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암살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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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2

세기의 암살사건

‘세기의 암살’ 사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역사가 기억하는 몇몇 유명 암살 사건을 소개한다.

존 F. 케네디의 암살 / 사건 발생 연도: 1963년 11월 22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암살당한 유일한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 1963년 11월 22일, 집권 3년 차인 케네디 대통령은 영부인 재클린과 함께 지지율이 좋지 않은 댈러스로 유세를 떠났다. 그리고 그날 오후 12시 30분, 그는 댈러스 시내의 광장에서 한 남자가 쏜 총에 맞아 사망하고 만다. 미국 정부는 사건 발생 30분 만인 오후 1시, 케네디가 암살당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렸고 경찰과 FBI는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사건 현장 근처의 한 건물을 포위, 그 건물 6층에서 암살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총을 발견했다. 경찰은 대대적으로 암살범을 찾았고, 사건 발생 2시간쯤 뒤 근처 극장에 숨어 있던 리 하비 오즈월드(Lee Harvey Oswald)를 암살 혐의로 체포했다. 여기서 재미있는 건 이틀 뒤, 경찰이 댈러스 내의 다른 교도소로 오즈월드를 이송하던 중 수많은 기자와 수백만 명의 TV 시청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나이트클럽 주인 잭 루비가 오즈월드에게 총을 겨눠 암살했다는 사실. 결과적으로 오즈월드는 케네디의 암살과 관련해 자백하기 전에 죽었는데, 이는 오즈월드가 모종의 음모에 연관되어 있었고 이를 누설하기 전 입을 막은 것이라는 설이 오늘날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맬컴 엑스의 암살 / 사건 발생 연도: 1965년 2월 21일
미국의 흑인 해방 운동 지도자였던 맬컴 엑스. 그는 미국에서 이슬람교 선교 활동을 하는 ‘네이션 오브 이슬람’에서 탈퇴한 후 이슬람 조직원들의 전화 협박 등에 시달린다. 급기야 1965년 2월 14일 집에 원인 모를 불이 나고(다행히 가족은 무사했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2월 21일 뉴욕 할렘 가의 오듀본볼룸에서 연설을 시작하기 직전 한 무리의 남자들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한다. 맬컴 엑스는 당시 무려 16발의 총알을 맞았고, 컬럼비아 장로교회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사망한 뒤였다. 암살범들은 체포되었다가 1980년대에 2명은 석방되었으며, 마지막 1명은 2010년에 석방됐다. 이들은 네이션 오브 이슬람 조직원이라는 것이 통설이지만,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과 마찬가지로 맬컴 엑스의 암살 또한 배후가 있다는 등 지금까지도 많은 음모론이 뒤따르고 있다. 맬컴 엑스 본인도 죽기 전, 아니 네이션 오브 이슬람에서 탈퇴한 그 순간부터 네이션 오브 이슬람 조직원과 정부의 고위 정치인들이 자신을 노린다는 걸 알고 있었다. 맬컴 엑스의 죽음은 스파이크 리 감독, 덴절 워싱턴 주연의 영화 <말콤 X>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리 라스푸틴 암살 / 사건 발생 연도: 1916년 12월 16일
한국에 비선 실세 최순실이 있다면 과거 러시아엔 그리고리 라스푸틴이 있었다. 제정러시아 시대의 ‘요승’ 라스푸틴은 농민들에게 영적 치료 능력을 보여주면서 주목받았고, 마침내 황실에까지 알려지며 황제의 비호를 받게 된다. 이에 라스푸틴에게 반대하는 세력은 그를 암살할 계획을 세운다. 처음엔 몰래 독극물을 몰래 먹였는데 그가 죽기는커녕 오히려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자 그를 둔기로 때리고 총을 쏜 다음 강물에 빠뜨렸다고(강물에 빠지기 전, 그는 총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암살자들에게 오랜 시간 저항했다). 한데 나중에 밝혀진 라스푸틴의 사인은 총상이 아닌 ‘익사’였다. 이때가 1916년 12월 31일. 이듬해인 1917년,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굶주림에 시달리던 러시아 시민은 혁명을 일으켰다. 그 결과 라스푸틴을 신처럼 섬기던 니콜라이 2세는 폐위됐고 러시아제국은 멸망했다.

에디터 이영균(youngkyoon@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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