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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013 FASHION

런던에서 마주한 파리

  • 2013-10-27

지극히 런던스러운 거리, 리젠트 스트리트. 그리고 파리지엔의 감성을 담은 파리 태생의 브랜드 롱샴의 만남. 런던에서 파리를 만났다.

런던 리젠트 스트리트에 오픈한 유럽 최대 규모의 롱샴 플래그십 부티크, 라 메종 인 모션

옐로캡으로 미루어 뉴욕으로 추정되는 도시 속 모던한 초고층 빌딩 숲 사이에 거대한 여인이 등장했다! 마치 현대판 <걸리버 여행기>를 보는 듯한 이미지 속 그녀(모델 코코 로샤)는 거대하지만 경쾌하게 도심을 누빈다. 그리고 그녀의 손에 들린 백은? 바로 롱샴의 쿼드리, 3D, 뉴 레전드, 발잔, 개츠비 스포츠.
1948년 가죽을 입힌 담뱃대로 시작한 브랜드로 르 플리아쥬와 개츠비 등의 베스트셀링 백이 있고,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 좋은 가죽 백을 선보이며, 또 패션업계에 얼마 남지 않은 진짜(!) 100% 가족 기업(아직 창립자 가족이 운영하고 있다)이라는 정도로 알고 있던 롱샴. 그런 롱샴의 모던하면서도 우아한 면모를 새롭게 재발견하게 한 광고 캠페인이다. 얼마 전 방문한 롱샴 F/W 프레젠테이션 현장에서 F/W 시즌 새롭게 선보인 매력적인 가을 컬러를 머금은 3D, 쿼드리, 헤리티지 등 세련되고 다양한 디자인도 눈길을 끌었지만, 그곳에서 마주친 이 임팩트 있고 위트 넘치는 비주얼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리고 지난 9월 <노블레스>로 날아온 롱샴의 초대장. 런던에 오픈하는 유럽 최대 규모의 새로운 플래그십 부티크 오프닝에 초대하는 내용이었다. 그것도 한국에서는 <노블레스>만 유일하게 말이다. 롱샴의 새로운 면모를 더 파헤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1 이번 시즌 롱샴이 야심차게 선보인, 가을 컬러를 머금은 쿼드리 백  2 이번 시즌 ‘크리에이티브 무브먼트’를 컨셉으로 전개하는 롱샴의 새로운 광고 캠페인  3 쿼드리, 3D, 개츠비 등의 여성 컬렉션을 만날 수 있는 1층 공간. RTW와 슈즈 컬렉션도 함께 선보인다.

La Maison in Motion
런던 패션 위크가 막 시작된 9월 14일 저녁, 영국의 고급 쇼핑 지구인 리젠트 스트리트로 향했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는 유럽 최대 규모(약 500m2)의 롱샴 플래그십 부티크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이 부티크 투어가 더 감동적으로 다가온 이유는 아트 디렉터 소피 들라퐁텐(Sophie Delafontaine, 창립자 장 카세그랭의 3대손)과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마리 사빈 르클레르크(Marie-Sabine Leclercq)가 직접 안내해주었기 때문. 먼저 다가와 인사를 건넨 롱샴의 회장 필립 카세그랭과 CEO 장 카세그랭(창립자와 이름이 같다), 그리고 직접 부티크 투어 안내를 자청한 소피 등 전혀 격식을 따지지 않고 누구든 가족의 일원인 듯 친근하게 대하는 그들을 보며 롱샴 패밀리 특유의 따뜻함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Ground Floor
고풍스러운 외관을 바라보며 도어맨이 열어주는 높고 무거운 문을 지나 매장에 들어서니 환하고 밝은 느낌의 1층 공간이 펼쳐졌다. 바로 여성을 위한 공간이다. 롱샴이 야심차게 선보인 최신 컬렉션 쿼드리를 비롯해 개츠비, 발잔, 레전드, 3D, 글루스터 등 롱샴의 대표 가죽 제품이 한눈에 들어오며 다채로운 컬러의 향연이 눈을 즐겁게 한다. “이게 바로 제가 항상 강조하는 ‘Optimistic Luxury’의 모습 그 자체예요. 하이엔드라고 해서 꼭 접근하기 어렵고 무게만 잡으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롱샴을 누구나 즐겁게 누릴 수 있길 바랐어요”라는 마리의 설명.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이번 시즌 컬러와 텍스처 대비를 통해 빛과 그림자 테마를 표현한 RTW 제품이 눈에 들어온다(국내에서는 한정된 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RTW를 다양하게 볼 수 있어 반가웠다)! 소피는 “2006년부터 RTW도 함께 선보였어요. ‘롱샴 우먼’을 제대로 표현해내기 위해선 실루엣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려면 의상이 필요했죠. 단순한 백 브랜드가 아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도약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요”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엔 롱 & 린 실루엣을 키워드로 해 양가죽, 울, 폭스 등의 포근한 소재와 함께 화이트, 블랙, 카키, 플럼 등의 깊이감 있는 컬러가 눈길을 끌었다. “작년에 런칭한 슈즈 컬렉션도 주목해주세요. 슈즈까지 더해 풀 컬렉션을 완성했죠. 백 라인의 특징을 반영하면서도 미니멀한 디자인에 고급스러운 컬러를 가미해 반응이 좋아요. 이번 시즌에는 가죽 소재의 레이스업 부티, 슬립온 스타일 로퍼, 테니스 슈즈 등을 선보였어요. 자, 그럼 올라가볼까요?”




