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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2015 FEATURE

과학적 이성이 꽃피는 곳,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

  • 2015-06-19

자연과학과 공학, 의학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 창의적 연구를 위한 환경을 조성해 세계 이공계 리더들을 배출하고 있는 명문이다.

임피리얼 칼리지 캠퍼스의 대표적인 건물, 로열 스쿨 오브 마인스 빌딩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은 1907년 에드워드 7세에 의해 설립된 대학으로 로열 칼리지 오브 사이언스(Royal College of Science), 로열 스쿨 오브 마인스(Royal School of Mines)와 시티 앤 길드 칼리지(City & Guilds College)를 통합했다. 영국에서 케임브리지 대학교, 옥스퍼드 대학교와 함께 최우수 대학 중 하나로 꼽히는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은 영국의 대입 과정인 ‘A-Level’의 평균 점수가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에 이어 세 번째로 높으며 입학 심사 과정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대학은 앞선 두 명문대와 다른 점이 있다. 이공계와 의학 연구에 특화한 학교라는 점. 이과에 비상한 관심과 뛰어난 재능을 지닌 학생들이 모여 공부하며, 매일같이 각 분야 연구진의 의견을 전 세계 미디어에서 보도하는 대학이다. 임피리얼 칼리지는 케임브리지, 옥스퍼드, 런던정치경제대학교 등 런던을 중심으로 한 영국 동남부 6개 명문대를 뜻하는 ‘골든 트라이앵글’ 중 하나이기도 하다. 본래 영국의 왕립대학 연합체인 런던 대학교(University of London)에 소속되어 있었지만 2007년 공식적으로 탈퇴해 독립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먼저, 임피리얼 칼리지의 현재 위상을 살펴보자.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의 대학 평가 결과에 따르면 2014-2015년 대학 순위에서 임피리얼 칼리지는 유럽 3위, 세계 9위에 랭크되었고 특히 공학과 기술 분야는 유럽 2위, 세계 6위, 임상과 건강 분야는 유럽 3위, 세계 4위에 올랐다. 또 연구 평판도, 졸업생 평판도, 논문 피인용도 등을 기준으로 신뢰도 높은 결과를 내놓는 대학 평가 기관 QS가 발표한 2014-2015년 순위에서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 이어 케임브리지 대학과 함께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최근 몇년간 4위를 기록하다 이번에 2위로 뛰어올라 더욱 높아진 위상을 증명한다(하버드 대학교와 옥스퍼드 대학교가 3, 4위로 그 뒤를 잇는다).




생체공학 연구가 이루어지는 사우스켄싱턴 캠퍼스의 베서머 빌딩

임피리얼 칼리지는 자연과학대학, 공과대학, 의과대학의 3개 주요 분야 아래 40여 개 학과와 연구기관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2003년 경영전문대 학원을 추가로 설립했다. 1907년 설립 당시에 비해 현재 가장 큰 변화를 보이고 있는 분과는 의과대학이다. 1988년 세인트 메리스 병원(St. Mary’s Hospital), 1997년 웨스트민스터 병원 의과대학(Westminster Hospital Medical School)과 로열 의과대학원(Royal Postgraduate Medical School), 2000년에는 케네디 류머티스학 기관(Kennedy Institute of Rheumatology)과 합병하는 등 어느덧 영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의학부의 모습을 갖췄다. 현재 런던 중심가에 여러 개의 병원을 보유하고 있어 학생들이 이론뿐 아니라 임상 경험을 풍부하게 쌓을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있다. 전 세계에 협력 병원도 많은데 한국에선 서울아산병원이 임피리얼 칼리지와 협약을 맺고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학교를 설명할 때 꼭 따라붙는 표현이 있다. ‘연구 중심 대학’이라는 것. 이 표현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 걸까? 임피리얼 칼리지의 교육 철학은 과학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둔다. 앞서 말한 의과대학 외에도 각 분야에서 세계에 협력 연구 단체를 두고 있다. 또 이공계 여러 학문의 기반을 닦은 이들과 세계적 과학자로 교수진을 꾸렸는데, 올해 기준으로 73명의 교수진이 영국 학자들이 최고 영예로 생각하는 왕립학회 팔로십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소수정예로 운영하는 수업도 빼놓을 수 없다. 교수 한 명당 학생 수가 12명 정도로 학생과 교수가 연구 과정에서 긴밀히 소통하며, ‘과학적 지식이 국가를 보호하고 부강하게 한다’는 학교의 표어대로 현실에 적용 가능하고 인간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 성과는 페니실린을 발견한 알렉산더 플레밍(Alexander Fleming)과 생화학자이자 면역학자인 로드니 로버트 포터(Rodney Robert Porter), 파키스탄의 이론 물리학자 압두스 살람(Abdus Salam), 화학자 제프리 윌킨슨(Geoffrey Wilkinson) 등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이 지금까지 배출한 14명의 노벨상 수상자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동문을 좀 더 살펴보자. 인도의 정치가 라지브 간디(Rajiv Gandhi), 소설가 허버트 조지 웰스(Herbert George Wells), 20세기를 대표하는 철학자 중 한 명인 앨프리드 노스 화이트헤드(Alfred North Whitehead) 등이 이곳에서 수학했다. 그뿐 아니다. 록 밴드 퀸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Brian May)가 임피리얼 칼리지에서 물리와 수학을 전공한 뒤 대학원에서 우주물리학 박사 과정을 밟은 것은 잘 알려진 사실.




