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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2017 LIFESTYLE

Bring Art to Life

  • 2017-03-22

노블레스 컬렉션은 폭넓은 시각으로 보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적 가치를 제안하고 작품 소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의 아트 플랫폼입니다. 4월호에서는 생명과 죽음의 유기적 관계를 역설적 표현 방법인 맑고 아름다운 수채화로 표현하는 스텔라 수진(STELLA SUJIN) 작가의 전시 <오라토리오(ORATORIO)>를 선보입니다. 새로운 생명력이 소생하는 봄을 맞아 작가가 그려내는 삶에 대한 순수하고 경건한 마음가짐을 함께 공유하시기 바랍니다.

ⓒ Chaeyoung Hwang

스텔라 수진(Stella Sujin)
죽음의 메커니즘에 관심을 두는 스텔라 수진 작가는 죽음과 삶, 신체와 정신을 잇는 통로가 있다고 믿고 이들이 서로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탐구한다. 죽음은 존재의 소멸이 아니라 생동하는 삶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만드는 장치고 결국 삶과 죽음은 유기적 관계이며, 그래서 자신의 작품을 유기체라고도 칭한다. 서울 청담동 네이처포엠에 위치한 노블레스 컬렉션에서 3월 22일부터 4월 19일까지 그녀의 아크릴화 작품 4점과 수채화 작품 28점, 총 32점을 선보인다. 전시에 앞서 스텔라 수진 작가에게 이번 전시 소개와 더불어 죽음의 상징성에 대해 물었다.

신체를 소재로 죽음의 메커니즘에 대해 탐구하는 작업에 관심을 두고 계신데, 죽음을 주제로 작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릴 적 살던 집 근처에 정육점이 있었어요. 도살 후 손질을 거친 동물이 조각조각 정육점 뒷마당에 걸려 있었고, 저는 항상 그 모습을 엿보곤 했습니다. 우리는 흔히 죽음을 떠올릴 때 육신은 사라지고 영혼은 불멸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제가 소와 돼지를 통해 본 죽음은 소멸이 아닌 현존이었습니다. 저는 죽음과 삶, 신체와 정신 사이를 연결하는 통로가 존재하며, 죽음은 존재의 소멸이 아니라 삶으로 복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전시 제목을 ‘오라토리오(Oratorio)’로 정하셨는데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나에게 그리는 행위란 무엇일까?’라고 자문했고, 돌아온 답이 ‘기도’였어요. 그림을 그리는 것은 제가 짊어진 삶의 무게를 덜어냄으로써 제 내면에 다가가는 일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기도실을 뜻하는 오라토리움(Oratorium)에서 파생한 단어이며, 종교적 내용에 대해 노래하는 합창곡을 뜻하는 오라토리오로 명명하게 되었습니다.

2013년 프랑스 파리 근교 이브리쉬르센의 갤러리 RX 레지던시에서 열린 개인전과 2015년 이시레몰리노의 에스파르 이카르에서 개최한 전시까지 계속 죽음의 의미를 되새기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데, 작품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요? 죽음의 메커니즘에 대해 고찰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이번 전시에서는 육신뿐 아니라 자아의 죽음과 같은 심리적 차원에서 죽음의 의미에 접근하고자 합니다.





Virgin with Three Hands, Gold Powder and Acrylic on Canvas, 130×162cm, 2014, ₩5,700,000

자아의 죽음이란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요? 저는 무신론자지만 제 안에 순수 의식이라 불리는 맑고 강력한 근원이 있음을 느끼고 그것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합니다. 청정의 영역에 다가갈수록 인간의 자아는 점점 사라집니다. 자아의 입장에서는 죽음이지만 순수 의식의 입장에서는 탄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자아의 죽음은 한 번으로 충분할까요? 아닙니다. 자아의 죽음은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반복돼야 다시 순수 의식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나’는 자아의 틀에 가두기엔 너무 큰 존재이며, 근원으로 다가가는 것은 삶에 대한 경건한 마음가짐을 갖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바니타스 양식의 상징물인 두개골을 이용한 아크릴화 ‘Virgin with Three Hands’도 죽음에 대한 작가의 인식을 엿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바니타스 양식의 두개골을 이용했지만 제가 드러내고자 한 것은 죽음의 허무나 인간의 무력감이 아니라 죽음의 숭고함입니다. 죽음은 영혼과 육체가 분리되어 서로의 존재를 강렬하게 실감하는 신성한 의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죽음을 무섭거나 슬프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현란한 금칠로 화려한 의식을 대변하고자 했습니다.

삶과 죽음은 하나의 메커니즘으로 연결되어 있고, 작품은 하나의 유기체라고 표현했습니다. 각각의 작품이 서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까요? 그렇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28점의 수채화 작품은 각각 독립된 작품인 동시에 그 전체가 하나의 연결된 설치 작품으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드로잉은 하나의 세포 단위로, 결합하고 증폭하며 커다란 생명체를 만들 수 있도록 고안했고 그런 연유로 저는 수채화 작품을 유기체라고 부릅니다.

