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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2016 FASHION&BEAUTY

Icons and Their Jewelers

  • 2016-02-29

시대를 풍미한 여배우부터 왕가의 여인까지. 오직 최고의 것만 고집하는 이들이 사랑한 주얼러는 누구일까? 그 숨겨진 이야기를 소개한다.

약혼 당시 리처드 버턴이 엘리자베스 테일러에게 선물한 네크리스




영화 <클레오파트라> 촬영 당시의 엘리자베스 테일러

BVLGARI & Elizabeth Taylor
신비로운 눈매와 고전적인 아름다움으로 1950~1960년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여배우로 자리매김한 엘리자베스 테일러. 그녀는 저서 < My Love Affair with Jewelry >를 통해 자신이 소유한 주얼리를 직접 소개할 만큼 다채로운 컬렉션을 자랑했고, 이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그중에서도 가장 사랑한 브랜드는 불가리다. 그녀의 전남편 리처드 버턴은 “엘리자베스가 유일하게 할 줄 아는 이탈리아어는 ‘불가리’였다”고 언급했으며, 그녀 스스로도 “로마에서 영화 <클레오파트라>를 촬영할 때 가장 큰 즐거움은 불가리 숍을 방문하는 것이었다”고 밝혔을 정도. 그녀가 불가리에서 직접 구매하거나 남성에게 선물 받은 수많은 주얼리는 ‘엘리자베스 테일러 프라이빗 컬렉션’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2010년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전시에 소개했고, 2011년엔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되어 옥션 역사상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살아생전 가장 아낀 주얼리는 총 60.5캐럿에 달하는 16개의 팔각형 에메랄드가 다이아몬드로 둘러싸인 디자인의 볼드한 네크리스. 1962년 리처드 버턴이 약혼을 기념해 선물한 것으로 1964년 결혼식은 물론, 1966년 아카데미 시상식을 비롯해 이후 중요한 행사마다 이 네크리스를 착용했다. 한편 2002년, 자신의 이름을 건 에이즈 재단의 자선 경매 행사에 리처드 버턴과 함께 영화를 촬영할 당시 선물받은 반지를 내놓기도 했다. “주얼리에 담긴 사랑을 간직하세요!”라는 친필 메모도 함께 전했는데, 그녀에게 주얼리는 기쁨과 흥분을 주는 물건이자 사랑의 징표였기 때문이다. 불가리는 브랜드의 좋은 친구이자 영원한 뮤즈인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기리며 ‘디바(Diva)’ 컬렉션을 출시해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케임브리지 공작 윌리엄과 공작부인 캐서린의 결혼식을 기념한 영국 왕실 가족사진