해머스미스 캠퍼스의 의학 분과 건물ⓒ Imperial College London / Christian Richters




최신 시설을 자랑하는 사우스켄싱턴 캠퍼스의 알렉산더 플레밍 빌딩ⓒ Imperial College London / Tanya Lloyd

임피리얼 칼리지는 졸업생에 관한 인상적 자료가 공개되면서 더욱 많은 이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영국 교육통계청이 발표한 한 자료에 따르면 임피리얼 칼리지의 졸업생은 영국의 모든 대학 중 평균 초봉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돈을 잘 버는 동문이 많다는 사실이 학교의 위상을 대변하진 않지만 그만큼 졸업생이 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그 이유는 학문을 깊이있게 연구하면서 동시에 실용성을 추구하는 임피리얼 칼리지의 교육이 사회에서 빛을 발하기 때문. 그리고 2013-2014년 입학생 중 영국 학생은 36%에 불과할 정도로 전 세계에서 모인 학생이 함께 수학하며 국제적 감각을 키울 수 있어 글로벌 시대에 적합한 인재를 배출한다는 것도 한 가지 이유다.
학교의 규모가 커지고 병원이 늘어나며 해머스미스, 패딩턴 등 런던 시내 곳곳에 부속 기관이 생겼지만 임피리얼 칼리지 교육의 중심지는 사우스켄싱턴의 캠퍼스다. 이곳에는 설립 당시부터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건 물과 최신식 시설을 자랑하는 모던한 건물이 공존한다. 공원이 많은 런던의 대학답게 캠퍼스 한복판에 아름다운 녹지 공간이 있고, 87m 높이로 캠퍼스의 상징이자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역사적 탑인 퀸스 타워(Queen’s Tower)가 우뚝 솟아 있다. 런던의 부촌으로도 유명한 사우스켄싱턴에는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Victoria and Albert Museum), 자연사박물관(Natural History Museum), 사이언스 뮤지엄(Science Museum) 등 박물관이 몰려 있고 세계 최대 클래식 음악 축제 BBC 프롬스가 열리는 로열 앨버트 홀(Royal Albert Hall)도 학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다. 그래서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은 탁월한 교육과정이나 연구 시스템 외에도 풍부한 문화적 요소를 갖춘 주변 환경까지 뛰어난 대학으로 꼽힌다.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수학한 한국과 영국의 동문 3명을 인터뷰했다. 그들이 기억하는 모교는 글로벌 사회에 꼭 필요한 기술과 자립성을 키워준 학교라는 것이다.




 

