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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2016 FASHION&BEAUTY

오래된 미래

  • 2016-12-09

스위스의 유서 깊은 워치메이커 바쉐론 콘스탄틴이 1395년 조선의 밤하늘을 시계 다이얼 위에 옮겨 담았다. 전통을 수호하기 위한 헤리티지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두 번째 헤리티지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한 어책함(위)과 어책(아래)

Vacheron Constantin 

바쉐론 콘스탄틴은 지난해에 설립 260주년을 기념하고자 한국문화재단과 손잡고 전통 공예 기술을 통해 함(函)을 제작하는 ‘헤리티지 프로젝트’를 전개했다. 그 뜻을 함께한 국내 무형문화재인 소목장 박명배, 옻칠장 손재현, 두석장 박문열 3인의 손끝에서 예술 작품을 방불케 하는 위엄 있는 함이 탄생, 시간의 의미와 함께 장인정신의 가치를 깊이 새겼다. 그 후 1년여가 지난 올해 11월, 드디어 두 번째 헤리티지 프로젝트를 세상에 공개했다. 이번엔 한국의 귀한 문화유산 중 하나인 천문학에 집중했다. 1395년 조선 밤의 하늘을 관측해 별자리를 새긴 대표적 석각 천문도이자 국보 제228호인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를 모티브로 삼아 메티에 다르(Metiers d’Art) 컬렉션 워치, 그리고 또 하나의 특별한 함을 만든 것. 먼저 천상열차분야지도에 대해 설명하자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전천(全天) 천문도 중 하나로 1467개의 별을 거리와 밝기에 따라 세세하게 표현해 당대의 천문 지식과 정치사상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 문화재다. 전통문화 계승에 대한 사명이 남다른 바쉐론 콘스탄틴은 이에 존경을 표하고자 시계 다이얼과 함에 별자리를 담은 특별한 작품을 준비했다.





메티에 다르 트리뷰트 투 더 스카이 차트 오브 1395

우선 인하우스 셀프와인딩 무브먼트 2460 SC로 구동하는 메티에 다르 트리뷰트 투 더 스카이 차트 오브 1395는 지름 40mm의 케이스 안에 담긴 다이얼을 통해 수공예 기술의 정점을 경험할 수 있는 유니크 피스로 오직 한국에서만 선보인다. 보는 순간 감탄사를 자아내는, 별무리를 담아 낸 반투명의 푸른 다이얼을 만들기까지는 오랜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다. 금사를 가늘게 꼬아 스케치 작업을 한 뒤 그 내부와 외부를 에나멜링 기법 중 하나인 클루아조네 그랑푀 에나멜(cloisnoen grand feu enamel)로 수차례 채색하고 굽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후 금을 녹여 수만개의 반짝이는 별을 새겨 넣는데, 천문도의 표기 방법과 마찬가지로 별의 거리와 밝기에 따라 선명도와 크기를 달리한 섬세함이 돋보인다. 이를 위해 세 차례 레이어링 작업을 거쳤을 정도.






정교한 공예 기술과 장인의 예술적 감수성을 엿볼 수 있는 시계 제작 과정

한편 두 번째 헤리티지 프로젝트의 소재인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어떤 방식으로 재해석할지 논의하는 과정에서 바쉐론 콘스탄틴과 한국문화재단은 조선 왕실과 종묘사직을 상징하는 어책(御冊)과 어책함(御冊函)을 떠올렸다. 이는 왕위 책봉 시 옥쇄와 함께 왕에게 전달하던 책, 그리고 그 책을 담던 함을 가리킨다. 본래 어책에는 왕의 업적을 기리는 내용이 적혀 있는데, 이번 프로젝트를 위한 어책에는 전통 천문학의 핵심 원리를 상징하는 28개의 별자리를 그려 넣었다. 조선의 밤하늘을 감상할 수 있도록 책을 펼친 상태 그대로 어책함에 보관했다.
이처럼 바쉐론 콘스탄틴은 공예 기술을 비롯한 소중한 지식과 유산을 다음 세대에게 전달하는 시대적 교량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메티에 다르 컬렉션을 비롯해 장인정신이 깃든 시계를 만들고 전 세계에서 열리는 각종 전시회를 포함해 예술, 문화 분야에 대한 후원을 아끼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 전통문화에 대한 헌신을 넘어선 이들의 사명은 당분간 지속될 예정이며 이것이야말로 메종을 최상의 워치메이커로 존재하게 하는 이유다.


에디터 이혜미(hmlee@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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