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HH 2017] Appeals to the Watchaholic

FASHION

2017-03-01

[SIHH 2017] Appeals to the Watchaholic

하이 컴플리케이션과 장인정신이 깃든 아트 피스는 SIHH 2017에서 선보인 수백 점의 시계 중 일부에 불과하다. 박람회에 참여한 각 매뉴팩처에서 보다 많은 사람이 고급 시계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접근 가능한 제품을 경쟁하듯 쏟아냈기 때문! 남성의 구미에 맞는 스포츠 워치와 여성의 우아함을 부각시킬 데일리 워치, 정확성을 무기로 한 실용적인 남성용 스틸 모델, 여기에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전설적 컬렉션의 귀환까지 각양각색.

Ultimate Time
넘실대는 파도가 매력적인 바다와 박진감 넘치는 레이싱은 언제나 남자와 시계를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다. 이를 주제로 출시한 스포츠 워치 컬렉션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대담한 디자인에 걸맞은 퍼포먼스로 가득하니 남자들의 시선이 머무는 건 당연지사다.

ULYSSE NARDIN
Marine Diver Chronograph Artemis Racing
아메리카컵과 관련된 또 하나의 브랜드는 율리스 나르당. 이들은 대회에 참가한 스웨덴의 아르테미스 팀을 후원하며 250개의 한정판인 마린 다이버 크로노그래프 모델을 선보였다. 레이싱에 최적화한 시계라는 사실은 시계 곳곳에 포진한 요소로 확인 가능하다. 옐로 컬러로 포인트를 줘 가독성이 뛰어난 크로노그래프 다이얼, 충격 완화를 위해 바다를 상징하는 블루 컬러 러버로 코팅한 스틸 케이스, 착용감이 우수한 같은 컬러의 러버 스트랩 그리고 아르테미스 팀의 쌍동선을 정교하게 새긴 다이얼까지! 시계의 심장박동은 율리스 나르당의 대표적 오토매틱 칼리버 UN-35가 맡았고, 케이스 지름은 45.8mm.

왼쪽부터_ Laminar Submersible Automatic 42mm, Laminar Submersible, Luminor Marina America’s Cup 3 Days Panerai

PANERAI
Luminor Submersible
파네라이 역사의 시초가 이탈리아 해군 특수부대를 위한 시계인 만큼 컬렉션 대다수가 뛰어난 방수 성능을 갖추었지만 섭머저블의 경우 더욱 놀라운 성능으로 전문 다이빙과 같은 해양 스포츠에 특화된 모습을 보인다. 올해 이들은 이 섭머저블의 다양한 베리에이션 모델을 선보였다. 먼저 검푸른 다이얼이 멋진 사진 속 루미노르 섭머저블 1950 BMG-테크™ 3 데이즈 오토매틱 모델은 전혀 새로운 합성 물질을 케이스 소재로 사용해 더욱 주목을 끈 모델. BMG-테크™는 지르코늄, 구리, 알루미늄, 티타늄, 니켈을 고온에서 합성한 후 규칙적인 원자 배열을 갖지 못하도록 몇 초의 냉각 과정을 거친 소재로 그 결과 일반 금속보다 견고 할뿐더러 외부의 충격과 자기장, 부식에 강한 저항성을 지닌다. 이러한 소재를 케이스에 사용했으니 내구성은 물론 무브먼트의 퍼포먼스까지 보장받은 상태! 반면, 섭머저블 컬렉션 최초로 지름 42mm의 모델도 함께 출시한다. 그 덕분에 지름 45mm 또는 47mm의 큰 크기가 부담스러운 아시아인의 구애를 받을 전망! 사진 속 모델처럼 고급스러운 레드 골드를 케이스 소재로 선택한 버전과 실용적인 스틸 버전으로 선보이며 두 모델 모두 스크래치에 강한 블랙 세라믹 베젤을 얹었고, 3일간 파워리저브가 가능한 오토매틱 칼리버 P.9010을 탑재했다.

Luminor Marina America’s Cup 3 Days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요트 경기 중 하나인 35회 아메리카컵 후원을 기념하며 선보인 300점 한정 모델로 대회의 로고 컬러에서 가져온 레드와 화이트로 핸드를 장식했고, 블루와 레드 컬러 스티치로 가죽 스트랩을 견고하게 만든다. 공식 로고를 백케이스에 새긴 이 시계는 요트를 즐기는 파네리스티의 수집 대상 목록에서 꼭대기 자리를 차지할 듯하다.