서울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박형동
서울대학교에서 자원공학을 전공하고 석사 과정을 밟은 뒤 유학을 떠났다. 임피리얼 칼리지에서는 어떤 공부를 했나? 학부 때부터 관심을 가진 지질공학으로 임피리얼 칼리지에서 박사 과정을 마쳤다. 유학을 떠난 것이 1990년인데 당시 에너지자원 개발이나 대규모 건설 공사 시 땅의 공학적 특성을 연구하는 지질공학은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분야였고, 국내엔 전문가가 없었다.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이 지질공학 분야가 태동한 학교라 세계 최고 교수진이 모여 있기 때문에 고민 없이 선택했다. 막상 가서 보니 내 전공 외에도 이공계의 저명한 교수들이 모여 있는 학교였다.
그 당시는 인터넷 사용조차 일반화되지 않은 시기다. 임피리얼 칼리지는 학문적으로 어느 정도 디지털화되어 있었나? 컴퓨터 기술을 활용해 지질 조사 내용을 데이터화하고 지도를 만드는 건 유학 가서 처음 보았다. 과거의 아날로그적 조사와 달리 디지털 사용이 일반화되어 있었다. 물론 현재는 인공위성에서 사진을 찍어 광물자원을 탐사하는 수준이다.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의 차별화된 교육 방식은 무엇인가? 영국의 박사 과정은 수업 없이 바로 연구를 한다. 나는 지질공학에 대한 수업을 듣고 싶어서 석사 과정 수업을 청강했는데 우리나라와 달리 선택과목은 거의 없고, 전체 전공 과정을 마치 고등학교 시간표를 보듯 패키지로 운영하고 있었다. 일부 주제는 한 학기가 아니라 핵심적 내용을 단 몇 주 동안 강의하는 모듈식 교과목을 운영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커리큘럼을 효율적으로 유연하게 운영하는 것에 깜짝 놀랐고, 역시 이공계 최고의 명성을 지닌 학교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당 분야에서 세계 최고 교수진의 강의를 들은 경험을 지금 강의할 때도 적용할 것 같다. 그들의 강의 내용엔 군더더기가 없었다. 최신 자료까지 모두 포함되어 아주 재미있었고, 프레젠테이션은 잘 만든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하듯 진행하기도 했다. 교수들이 많은 시간 강의를 준비해왔다는 사실이 그대로 느껴졌다. 나도 그렇게 강의를 준비하려고 노력한다. 또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몇 명의 교수가 협력 강의를 하는 것이 당시에는 충격이었다. 한 과목을 여러 교수가 함께 디자인해 교과과정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강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융합을 서슴지 않고 외부 전문가까지 끌어들여 토론하는 것은 내가 느낀 임피리얼 칼리지의 학풍이기도 하다. 그런 경험을 내 강의에 종종 적용해 세미나를 개최하거나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함께 연구하기도 한다. 내가 대학원 연구실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도 자율과 융합이다.
캠퍼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공간이 있다면 어디인가? 로열 스쿨 오브 마인스에 위치한 학과 도서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중앙 도서관 외에 학과별 도서관에는 전공 관련 서적뿐 아니라 구하기 힘든 국제 학회지 등이 비치되어 있었다. 최근에 영화 <킹스맨>을 보다 로열 스쿨 오브 마인스 건물이 나오는 것을 보고 반가웠다.(웃음) 또 캠퍼스는 아니지만 학교 근처에 있던 사이언스 뮤지엄도 기억에 남는데, 런던에 있는 대부분의 미술관이 그렇듯 입장료가 없는 데다 영국 산업혁명 시절의 기계를 포함해 알찬 볼거리가 많아서 가끔 들러 머리를 식힌 추억의 장소다.
현재 서울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연구는 무엇인가? 최근에는 에너지자원 분야에 IT 기술을 융합해 스마트폰 앱을 통한 지반 조사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고, 외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초·중·고교생의 에너지자원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에너지 캠프 같은 행사도 진행한다.
임피리얼 칼리지는 동문 활동도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때 한국 동문회 총무를 맡기도 했다. 지금은 자주 참여하지 못하지만 조기 유학이 늘어 학부 때부터 유학을 떠난 이들도 많이 참여하면서 잘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작년에는 런던에 출장 갔을 때 임피리얼 칼리지에서 열린 동문 행사에 잠시 참가했는데, 전공별로 개최하는 축제 같은 분위기였다.