1,2 1층과 2층 중간에 위치한 르 플리아쥬 월드. 한쪽 벽면을 각양각색의 르 플리아쥬 백으로 빼곡히 장식했다.  3 2층 공간에는 러기지와 남성 컬렉션이 펼쳐진다.  4 2층 천장에서 드라마틱하게 떨어지는 조형물로 이 부티크에서 절대 놓쳐선 안 될 볼거리다. 트로이카(Troika)가 제작한 ‘Homograph’ 작품.

Mezzanine
1층에서 우아한 곡선 형태의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2층에 도달하기 전 중간층이 자리하는데, 이곳은 롱샴의 시그너처라 할 수 있는 르 플리아쥬에 헌정한 진정한 ‘르 플리아쥬 월드’다. 한쪽 벽면에 각양각색의 르 플리아쥬를 마치 예술 작품처럼 나란히 진열해 이색적인 느낌을 준다. 맞은편에는 작년에 런칭해 롱샴의 차세대 베스트셀러로 급부상한 르 플리아쥬 뀌르(가죽 버전)도 보인다. 또 하나, 이곳에서는 원하는 소재나 컬러를 적용해 자신만의 르 플리아쥬를 창조할 수 있는 커스텀 메이드 서비스도 선보인다. 막 2층으로 올라서려는데 발길을 멈추게 한, 천장에서 떨어지는 2.5m 높이의 거대한 조형물 하나. 마리는 “영국 왕립 예술학교에서 만나 런던에서 활동하는 3명의 아티스트 그룹 트로이카(Troika)가 만든 ‘Homograph’(한 단어에 다양한 의미를 담은 단어)라는 작품이에요”라고 설명했다. 양극 처리한 옐로 컬러의 알루미늄 플레이트 소재에 기어가 달려 있어 계속해서 움직이는 독특한 작품인데, 보는 각도에 따라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내며 이름 그대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 조형물을 비롯해 계단을 오르며 볼 수 있는 비디오 스크린도 이 부티크의 야심작이에요. 비디오 작품은 프랑스 디지털 그래픽 아티스트 그룹 트라피크(Trafik)에 특별 의뢰한 작품으로 라 메종 인 모션에 역동적인 느낌을 불어넣는 데 한몫하죠. 롱샴은 중요한 플래그십 스토어의 경우 특별한 네이밍을 하는데, 이 런던 부티크는 리젠트 거리에 생기를 불어넣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인 모션’을 넣었어요. 디지털 비디오 스크린이나 설치물 역시 생기를 더하기 위해 세심하게 고려한 것이고요”라는 마리의 부연 설명. 그러고 보니 2011년 3월 홍콩에 오픈한 아시아 최초의 플래그십 스토어에도 ‘라 메종 8’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 기억난다. 중국인이 행운의 숫자로 여기는 8을 넣은 것.

First Floor
이제 2층(그런데 왜 ‘First Floor’냐고? 맞다. 영국에서는 1층을 Ground Floor, 2층을 First Floor라고 지칭한다). 이곳은 남성을 위한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번에는 지나가던 장 카세그랭이 직접 안내를 자청했다. “이곳은 브라운 대리석 바닥이나 다크 컬러의 가죽 장식, 나무 선반 등으로 1층보다 따뜻하면서 중후한 느낌을 살렸죠. 다양한 남성용 가방과 가죽 소품을 비롯해 러기지 제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라운지 공간에서는 쇼핑하다 휴식의 시간도 즐길 수 있고요.”