왼쪽부터_ TimeWalker Automatic, TimeWalker Chronograph GMT, TimeWalker Rally Timer Montblanc

MONTBLANC
TimeWalker Collection
몽블랑은 2017년 모터스포츠의 유구한 역사와 가치를 기리는 동시에 크로노그래프의 선구자 격인 미네르바(몽블랑 하이엔드 매뉴팩처의 전신)의 헤리티지에 경의를 표하며 타임워커 컬렉션을새롭게 정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앞서 소개한 1/1000초 크로노그래프 모델이 이들의 혁신적 크로노그래프 제작 기술을 보여줬다면, 지름 50mm에 달하는 랠리 타이머 카운터 모델은 레이싱의 정신을 진취적이고 남성적으로 표현했다. 시계 케이스를 자세히 살피면 1900년대에 미네르바에서 선보인 빈티지 랠리 타이머 스톱워치를 고스란히 빼닮았음을 알 수 있다. 블랙, 화이트, 레드 컬러를 사용해 가독성을 극대화한 다이얼, 2개의 크로노 카운터, 무엇보다 엄지로 눌러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12시 방향의 푸시 버튼이 가장 큰 특징! 게다가 이 시계는 ‘트랜스포머’처럼 다양한 변신이 가능한데, 손목시계는 물론 사진과 같이 스트랩을 탈착해 포켓 워치, 함께 제공하는 메탈 플레이트를 더해 자동차 대시보드 클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몽블랑은 DLC 코팅 스틸 케이스와 블랙 세라믹 베젤(세컨드 타임의 24시 인디케이터를 새긴)의 조화가 멋스러운 크로노그래프 UTC, 스틸 소재 크로노그래프, 심플한 오토매틱 모델 등 베리에이션 모델을 선보이며 다시 한 번 몽블랑의 젊고 박진감 넘치는 이미지를 부각할 채비를 마쳤다.

BAUME & MERCIER
Clifton Club Shelby® Cobra Limited Edition(좌)
레이싱 머신 셸비 코브라와의 인연을 3년째 이어 가며 보메 메르시에는 클립튼 클럽 컬렉션에 레이싱 정신을 투영했다. 올해 영감을 준 차량은 1964년 첫 경주에서 우승한 후 각종 대회에서 트로피를 거머쥐며 미국 모터스포츠의 상징이 된 셸비 코브라 데이토나 쿠페. 블루 컬러 보디에 실버 스트라이프를 입힌 박진감 넘치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차량의 상징적 컬러는 사진과 같이 시계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그 폭발적인 성능을 기린다. 시계의 퍼포먼스도 전설의 차량과 비견될 만하다. 라주페레사에서 제작한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를 탑재했고, 다이얼 가장자리에는 타키미터 스케일을 새겨 특정 구간의 평균 속도를 측정한다. 레드 컬러가 선명한 크로노 초침 끝엔 코브라 모티브를 이식했는데, 이는 셸비 코브라의 위엄 있는 표식! 196개 한정 생산하며 국내에서도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

Clifton Club(우)
보메 메르시에를 대표하는 클립튼 컬렉션이 좀 더 진중하고 모던한 느낌을 표방한다면 올해 새로 등장한 클립튼 클럽은 활동적이고 여유를 즐길 줄 아는 남자를 위한 제품이다. 균형 잡힌 지름 42mm의 케이스는 스틸 소재를 사용해 실용적이고, 100m 방수가 가능해 아웃도어 활동에 제격이다. 다양한 다이얼 컬러와 스틸 브레이슬릿, 러버 또는 송아지 가죽 스트랩 버전 중 선택 가능하다.

Come Back, Legend!
시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시계가 돌아왔다. 초창기 아카이브 피스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이는 곧 시간을 초월한 강력한 디자인과 성능을 갖추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CARTIER
Panthere de Cartier Collection
1983년에 탄생한 팬더 드 까르띠에는 메종 고유의 디자인 코드를 아로새긴 여성 컬렉션으로 런칭 당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다시금 박람회를 찾았다. 3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2017년에 런칭한 시계라는 느낌이 드는 건 태생부터 완벽한 디자인을 갖췄다는 얘기. 끝을 동그랗게 굴린 정사각형태의 다이얼, 8개의 스크루 장식, 사파이어 카보숑 크라운과 다섯 줄의 링크로 보드랍게 감기는 브레이슬릿은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강력한 여성성을 드러내는 요소로 활약한다. 오는 6월 전 세계 런칭을 앞두고 있으며, 스틸과 옐로·핑크·화이트 골드 소재부터 다이아몬드 세팅, 하이 주얼리 버전까지 다채로운 베리이에션으로 선보인다.

