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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2016 CITY NOW

이게 바로 공공 예술 트렌드

  • 2016-12-15

지금 안양이 공공 예술로 물들고 있다. 3년에 한 번씩 열리는 공공 예술 트리엔날레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때문이다.

안양예술공원 랜드마크인 MVRDV의 ‘안양 전망대’

완연한 가을을 지나고 있는 이때, 도시 전체를 예술로 휘감은 안양시는 마치 하나의 거대한 미술관과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2005년에 시작해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nyang Public Art Project, APAP)’덕분. 10월 15일부터 12월 15일까지 두 달간 이어지는 APAP는 안양 시내와 안양예술공원 일대를 안양의 지역성, 지형, 문화, 역사 등에서 영감을 얻은 다양한 맥락의 공공 예술로 열심히 채웠다. 2015년 샤르자 비엔날레 큐레이터 주은지가 예술감독을 맡은 이번 트리엔날레가 던지는 질문은 ‘예술을 통해 어떻게 가치 있는 공동의 순간을 경험할 것인가?’ 그리고 ‘예술은 사회 속 공동체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까?’와 같은 예술을 통한 공공성 추구. 이와 함께 그녀는 지난 4회 동안 구축해온 APAP의 가치관을 총체적으로 섭렵하는 시도를 했는데, 포르투갈의 현대건축 거장 알바루 시자 비에이라(Alvaro Joaquim de Melo Siza Vieira)가 제1회 APAP 당시 제작한 안양 전망대에, 바이런 김이 새롭게 깃발을 꽂아 ‘하늘색 깃발(안양)’을 설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것을 포함해 무려 140여 점에 달하는 작품이 전 세계 20여 명(팀)의 작가와 안양 지역 예술가, 예술 단체의 손을 거쳐 완성되었다.







안양공공예술 프로젝트 개막식에서 공개한 ‘안양파빌리온’ 내부



제1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대표 작품인 알바루 시자 비에이라의 ‘안양파빌리온’

11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APAP는 매회 변화를 꾀했다. 1·2회는 조형물 제작, 3회는 프로그램, 4회는 아카이브를 조명한 데 이어 올해는 공공 예술의 새로운 트렌드를 살피며 다양한 장르로 진화를 거듭해왔다. 아무래도 공공 예술은 회화, 조각, 설치 등으로 장르가 한정적이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올해, 공공 미술의 전반적인 트렌드를 연구하며 공공 예술의 다양성 측면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다.







1 Dosa, On site at the Pulitzer Arts Foundation, 2015 사진 제공. dosa, inc
2 크리스티나 김의 돌베개 제작 워크숍

무엇보다 미술과 건축, 영화, 패션, 미디어, 디자인, 글쓰기, 사운드, 퍼포먼스 등 공공 예술의 새 분야 발굴과 풍부한 콘텐츠가 하이라이트. 특히 패션 분야는 APAP도 처음 도전한 장르로, 미국 패션 브랜드 ‘도사(Dosa)’를 설립한 디자이너 크리스티나 김이 가방을 제작해 배포하고, 안양천 일대 바위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쿠션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며 공공 예술의 다양화에 가세했다.
APAP를 알차게 즐기기 위해서는 다채로운 장르의 작품이 도시 전체에 걸쳐 퍼져 있는 만큼 자신만의 관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박가희 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는 ‘APAP 5’를 가리켜 “이번 에디션은 기록과 전시를 중심으로 한 예년에 비해 프로덕션에 초점을 맞춘 듯하다. 도시 곳곳에서 시차를 두고 펼치는 다양한 활동은 마치 점조직처럼 도시에 개입하고 있다. 어쩌면 이런 성격이 APAP의 원래 취지에 부합할 수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녀는 “전체를 둘러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관심 있는 작품을 골라서 보는 감상법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임흥순과 박보나의 작품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하며 눈여겨볼 만한 작품을 제안했다.
지난해에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한국 작가 최초로 은사자상을 수상한 임흥순이 선보이는 중편영화 <려행>은 여성 새터민의 삶을 담은 작품으로 안양 삼성산과 예술공원 일대를 배경으로 해 이번 행사와 연관성도 깊다. 록 밴드 건스 앤 로지스(Guns n’ Roses)의 동명 원곡 연주 퍼포먼스를 담은 박보나의 영상 ‘Paradise City’는 시민을 주인공으로 한 뮤직비디오로,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고민하고 이상적인 미래를 상상하는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해 안양역과 김중업박물관에서 상영 중이다.







마이클 주의 설치작품 ‘중간자(안양)’

이번 행사의 주인공이 시민, 즉 공공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작품은 그 외에도 많다. 아르헨티나 작가 아드리안 비야르 로아스(Adrian Villar Rohas)는 그동안 미국과 유럽 여러 도시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새둥지 프로젝트’를 한국에서 처음 공개했는데, 진흙으로 새 둥지 80~100개를 만들며 시민과 함께 시내 곳곳에서 협업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수상자 믹스라이스(조지은, 양철모)가 안양 노동자를 위한 워크숍을 진행한 후 이를 바탕으로 제작한 영상 ‘21세기 공장의 불빛’도 챙겨 보면 좋은 작품이다. 안양예술공원에 있는 안양 파빌리온은 단연 APAP의 중심축. 이곳은 최정화의 손을 거쳐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예술·과학 융·복합 워크숍을 기획해온 그룹 ‘하우스 오브 내추럴 파이버’는 11월 한 달간 메이커, 디자이너, 예술가, 과학자, 요리사, 교육자, 뮤지션과 시민의 공공 워크숍을 진행하며 공원과 도시를 무대로 일상과 예술의 조화를 꾀하기도 했다.
시민의 활발한 참여를 이끌어낸 APAP 5는 이렇듯 우리의 일상에 함께하는 예술을 제안하며 세계 공공 예술의 경향과 흐름을 살피고, 공공 예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안하는 데 주력했다. 시민과 작가가 모여 공공 예술의 정체성과 공공성을 고민하고, 공공 예술의 기능과 가능성을 확장하는 안양발 공공 예술의 향연이 3년 뒤에도 지속되길 바란다.


에디터 김이신(christmas@noblesse.com)
백아영(프리랜서) 사진 제공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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