1 런던의 잇걸 픽시 겔도프  2 롱샴 파티에서 DJ를 맡은 알렉사 청  3 롱샴의 CEO 장 카세그랭과 케이트 모스  4 롱샴의 아트 디렉터 소피 들라퐁텐과 케이트 모스, 그리고 미셸 카세그랭

Union Jack in Legende
이렇게 특별한 부티크에 특별 에디션이 빠질 리 없다. 1층에 전시한 ‘귀하신’ 스페셜 런던 에디션을 소피가 직접 소개했다. 영국 느낌 물씬 풍기는, 영국 국기 유니언잭을 새긴 클래식 레전드가 그것. 50개 한정으로 오로지 ‘라 메종 인 모션’에서만 만날 수 있다.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왜 롱샴의 베스트셀러인 라 플리아쥬가 아닌 레전드를 택했을까? 소피는 “케이트 모스가 롱샴의 광고 캠페인을 촬영하던 중 아직 완성 전인 레전드 백을 보고 레드 라이닝으로 포인트를 더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죠. 레드 라이닝을 가미해 2007년 런칭한 레전드 백은 대성공을 거두었어요. 아마도 그것이 케이트 모스와의 첫 컬래버레이션일 거예요”라고 설명했다. 롱샴의 절친한 친구인 케이트 모스의 고향 런던에 오픈하는 이 특별한 부티크에서 그녀와의 추억을 기념하기 위해 레전드 백을 선택하다니. 롱샴의 세심하고 따뜻한 배려에 다시 한 번 감탄한 순간이다.




1 2013년 F/W 시즌 새로운 컬러로 선보인 3D백  2 라 메종 인 모션을 위한 스페셜 에디션

Longchamp Night in London
9월의 런던 날씨는 매우 스산했다. 하지만 절로 몸이 움츠러드는 추운 날씨임에도 롱샴의 런던 부티크 오프닝 파티는 ‘뜨거웠다’. 우선 게스트들의 흥을 돋우는 음악을 선사한 것은 일일 DJ 알렉사 청과 픽시 겔도프. 둘 다 영국의 잇 걸이 아닌가. 또 케이트 모스, 조 샐다나, 릴리 콜, 코코 로샤, 믹 재거 등 롱샴과의 우정을 자랑하는 많은 친구들이 부티크를 찾았으니 그 열기를 짐작할 수 있을 듯. 모두 함께 런던 리젠트 스트리트의 새로운 랜드마크 탄생을 축하하며 파티를 즐겼다.
런던 부티크 투어와 파티 등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롱샴을 만났다. 롱샴은 분명히 새로워지고 한층 젊어졌다. 그러면서도 소피가 그토록 강조한 롱샴만의 타임리스함은 잃지 않았다. 그 비결? 100% 가족 기업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모험을 감행할 수 있고, 또 롱샴을 무엇보다 사랑하는 따뜻한 롱샴 패밀리가 든든히 뒷받침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Sophie’s Special Comment
“<노블레스> 독자를 위해 특별히 다음 시즌 컬렉션을 살짝 공개할게요. 이번엔 세계곳곳으로 여행을 떠났어요. 호주 테마에서는 다양한 프린트에 오렌지와 옐로 등을 더한 밝고 캐주얼하며 스포티한 스타일을, 포시타노 테마에서는 이탈리아 리비에라 지역의 감성이 느껴지는 코럴 핑크와 라군 블루 등 깊은 컬러감의 우아한 스타일을, 보스와나 테마에서는 그래픽 패턴이 돋보이는 화이트·블랙·카키 톤의 시티 스타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매 시즌 테마는 바뀌지만 롱샴은 모던하면서 동시에 따뜻한 브랜드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어요.”

Marie’s Special Comment
“롱샴의 ‘크리에이티브 무브먼트(Creative Movement)’ 컨셉을 꼭 언급하고 싶어요. 작년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만들어낸 컨셉으로 롱샴 브랜드 자체, 그리고 롱샴 우먼을 표현하는 데 이보다 적절한 단어는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롱샴의 DNA에서 출발했으니까요. 우선 달리는 경주마 로고는 롱샴의 계속되는 변화의 움직임을 상징해요. 또 60여 년의 역사를 뒤돌아볼 때 파이프에서 시작해 백, 액세서리, RTW, 슈즈 등 다양한 영역으로 끊임없는 확장을 시도해왔어요. 뿐만 아니라 르 플리아쥬처럼 틀을 깨는 제품, 제러미 스콧이나 마리 카트란주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아방가르드한 제품을 선보이는 등 창의력 넘치는 행보를 보여왔죠. 이것이 모두 ‘크리에이티브 무브먼트’였어요. 이번 시즌에는 ‘Bigger than Life’를 키워드로 에너지와 컬러가 넘치는 롱샴 세계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에디터 이서연 (janicelee@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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