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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2016 FASHION

궁극의 시계

  • 2016-01-21

바쉐론 콘스탄틴의 아틀리에 캐비노티에(Atelier Cabinotiers)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시계를 꿈꾸는 이를 위한 아주 특별한 서비스다. 특정 컬렉션도, 카탈로그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고객의 요구를 경청하는 귀와 장인의 빼어난 손맛으로 시계를 완성해낸다. 유서 깊은 하이엔드 매뉴팩처의 힘이다.

아틀리에 캐비노티에 워크숍의 마스터 워치메이커




주문 후 8년의 시간을 거쳐 2015년에 완성한 Ref. 57260 모델

지난해 9월 18일 바쉐론 콘스탄틴이 창립 260주년을 기념하며 선보인 회중시계 Ref. 57260을 기억하는가? 총 57개의 컴플리케이션 기능을 갖추고 2826개의 부품으로 케이스를 가득 채운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시계. 그런데 3명의 워치메이커가 8년의 시간을 두고 완성한 이 엄청난 시계는 브랜드의 유구한 역사를 기념하는 작품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 고객의 염원을 담은 지극히 ‘개인적인 소유물’이기도 하다. 바쉐론 콘스탄틴이 진행하는 커스텀 메이드 워치 서비스인 아틀리에 캐비노티에를 통해 완성한 시계이기 때문이다. 아틀리에 캐비노티에는 매뉴팩처의 계획하에 제작한 기성품이 아닌 고객의 주문을 수렴해 탄생한 시계를 소유하는 특별한 경험이다. 그리고 이 서비스는 하이엔드 워치의 홍수 속에서 더욱 진귀한 시계를 찾거나, 이를 넘어 자신의 취향과 구미에 맞는 유일무이한 시계를 원하는 극소수의 애호가를 위해 2006년 탄생했다. 짧게는 8개월부터 길게는 수년 이상이 소요되지만, 이를 주문한 고객은 기다림의 시간을 통해 단순히 시간을 알리는 기계 구입을 넘어 마스터 워치메이커가 쌓은 노하우와 오랜 전통, 극상의 퀄리티를 함께 경험할 수 있다.




분까지 정확한 시간을 알 필요가 없다는 고객의 생각을 하나의 시곗바늘로 구현한 필로소피아 워치(2009년)




고객의 요구에 따라 17개의 컴플리케이션을 갖추고, 12개의 동물상을 케이스에 새긴 블라드미르 워치(2010년)

아틀리에 캐비노티에의 오랜 전통
2006년, 아틀리에 캐비노티에란 이름을 부여하고 공식적으로 별도의 부서를 마련했지만, 바쉐론 콘스탄틴의 비스포크 서비스는 1755년 브랜드 설립 초기부터 이어진 고유한 전통 중 하나다. 18세기 유럽의 왕족과 귀족은 제네바 공방의 장인인 캐비노티에(cabinotier)에게 직접 시계 제작을 의뢰하곤 했다. 장인들은 당시 건물의 꼭대기나 지붕 아래 자리한 작업장에서 시계를 만들었는데, 그곳을 ‘캐비닛(cabinet)’이라 불렀고 자연스레 그곳에서 일하는 장인은 캐비노티에라는 명칭으로 불렸다. 비좁고 불편한 반면 창문이 많고 빛이 잘 들어오는 덕에 캐비닛에서 제작한 시계는 뛰어난 품질로 명성을 누렸고, 그 덕분에 ‘시계의 도시’로서 제네바의 위상은 날로 높아졌다고. 캐비노티에는 여러 사람이 모인 전문화된 공동체로 젬 세팅, 금·은세공, 인그레이빙 그리고 시계 제작 등 작업을 세분화해 일의 능률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으로 당시 바쉐론 콘스탄틴의 시계 주문 제작 역시 캐비노티에의 방식을 고스란히 따랐다. 그간 메종을 통해 주문한 고객의 면면은 실로 다채롭다. 1860년에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Aleksandr) 2세는 아들인 블라디미르 알렉산드로비치(Vladimir Alexandrovich) 대공을 위해 화려한 시계를 주문했다. 20세기 초, 인도 펀자브 파티알라 지역의 왕 부핀드라 싱(Bhupindra Singh)도 특별 주문에 열을 올린 이 중 하나. 유명한 뉴욕 은행가 헨리 그레이브스 주니어(Henry Graves Jr.), 패커드 자동차 설립자인 미국인 제임스 워드 패커드(James Ward Packard), 모나코 왕국의 브아루브레(Boisrouvray) 백작 역시 바쉐론 콘스탄틴의 독특한 시계에 매료된 이들이다. 또 다른 저명한 애호가의 예로는 이집트의 푸아드(Fouad) 왕과 그의 아들 파루크(Farouk) 왕이 있다.




1929년 이집트 푸아드 왕의 주문으로 제작한 회중시계의 앞과 뒤




아틀리에 캐비노티에의 수장인 도미니크 베르나즈

한계 없는 공방, 아틀리에 캐비노티에
바쉐론 콘스탄틴은 아틀리에 캐비노티에를 통해 시계에 대한 고객의 기대치를 최대한으로 이끌어낸다. 기존의 컬렉션에서 영감을 받는 경우도 있고, 오로지 고객의 요구에 맞춰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역사광인 한 고객은 걸작 미술품 중 하나를 그랑푀 에나멜링 다이얼에 복제해줄 것을 요구했고, 또 다른 고객은 1년에 단 한 번 사랑하는 이의 생일에만 차임이 울리는 시계를 주문했다고. 아주 간단한 기능을 갖춘 시계부터 대담한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시계까지 고객의 모든 요구 사항은 공방이 설립한 윤리위원회의 검열을 거쳐 실현에 옮기는데, 이는 고객의 무수한 요구 사항이 메종의 워치메이킹 정신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다. 고객의 요구에 귀를 열되, 브랜드의 정체성과 철학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것! 아틀리에 캐비노티에 부서에는 총 10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며,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각각의 새 프로젝트를 위해 기술자와 숙련공 그리고 워치메이커를 포함한 팀이 추가로 투입된다. 물론 본사의 디자이너와 R&D 부서의 직원, 메티에 다르의 장인 역시 프로젝트를 위해 언제나 대기 중이다. 앞서 말했듯 모델에 따라 제작 기간은 천차만별이며, 의뢰인은 미리 논의한 횟수와 조건에 따라 제작 상황을 안내받을 수 있고 제품의 최종 전달 방식 역시 고객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우리는 고객을 처음 만날 때 빈손인 상태입니다.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들고 고객을 찾지 않아요. 결국 우리는 제품이 아닌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죠.” 아틀리에 캐비노티에의 수장이자 리테일 디렉터인 도미니크 베르나즈(Dominique Bernaz)의 말처럼 그와 그의 직원들은 고객이 원하는 시계를 창조하기 위해 그들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Ref. 57260을 손에 넣은 익명의 고객이 최근 두 번째 제품을 주문한 것. 어쩌면 지난번 모델처럼 또 다른 8년의 세월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이를 감수하고라도 자신만의 시계를 갖는 건 그만큼 매력적이고 소중한 경험이란 이야기가 아닐까? 바쉐론 콘스탄틴의 아틀리에 캐비노티에는 하이엔드 워치메이킹에 대한 열정을 간직한 시계 애호가에게 언제나 열려 있다.


에디터 이현상 (ryan.lee@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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