‘헤일로’ 티아라

CARTIER & British Royal Family
까르띠에의 또 다른 이름은 ‘왕의 주얼러 그리고 주얼러의 왕(the jeweler of kings and the king of jewelers)’이다. 이는 영국 왕이자 인도의 황제였던 에드워드 7세(빅토리아 여왕의 장남)가 남긴 말로 브랜드와 왕실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까르띠에는 20세기 초 전 세계 왕실을 고객으로 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다양한 나라의 왕실에 주얼리를 공급했다. 특히 1902년 에드워드 7세의 즉위식을 위한 티아라를 제작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04년 주얼리 메종 가운데 최초로 영국 왕실 공식 보석상으로 임명됐다. 이후 1936년에는 훗날 조지 5세가 되는 요크 공작의 주문으로 ‘헤일로(Halo)’라는 이름의 티아라를 선보인다. 739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와 149개의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로 빛의 후광을 형상화한 이 아름다운 티아라는 조지 5세가 자신의 아내인 머더 퀸에게 선물한 것으로, 이후 엘리자베스 2세가 18세 생일을 맞아 어머니에게 물려받는다. 그녀가 즉위식에서 착용한 것 역시 이 ‘헤일로’ 티아라. 그뿐 아니라 현대에 이르러 2011년 4월 29일, 케임브리지 공작부인 캐서린이 윌리엄 공작과의 결혼식에서 이를 다시 한 번 착용한다. 80여 년이란 오랜 시간을 거쳐 영국 왕실 대대로 전해져 내려온 역사적 주얼리인 것은 물론, 왕실이 사랑한 주얼러 까르띠에의 면모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디자이너 잔 슐럼버제가 디자인한 에나멜 뱅글. 일명 ‘재키 브레이슬릿’ 이라 불렸다.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TIFFANY & CO. & Jacqueline Kennedy Onassis
미국 현대사와 맥락을 함께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유서 깊은 브랜드 티파니. 대통령을 비롯한 유명인과 미국 상류층이 티파니의 제품을 즐겨 사용했다. 일례로 1861년 에이브러햄 링컨은 부인인 메리 토드 링컨에게 진주 네크리스와 브레이슬릿을,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는 프랑스 드골 대통령 내외에게 은 제품을 선물하기도 했다. 특히 존 F. 케네디의 영부인이자 영원한 스타일 아이콘으로 회자되는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는 브랜드와 가깝게 지낸 인물 중 하나. 그녀는 더블데이(Doubleday)라는 출판사에서 에디터로 일하던 당시 티파니와 협업으로 책을 출간하는가하면, 1987년 브랜드 설립 150주년을 기념해 출간한 < Tiffany’s 150 Years >에 직접 서평을 쓸만큼 이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딸 캐럴라인을 출산하고 케네디에게 선물 받은 것 또한 티파니의 진주 이어링. 한편 티파니에는 그녀의 이름을 따서 일명 ‘재키 브레이슬릿’이라 불리는 컬러풀한 뱅글이 있다. 그녀가 퍼스트레이디 시절부터 늘 착용해 붙은 이름이다.




세 줄의 진주와 영롱한 다이아몬드의 조화가 그녀의 우아한 아름다움과 닮았다.




반클리프 아펠의 진주 주얼리 세트를 착용한 그레이스 켈리

VAN CLEEF & ARPELS & Grace Kelly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과 골든 글로브를 거머쥔 세기의 여배우이자 일국의 왕비. 짐작했겠지만 이 동화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은 그레이스 켈리다. 그녀는 은퇴 후 모나코에서 레니에 3세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곧 결혼을 약속한다. 이 커플이 약혼의 징표로 택한 것은 다름 아닌 반클리프 아펠의 주얼리. 뉴욕의 반클리프 아펠 부티크에서 세 줄로 이루어진 볼드한 진주 네크리스와 브레이슬릿, 그리고 여기에 어울리는 진주 링과 이어링 세트를 구매한다. 그리고 3개월 후, 반클리프 아펠은 모나코공국 지정 공식 주얼러가 되어 그레이스 켈리 대공비를 위한 다양한 주얼리를 제작하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다. 그녀가 소장한 주얼리로는 다이아몬드와 사파이어가 눈부신 데이지 플라워 브로치, 말라카이트와 산호로 만든 알함브라 롱 네크리스, 리옹 에부리페 클립 등이 있다. 1978년, 카롤린 공주의 결혼식에도 반클리프 아펠의 티아라를 착용하고 나타나는데, 이처럼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늘 반클리프 아펠과 함께했다. 모나코 알베르 왕자의 말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모나코공국과 반클리프 아펠의 관계는 언제나 특별했고, 부모님과의 인연은 더욱 그렇습니다. 이들의 주얼리는 그야말로 그레이스 왕비의 가장 소중한 순간에 함께한 징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폴레옹이 조세핀 황후에게 선물한 카메오 진주 티아라. 훗날 조세핀의 손녀인 요세피나 왕비가 이를 물려받는다.




자크 루이 다비드의 작품 ‘나폴레옹 대관식’에서도 쇼메의 주얼리를 찾아볼 수 있다.

