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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015 LIFESTYLE

Awesome, Italian Job

  • 2015-05-20

마세라티의 6세대 콰트로포르테를 타면서 이런 감상이 들었다. 이 차, 참 근사하게 섹시하다고. 고성능 대형 스포츠 세단을 이런 감성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건 아마 이탈리아밖에 없을 거다. 그러면서 동시에, 아이러니하게도 ‘이탤리언 잡’이라는 표현이 떠올랐다.

 




고급스러운 그립감의 스티어링 휠과 8.4인치 마세라티 터치 컨트롤 시스템을 갖춘 앞좌석




넓고 여유로운 뒷좌석




‘이탤리언 잡’은 다른 지역의 유럽인들이 이탈리아인의 느리고 조직적이지 않은 일 처리를 두고 놀리듯 가리키는 표현이라고 한다. 그런데 다른 면에서 보면 그들의 과감한 정열과 유쾌한 낭만이 참 부럽기도 하다.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도 그런 부러움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한 차다. 이렇게 섹시하고 근사한 스포츠 세단을 이탈리아의 감성이 아니면 어떻게 만들어낼수 있을까 싶다.
6세대 콰트로포르테는 이전 세대보다 한층 매력적인 보디라인을 갖췄다. 차 안에 앉으면 생각보다 훨씬 길고 큰 덩치에 놀라게 되는데, 더 놀라운건 대형 럭셔리 세단이 흔히 갖춘 풍만한 여유로움, 그 이상의 감상이 느껴진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5세대 모델이 순박하게, 아니 엉성하게 느껴질 만큼 탄탄한 섹시미를 입었다. 사실 이전 세대는 마세라티라는 네임 밸류를 빼면 기억에 남을 만한 임팩트가 덜했다.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도 있었다. 그런데 이 모델은 과하지 않으면서 세련미를 품은 볼륨 있는 몸매에 지성과 기품까지 겸비했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사륜구동인 콰트로포르테 S Q4. 이전의 납작하고 순진해 보이던 헤드램프가 눈꼬리를 올린 채 날렵해진 모습이 첫눈에 들어온다. 도도한 신비감이 느껴진다. 실내 곳곳에도 그런 느낌이 살아 있다. 조금 투박한 듯 보이는 센터페시아의 모니터나 시프트 패들 등은 아쉽지만, 스포티한 스티어링 휠과 계기반, 매끈하게 뻗은 대시보드와 풍만한 질감의 폴트로나 프라우 가죽 시트 등은 ‘나 이런 차야’라며 묘한 웃음을 흘리는 것 같다. 으스대는데도 재수 없다기보다는 역시 럭셔리 세단답다는 생각이 든다. 운전석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엔진 스타트 버튼은 르망 레이싱 카의 전통에 따라 스티어링 왼쪽에 자리 잡았다. 이전 모델에 비해 얌전해진 배기음이 아쉽지만, 속도를 높일수록 강렬한 엔진 사운드에 대한 미련을 잊게 된다. 콰트로포르테는 시승한 S Q4와 디젤, GTS까지 3개 모델이 있다. 상위 모델인 GTS는 신형 V8 엔진을 탑재했고, S Q4와 디젤은 다운사이징한 V6 엔진을 얹었다. S Q4 모델은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빠르고 날렵한 가속력을 선보이며 여유 있게 힘을 발휘한다. 중저속에서 편안하면서 세련되게 움직이고, 고속으로 주행해도 안정감이 넘친다. 이전 모델보다 출력이 10마력 높아진 410마력, 최고속도는 270km/h에서 284km/h로, 0-100km/h도 6초나 단축한 4.9초에 이른다. Q4 시스템도 흥미롭다. 평소에는 후륜구동으로 다이내믹하게 주행하다 급히 출발하거나 뒷바퀴가 약간 미끄러지는 상황이 감지되면 즉시 구동력을 최적화해 앞바퀴로 배분한다. 코너에서도 부드럽고 안정적인 건 Q4 시스템의 똑똑하고 민첩한 반응 덕분이다. 겨울의 눈길 주행이 어떨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짧은 시승이었지만 다른 어떤 차와도 비교하기 힘든 유니크한 매력이 느껴졌다. 물론 동급의 독일 메이커 차가 지닌, 완벽을 추구하는 기술과 편의성에는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차는 굉장히 근사하다. 너무 큰가 싶은데 섹시하고, 둔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세련되게 달리며, 날렵하면서 안정적이기까지 하다. 이런 감성의 ‘이탤리언 잡’이라면, 아쉬움과 부족함이 있을지라도 쉽게 거부하긴 힘들 듯하다.


에디터 이정주(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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