수채화 작품은 아름다운 색감에 심오한 메시지가 담겨 있을 것 같은데요. 저는 작품을 통해 자아를 기반으로 한 인간의 위상이 얼마나 하찮고 나약한 것인지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이성, 도덕 등 인간만의 능력을 벗어던지는 순간 우리는 초원을 달리고 사냥감을 포획하는 동물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만약 동물이 된 후 인간의 기억이 남아 있다면 간혹 수치심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이르게 됐어요. ‘미노타우로스(Minotauro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황소의 머리에 남성의 몸을 가진 괴물인데, 자세히 보면 미노타우로스의 몸통 부분에 부끄러워하는 사람의 형상이 희미하게 그려져 있어요. 피 흘리는 사냥개가 연약한 육신을 지닌 인간과 비슷하다는 생각에서 그린 ‘다친 개(Injured Dog)’도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후 파리에서 공부하며 보디 아트에 관심을 두었다고 들었습니다. 그 영향 때문인지 수채화 작품을 보면 사람과 동물의 신체 부위를 주로 묘사하고, 마치 수묵화처럼 번짐과 농담의 효과를 이용하는 것 같아요. 저는 지나 파네(Gina Pane), 비토 아콘치(Vito Acconci) 등 퍼포먼스 예술가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신체의 한계와 고통 등의 요소에서 영향을 받았고 화가로서 퍼포먼스와 회화의 접점을 찾아 현대성을 부여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2012년부터 데일리 프로젝트 ‘유기적 드로잉’을 실천하며 그 목표에 조금씩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날 가장 기억에 남는 주제를 자유롭게 신체의 움직임에 따라 표현함으로써 번짐, 뭉침, 선, 면 등의 다양한 결과를 도출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죽음은 사고, 질병과 관련되어 있고 고통과 소멸이 전제되어 있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공포와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요. 작품을 통해 특정한 메시지를 전하기보다 관람객에게 죽음을 자신의 삶을 사랑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 등으로 그 개념을 재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싶습니다.

앞으로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올 9월에 런던에서 열릴 스타트 아트페어에 참가할 예정이고, 현재 보르도 제3대학 예술 박사 과정 4년차인데 졸업 논문을 완성하는 데 매진할 생각입니다.

※전시 일정 : 3월 22일~4월 19일(일요일·공휴일 휴관), 노블레스 컬렉션
※문의 : 02-540-5588











1 Bird with Human Head, Watercolor on Paper, 30×40cm, 2016, ₩500,000
2 Animal Triste, Watercolor on Paper, 30×40cm, 2015, ₩500,000
3 Levitating Girl, Watercolor on Paper, 50×65cm, 2015, ₩800,000
4 Minotauros, Watercolor on Paper, 30×40cm, 2014, ₩500,000
5 Vital Structure, Watercolor on Paper, 30×40cm, 2016, ₩500,000
6 Injured Dog, Watercolor on Paper, 57×76.5cm, 2016, ₩800,000
7 Blue Infection, Watercolor on Paper, 30×40cm, 2016, ₩500,000
8 Untitled Bone, Watercolor on Paper, 30×40cm, 2016, ₩500,000
9 Female Leopard, Watercolor on Paper, 57×76.5cm, 2016, ₩800,000

왼쪽부터_ 사이드 테이블 Chapter1, 찻잔과 프렌치 불도그 세라믹 오브제는 Lonpanew 제품. 핑크 벨벳 데이베드 Buro, 트레이와 네이비 컬러 화병, 쿠션 2개는 모두 House Label, 아이스크림 컵은 Lonpanew, 핑크 그러데이션 컬러 화기는 Dansk 제품. 페르시안 카펫 Chapter1, 사각 테이블 Dansk, 산양 오브제 Lonpanew 제품. 벽면 페인트는 Dunn-Edwards DE6284(Graceful Green) 컬러, 바닥재는 LG Housys 지아사랑애 - 헤링본 화이트.









Foetus(icon), Gold Powder and Acrylic on Paper, 29.5×41.2cm, 2012, ₩750,000
Seraphim(icon), Gold Powder and Acrylic on Paper, 29.5×41.2cm, 2012, ₩750,000

원형 사이드 테이블과 식물을 꽂아놓은 그린 컬러 화기는 Bo Concept, 꽃을 한 송이씩 꽂을 수 있게 황동 프레임을 제작한 글라스 베이스와 유니크한 비대칭 디자인 황동 오브제 Dansk, 캔들홀더로 쓸 수 있는 양각 글라스 컵 House Label 제품, 스카이 블루 컬러 CH24 체어는 Dansk 제품, 벽면 페인트는 Dunn-Edwards DE6284(Graceful Green) 컬러.









왼쪽부터 _Medusa, Watercolor on Paper, 30×40cm, 2016, ₩500,000   Scapula, Watercolor on Paper, 30×40cm, 2016, ₩500,000   Spermatozoids, Watercolor on Paper, 30×40cm, 2014, ₩500,000





왼쪽부터_Hip Bone with Its Ligaments, Watercolor on Paper, 30×40cm, 2016, ₩500,000   Anatomy Study, Watercolor on Paper, 30×40cm, 2016, ₩500,000   Come With Me, Watercolor on Paper, 30×40cm, 2013, ₩500,000





왼쪽부터_Pain, Watercolor on Paper, 30×40cm, 2016, ₩500,000   Liliaceae, Watercolor on Paper, 30×40cm, 2016, ₩500,000   Light-blue Organism, Watercolor on Paper, 30×40cm, 2016, ₩500,000

 

에디터 이재연(jyeon@noblesse.com), 최윤정(amych@noblesse.com)
진행 조윤영  사진 박원태  디자인 마혜리   스타일링 배지현(d_Floor)   스타일링 어시스턴트 오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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