CHAUMET & The Empire of Napoleon Bonaparte
주얼리 브랜드 쇼메가 세계적 보석상으로 성장한 배경을 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폴레옹을 중심으로 한 보나파르트 왕가와 이들의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이 특별한 만남이 메종의 근간을 이루기 때문이다. 1780년 설립 이래 유럽 왕실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쇼메는 1802년 나폴레옹의 신임으로 프랑스 왕실 전용 보석 세공사가 되는데, 이후 황제 대관식을 위한 왕관과 예물을 비롯해 모든 주얼리를 제작한다. 현재 루브르 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자크 루이 다비드의 명화 ‘나폴레옹 대관식’에서도 쇼메의 왕관을 쓴 나폴레옹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쇼메는 보나파르트 왕가의 귀부인을 위한 제품도 선보였다. 특히 조세핀 황후는 브랜드의 첫 번째 뮤즈이자 뛰어난 심미안을 갖춘 고객으로, 나폴레옹 황제 대관식에서는 물론이고 이후 공식 석상에서 늘 쇼메의 티아라와 주얼리를 착용해 유럽 귀족 사회에 이와 유사한 스타일이 유행하기도 했다. 현재 브랜드를 대표하는 아이코닉 컬렉션 ‘조세핀’ 역시 그녀의 아름다움을 기리기 위해 만든 것. 방돔 광장에 위치한 쇼메 본사 2층에는 이들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히스토리컬피스와 주얼리 드로잉, 고문서 등을 보관한 박물관이 있다.




고유의 ‘프레드 컬러’ 진주를 사용한 베 데 앙쥬 링




바버라 허턴

FRED & Barbara Hutton
프레드의 창립자 프레드 사무엘은 왕족, 아티스트, 셀레브러티 등 20세기 전 세계 유명인사와 어울리며 이들을 자신의 고객으로 두었다. 그 스스로도 “나는 세계적 유명 스타와의 만남을 통해 진정한 주얼러로 데뷔했다”라고 밝혔을 정도. 모나코 왕비 그레이스 켈리, 미국 여배우이자 유나이티드 아티스츠의 공동 설립자 메리픽퍼드, 프랑스의 시인이자 소설가, 영화감독인 장 콕토 등이 그와 친하게 지낸 인물이다. 그중에서도 1900년대 중반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 중 한 명으로 그루지아의 알렉시스 므디바니 왕자, 덴마크 왕족인 쿠르트 폰 아우크비츠-레벤트플로브 백작, 배우 케리 그랜트, 러시아 이고르 트루베츠코이 왕자 등과 결혼 생활을 한 소셜라이트 바버라 허턴은 특히 프레드의 주얼리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프레드가 선보이는 영롱한 컬러 젬스톤, 핑크빛이 도는 일명 ‘프레드 컬러’ 진주 주얼리가 유색 스톤과 진주를 좋아한 그녀의 취향에 완벽하게 부합했기 때문.




부쉐론의 아콰마린 네크리스, 이어링 세트를 착용한 조앤 크로퍼드

BOUCHERON & Joan Crawford
1920~1930년대에 전성기를 누린 여배우 조앤 크로퍼드는 메종 부쉐론의 충성도 높은 고객이었다. 그녀가 가진 부쉐론의 주얼리 중 가장 인상적인 피스는 아콰마린과 다이아몬드가 어우러진 볼드한 네크리스와 이어링 세트. 그녀는 이 주얼리가 뿜어내는 강렬한 빛이 영감을 불어넣는다고 생각해 중요한 공식 행사나 무대 위에 등장할 때 이를 즐겨 착용했다. 더군다나 이 주얼리에는 또 하나의 특별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조앤 크로퍼드가 숨진 뒤인 1977년, 그녀의 열렬한 팬이던 앤디 워홀이 이 주얼리 세트를 구매했다는 사실! 그는 조앤 크로퍼드가 늘 가까이한 이 주얼리에 그녀의 영혼이 깃들어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막대한 금액을 지불하고 이를 구매했다. 그럼에도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가치를 지녔다고 말했다는 후문.


에디터 이혜미 (hmlee@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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