PARMIGIANI
Toric Chronometer
베젤의 촘촘한 가드룬 장식이 품격을 더하는 토릭은 그간 파르미지아니의 예술적 유니크 피스를 선보이거나 하이 컴플리케이션 무브먼트를 탑재하기 위한 컬렉션으로 활약했다. 창업자이자 천재 워치메이커인 미셸 파르미지아니가 처음 디자인한 시계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올해 이들은 토릭의 우아한 케이스를 심플하게 다듬고, 단순한 기능의 무브먼트를 이식해 좀 더 친숙한 느낌의 새 컬렉션을 선보였다. 토릭 크로노미터가 그 주인공으로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은 칼리버 PF331을 탑재했고, 레드와 화이트 골드를 케이스 소재로 삼았다.

GIRARD-PERREGAUX
Laureato Collection
1975년 세상의 빛을 처음 본 로레토는 1970년대에 쿼츠 무브먼트와 스포티한 디자인 워치의 바람을 타고 등장한 시계다. 원과 팔각형이 한데 어우러진 베젤은 당시의 트렌드를 품고 있고, 케이스와 자연스레 이어지는 브레이슬릿은 손목에 완벽하게 밀착하며 착용한 이의 활동성을 보장했다. 더욱이 얇은 두께의 쿼츠 무브먼트를 장착해 슬림한 외관을 갖출 수도 있었고. 50년이 지난 지금 로레토는 옛 모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기계식 무브먼트를 탑재한 대규모 컬렉션으로 성장했다(올해 총 33가지 버전으로 선보임). 지름 34·38·42mm의 다양한 케이스 크기에 스틸, 티타늄, 골드 등의 소재를 더해 남녀 누구나 착용 가능하며, 지라드 페리고의 상징인 골드 브리지를 다이얼 위로 드러낸 지름 45mm의 투르비용 모델이 올해의 토킹 피스다.

Steel is Correct!
스틸이 매력적인 이유는 품격과 실용성을 동시에 아우르기 때문이다. 올해도 데일리 워치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스틸 시계가 남성들을 기다리고 있다. 편리한 쿼츠부터 심플한 오토매틱 모델, 문페이즈와 월드 타임 등 시계를 보는 재미를 더할 컴플리케이션을 장착한 모델까지.

BAUME & MERCIER
My Classima
보메 메르시에의 클라시마는 단정한 라운드 케이스에 바와 로마숫자를 혼용한 인덱스, 트랙을 정확하게 가리키는 시곗 바늘 등 컬렉션 이름처럼 ‘클래식’함을 표방하는 드레스 워치로 오랜 시간 활약해왔다. 올해는 이러한 디자인 요소와 신뢰도 높은 스위스 쿼츠 칼리버를 결합한 마이 클라시마 컬렉션을 추가로 공개했다. 기계식 무브먼트를 제한 덕에 더욱 접근 가능성이 높아진 가격대로 선보이지만, 드레스 워치의 품격은 여전하다. 사진 속 모델은 케이스 지름 40mm의 남성용 버전이며, 36.5mm의 유니섹스 모델과 31mm의 여성용 모델도 함께 출시한다.

1 Parmigiani 2 Cartier 3 Jaeger-LeCoultre

PARMIGIANI
Tonda 1950
톤다 1950은 울트라 슬림 워치의 대표 모델 중 하나로 런칭 이후 명실공히 파르미지아니의 베스트셀링 모델로 활약해왔다. 하지만 그간 골드 소재로만 선보여 간결하고 모던한 디자인에 매료된 젊은 사람들에겐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시계이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 이들은 블랙과 실버 다이얼을 더한 스틸 케이스 버전을 선보이며 젊은 시계 애호가에게 환영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두께 2.6mm에 불과한 셀프와인딩 무브먼트 PF702는 언제나 매력적이다.

