabernet Sauvignon) 2014는 뛰어난 조화와 개성으로 칠레의 대표 와인이라는 ‘명성’을 몸소 증명한다.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마이포밸리에서 생산한 이 와인은 글라스에 코를 대는 순간 우리를 매혹한다. 진정 빼어난 복합미와 우아함을 지닌 절묘한 와인이다.
레니에리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리세르바(Renieri Brunello di Montalcino Riserva) 2010은 바로 위에 언급한 칠레산 레드 와인과 마찬가지로 조화롭고 절제된 개성을 보여준다. 최상의 빈티지와 와이너리 소유주 마르코 바치의 숙련된 와인 양조 기술이 만나 환상적인 스타일을 완성했다. 이에 비해 스페인의 가장 위대한 와인 산지에서 탄생한 마르케스 데 무리에타의 리오하 카스티요 이가이 그란 레세르바 에스페시알(Marque´s de Murrieta Rioja Castillo Ygay Gran Reserva Especial) 1986은 역사적으로 특별한 와인이다. 이 오래된 와인은 배럴에서 장기간 숙성된 이 지역 화이트 와인의 위대한 전통을 여실히 보여주며, 전설적인 1963년 빈티지 R. 로페스 데 헤레디아의 비냐 톤도니아 리오하 그란 레세르바 블랑코(R. Lopez de Heredia Vin~ a Tondonia Rioja Gran Reserva Blanco)(100점)를 떠올리게 한다.





1 가야의 바르바레스코 포도밭  2 프란츠 히르츠베르거 와인 하우스

5위에 선정된 카테나 사파타 아드리아나 빈야드 말베크 멘도사 포르투나 테라에(Catena Zapata Adrianna Vineyard Malbec Mendoza Fortuna Terrae) 2012 역시 유서 깊은 와인이지만, 이제는 정교함과 테루아를 강조하는 아르헨티나 말베크 와인의 새로운 흐름을 선도한다. 이 와인의 균형감과 강렬한 개성은 멘도사 지역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6위에 오른 도미누스 나파밸리(Dominus Napa Valley) 2013도 힘이 느껴지는 조화로운 향미를 갖추었다. 1983년 세상에 첫선을 보인 이래 도미누스에서 생산한 가장 훌륭한 와인이다.
2002년 크뤼그(Krug)는 역사상 가장 빼어난 샴페인이라고 말하긴 어렵겠지만, 경이로운 와인인 것만은 틀림없으며 아마도 전설적인 2002년 빈티지 중 최고의 샴페인일 것이다. 풍부한 향과 강렬한 힘이 단연 최고다. 티럴스 올드 패치 시라즈(Tyrrell’s Old Patch Shiraz) 2014는 호주 최고의 레드 와인으로 꼽힌다. 1867년에 심은 포도나무의 열매로 빚어낸 이 와인은 믿기지 않는 깊이와 풍부함을 갖춘 것은 물론, 언제나 경쾌하고 생생함을 잃지 않는 꿈의 와인이다. 오래된 포도나무의 마법이라 할 수 있다.
9위인 리슬링 바하우 싱게리에델 스마락트(Riesling Wachau Singerriedel Smaragd) 2015는 오래된 포도나무에서 맺은 결실이 아님에도 그에 못지않은 설득력이 있다. 오스트리아 리슬링의 위대함과 함께 바하우 지역의 놀라운 포도 재배 기술과 와인 양조 비법을 자랑하는 와인이다. 마지막으로 10위는 가야 바르바레스코 소리 산 로렌초(Gaja Barbaresco Sori San Lorenzo) 2013이다. 또 하나의 놀라운 이 레드 와인은 가야 가문이 10여 년 만에 다시 바르바레스코 상호로 회귀했음을 기념적으로 보여준다.





TOP 10 WINES OF 2016

1 오퍼스원 나파밸리(Opus One Napa Valley) 2013 : 100점
역사상 최고의 오퍼스원. 카베르네 소비뇽 79%, 카베르네 프랑 7%, 메를로 6%, 프티 베르도 6%, 말베크 2%를 블렌딩했다. 으깬 블랙커런트와 블루베리, 달콤한 담배 향을 머금은 꽃향기가 어우러지며 무엇보다 풍부하고 품격 있는 장미 향이 물씬 풍긴다. 섬세한 타닌과 강렬한 신맛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 풀 보디 와인. 오디류와 감귤류 과일이 어우러진 뒷맛 또한 뛰어나다. 2019년 이후에 더 훌륭한 맛을 선보일 것이다.

2 비녜도 채드윅 카베르네 소비뇽(Vinedo chadwick cabernet Sauvignon) 2014 : 100점
우아함과 파워를 동시에 갖춘 와인. 블루베리, 블랙커런트, 블랙 감초가 어우러진 향. 에너지와 활력이 넘친다. 세련되고 뛰어난 복합미를 선사하는 풀 보디 와인으로 최상의 품질과 완성도를 뽐낸다. 칠레산 최초의 완벽한 와인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을 듯. 2020년에 맛이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3 레니에리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리세르바(Renieri brunello di Montalcino Riserva) 2010 : 100점
제비꽃, 블랙베리, 녹차잎, 미네랄 향을 담은, 진중하면서 뛰어난 싱그러운 브루넬로 와인. 살짝 돌 향기도 풍긴다. 풀 보디 와인으로 견고하고 벨벳 같은 타닌이 기분 좋게 혀를 자극한다. 힘이 넘치고 잔향이 길게 이어지는데 이것이 참으로 환상적이다. 숨이 멎을 듯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2018년에 더 맛이 좋아질 와인.