CARTIER
Drive de Cartier Moon Phase
지난해에 런칭하며 까르띠에 남성 시계의 새 기준을 제시한 드라이브 드 까르띠에의 컴플리케이션 모델로 6시 방향에 시원한 크기의 문페이즈를 탑재했다. 이를 위해 라쇼드퐁 매뉴팩처의 워치메이커들은 칼리버 1904-LU MC를 새로 개발했는데, 달의 주기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문페이즈는 125년에 단 하루의 오차를 허용할 정도로 정확하다. 사진 속 스틸 모델 외에 핑크 골드 케이스를 적용한 모델도 함께 출시했다.

JAEGER-LECOULTRE
Geophysic Universal Time
지름 41.6mm의 라운드 케이스에 거대한 대륙과 대양을 표현한 다이얼을 담았다. 그리고 다이얼 가장자리에는 24개의 도시명을 새겼다. 전 세계의 시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월드 타임 기능을 갖춘 시계로 크라운 하나로 시간 조정, 와인딩, 도시 세팅을 간편하게 할 수 있다. 스틸 시계지만 다이얼에서 고급스러움이 한껏 묻어나는데, 대륙 부분은 선레이 패턴으로 피니싱하고, 대양 부분은 음영을 준 블루 래커로 완성했기 때문이다.

Glamorous Effect on the Wrist
작은 다이아몬드로 장식하거나 독보적 방식으로 케이스를 치장한 시계, 혹은 서정적인 컴플리케이션을 담아 미소 짓게 하는 시계를 추렸다. 이들은 당신의 스타일을 더욱 돋보이게 할 데일리 워치로 안성맞춤이다.

1 Roger Dubuis 2 Baume & Mercier

ROGER DUBUIS
Excalibur 36 Automatic
로저드뷔다운 방식으로 해석한 여성용 엑스칼리버의 등장이다. 48개의 블루 사파이어를 세팅하고 같은 컬러의 다이얼과 스트랩을 매치해 눈길을 끈다. 케이스에는 DLC 코팅 처리한 티타늄을 사용했는데, 여성 시계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컬러라 더욱 매력적이다. 6시 방향에 스몰 세컨드와 날짜 창을 함께 배치한 구성도 재치 있다.

BAUME & MERCIER
Promesse
음영 처리해 서정적인 분위기를 더하는 블루 래커 다이얼 가운데에 커다란 창을 내고 정교하게 꾸민 문페이즈를 이식했다. 그리고 베젤의 양쪽으로 30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화사하다. 올해 보메 메르시에의 여성 컬렉션은 이처럼 로맨틱한 감성을 더하거나 소녀의 순수함을 표현한 모델이 주를 이룬다. 케이스 소재는 스틸. 쿼츠 무브먼트를 장착했다.

JAEGER-LECOULTRE
Rendez-Vous Sonatina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케이스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2개의 크라운을 확인할 수 있다. 하나(4시 방향)는 모든 시계가 그렇듯 시간을 조정하거나 동력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다른 하나는? 바로 8시 방향의 별 장식을 회전시키기 위한 것(2시 방향)으로, 이 시계는 특정 시간이 되면 해머가 공을 때려 중요한 일정을 알리는 알림 기능을 장착했다. 크라운을 돌려 별 장식을 원하는 시간에 위치시키는 것으로 조정은 끝! 시계의 이름은 랑데부 소나티나. 만남 또는 약속을 뜻하는 랑데부 컬렉션을 더욱 의미 있게 하는 시계가 아닐까 싶다.

AUDEMARS PIGUET
Lady Royal Oak Frosted Gold
남성용 로열 오크는 1972년에 탄생했지만, 여성용 모델은 그로부터 5년 후인 1977년에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즉 올해가 레이디 로열 오크의 런칭 40주년이 되는 셈. 이를 기념하기 위해 오데마 피게는 수공 작업을 더한 레이디 로열 오크 프로스티드 골드를 내놓았다. 마치 하얀 서리가 내려앉은 듯한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이 특징으로 이를 위해 플로렌틴(florentine, 다이아몬드를 단 툴로 두들겨 표면에 자국을 내는 하이 주얼리 세공 방식) 기법을 시도했다. 후일담을 공개하자면 공방의 장인들은 독보적 디자인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특별함을 더하기 위한 방법을 골몰해야 했고, 신기술을 택한 후에는 표면을 두드린 브레이슬릿이 유연함을 잃거나 골드 본연의 빛이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모두 기우였지만.

에디터 이현상(ryan.lee@noblesse.com)
사진 제공 SIHH 디자인 이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