4 마르케스 데 무리에타 리오하 카스티요 이가이 그란 레세르바 에스페시알(Marque´s de Murrieta Rioja castillo Ygay Gran Reserva Especial) 1986 : 100점
구운 파인애플, 말린 사과, 꽃향기, 레몬 커드 향을 담아낸 기막힌 화이트 와인. 한 모금 마시면 촛농 같은 느낌의 향과 짭짤하면서 크리미한 맛이 수분간 이어진다. 스페인 토종의 백포도주 품종인 비우라에 포르투갈에서 건너온 말바지아를 가미했는데 그야말로 기가 막히다. 나무통에서 21년을 보냈고, 콘크리트 속에서 다시 7년, 그리고 병입된 지 3년 차. 1978년산 이후 처음 출시한 와인으로 8000병만 만들었다.

5 카테나 사파타 아드리아나 빈야드 말베크 멘도사 포르투나 테라에(catena Zapata Adrianna Vineyard Malbec Mendoza Fortuna Terrae) 2012 : 100점
말베크 품종의 순수함과 투명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야생화와 돌 향기가 풍부하며, 견고하면서 실크처럼 부드러운 타닌, 놀라운 깊이와 신중함을 갖춘 풀 보디 와인. 톡 쏘는 듯한 산도를 느낄 수 있는 와인으로 천상의 맛과 꿈을 실현한 듯하다. 아르헨티나 와인의 라 타슈(로마네 콩티의 일종) 격. 말베크 와인의 새로운 표본. 2018년 이후가 더 기대되는 와인으로 3000병만 생산했다.

6 도미누스 나파밸리(Dominus Napa Valley) 2013 : 100점
블랙트러플, 나무껍질, 정향, 블랙커런트, 감귤류 과일, 심지어 인삼 향까지 다채롭고 매혹적인 향이 어우러진 와인이다. 씹힐 듯 묵직하고 강렬한 타닌이 우아하고 세련된 수준으로 절제되어 있는 풀 보디 와인. 맛보다 향에서 더 감칠맛과 풍미가 느껴진다. 숲의 과일과 블렌드 오렌지 향기도 약간 느낄 수 있으며 잔향이 수분간 길게 이어진다. 평생을 두고 잘 숙성될 것이며 영원히 즐길 수 있는 와인.

7 크뤼그 샴페인 브뤼(Krug champagne brut) 2002 : 100점
많은 기대를 모은 2002년 빈티지는 매우 싱그러운 향기와 함께 풍성한 백악질 토양과 부싯돌 향이 어우러져 흠잡을 데 없는 정교함과 깊이가 돋보인다. 레몬 껍질, 라임 주스, 라임 커스터드 향이 한꺼번에 풍기다 미묘한 헤이즐넛 향이 더해지며 미세하게 버섯, 미네랄 향도 감지된다. 농축된 샤르도네 품종과 막강한 페놀이 만나 혀를 태울 듯한 강렬함을 선사하는데 신선하고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2020년 이후 10년간 최상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예견한다.

8 티럴스 시라즈 헌터밸리 올드 패치 1867(Tyrrell’s Shiraz Hunter Valley Old Patch 1867) 2014 : 100점
1867년에 심은, 헌터밸리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나무의 결실로 생산한 이 와인은 양이 불과 290상자밖에 되지 않는다. 후각으로 감지되는 향은 최고의 테루아에서 나온 최고의 와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농익은 적포도와 다크 플럼의 향기가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다. 마치 우주를 들여다보는 듯한 기분. 혀끝에 느껴지는 감각은 놀라울 정도로 매끄럽고 유연하면서도 농축된 스타일이다. 혀의 중간에서 퍼지는 완숙미와 부드럽고 싱그럽게 감싸주는 긴 여운이 일품. 글라스 한 잔에 담긴 유혹적 무기와 진배없다.

9 프란츠 히르츠베르거 리슬링 바하우 싱게리에델 스마락트(Franz Hirtzberger Riesling Wachau Singerriedel Smaragd) 2015 : 100점
질 좋은 레몬과 라임 과육, 자몽, 잘 익은 백천도복숭아 향이 어우러진 달콤하고 신선한 향미의 걸작. 짭짤하면서 부드럽고 정교하며, 뛰어난 균형감과 힘으로 혀에서 깊고 풍성한 맛을 전한다. 탁월한 농축미와 산도가 끝맛을 장식하고 여운이 길다. 지금 당상 마셔도 짜릿하지만 5년을 기다리면 더욱 완벽에 가까워질 듯.

10 가야 바르바레스코 소리 산 로렌초(Gaja Barbaresco Sori San Lorenzo) 2013 : 100점
가야에서 바르바레스코 브랜드를 다시 사용하는 것을 기념하는 와인. 강렬한 타닌과 절묘한 과일 향, 놀라운 깊이와 밀도를 보여주는 풀 보디 와인이다. 1996년 빈티지를 떠올리게 하는 전형적 이탈리아 네비올로 와인으로 포도가 완벽해서 평소보다 조금 더 오래 저장했다는데 그 기다림을 품질로 보답한다. 향후 5~10년간은 건드리지 말 것. 그 시간을 보내고 나면 절로 환호성을 내지르게 될 것이다.





 




제임스 서클링
미국 출신의 저명한 와인 & 시가 평론가. <와인스펙테이터>의 수석 에디터와 유럽지부 국장을 역임했다. 2010년 웹사이트(www.jamessuckling.com)를 오픈, 와인 업계의 각종 소식과 취재기, 테이스팅 노트 등을 공유하며 와인 문화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노블레스>에서는 4월호에 이어 6월호, 9월호, 12월호에 그의 칼럼을 소개할 예정이다.

 

에디터 이재연(jyeon@noblesse.com)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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