 

유모티프 CEO, 브루스 헬먼(Bruce Hellman)
임피리얼 칼리지에서 MBA 과정을 밟은 것으로 알고 있다. 임피리얼 칼리지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세계적 명성이 높다는 점에 끌렸다. 지속적으로 상위 랭킹에 오르면서 경영전문대학원 또한 위상이 높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임피리얼 칼리지에서 MBA를 이수하며 배운 파이낸스, 기획 등 여러 과목이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는 사업적 도전에 큰 도움이 됐다.
유모티프(uMotif)라는 회사의 CEO이자 공동 설립자다. 디지털 건강관리 분야에서 혁신적 개발을 하는 젊은 회사로 알려져 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듣고 싶다. 우리는 애플리케이션과 웹사이트를 통해 환자들이 스스로 건강관리를 하고 의사에게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의사들은 유모티프에서 개발한 앱과 착용 가능한 장치나 센서를 통해 환자의 증상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고 환자가 자각하지 못하는 증상까지 알게 된다. 특히 당뇨병과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현재 영국의 국민 의료 서비스 NHS(National Health Service)를 비롯해 미국과 호주에서도 우리의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2012년 회사를 설립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글로벌 기업 세르코(Serco)에서 경영 컨설팅을 했다. 세르코에서 일하면서 임피리얼 칼리지 MBA 과정을 밟았는데 그때 회사 설립을 결심했다.
유모티프는 설립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시스코 BIG 어워드(Cisco British Innovation Gateway Awards)를 수상했고 연이어 <리얼 비즈니스(Real Business)>, <옵저버(The Observer)> 등 주요 매체에서 주관하는 상을 받으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임피리얼 칼리지에서 받은 교육이 현재 커리어에 어떻게 연결되고 있나? 배운 것을 매일매일 활용한다고 말할 수 있다. 임피리얼 칼리지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세계적 회사를 경영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당시 회사 운영에 필요한 광범위한 경험과 스킬을 쌓을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 시절을 돌아보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 학교 근처 사우스켄싱턴에 자리한 거대한 홀, 로열 앨버트 홀에서 열린 졸업식이다. 런던의 역사적 홀에서 학위를 받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이었다.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동문은 누구인가? 많지만 1순위로 알렉산더 플레밍을 꼽고 싶다. 혁신적 개발로 수많은 사람의 삶을 바꿨으니까.
마지막으로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얻은 가장 큰 재산이 있다면?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은 그 명성을 좇아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학생이 모여드는 학교다. 다양한 국가의 학생이 모여 공부하므로 추후 국제적 네트워킹이 가능하며, 그런 것이 큰 재산으로 남는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전문 연구원, 강유회
중학교 때부터 영국에서 공부했는데, 영국의 교육 시스템이 잘 맞았는지 궁금하다. 영국에서는 한국이나 미국과 달리 고등학교에서 세 과목을 택하게 한다. 학교마다 조금씩 다른데 좋은 사립학교일수록 선택과목을 많이 택할 수 없다. 크게 보면 대학 전공과목을 몇 가지 미리 정하는 셈이고, 이후 대학에서 좀 더 세부적으로 공부한다. 좋아하는 것을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고 나와 잘 맞은것 같다. 당시 나는 과학 쪽을 선택했다.
임피리얼 칼리지에서는 무슨 공부를 했나? 생물학을 전공했다. 영국에서 계속 교육을 받다 보니 독립적으로 사고하고 결정하는 훈련이 되어,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계속 찾게 됐다. 고등학교 때 생물을 좋아해 관련 연구를 할 수 있는 대학에 가고 싶었는데, 임피리얼 칼리지가 병원을 여러 개 가진 학교라 다양한 임상 연구가 가능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이후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면역학으로 박사 과정을 밟았고 협업 시스템을 갖춘 미국 하버드 메디컬 스쿨에서도 연구했다. 지금도 회사에서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석사 과정을 밟지 않고 바로 박사로 넘어가는 것이 가능했나? 학부 마지막 해에 공부한 면역학을 좀 더 연구하고 싶었는데, 성적이 좋고 연구 주제가 잘 이어진다면 바로 박사 과정을 밟을 수 있는 제도가 있었다.
직접 경험해본 임피리얼 칼리지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문제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무엇이든 도전해 혁신적 해답을 찾도록 교육하는 거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주관을 확립하고 새로운 것을 찾는 법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학교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이 비판적 사고와 분석력,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줘 박사 과정을 밟을 때도 많은 도움이 됐다. 또 저명한 과학자에게 배우고 이론 공부뿐 아니라 병원에서 임상 연구를 많이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수업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아주 열심히 해야 한다. 내 전공의 경우 1년에 20%씩 유급이 될 정도였다.
2001년에 임피리얼 칼리지를 졸업했다. 그곳에서 공부하던 시절이 그리울 때는 언제인가? 학교가 위치한 사우스켄싱턴은 런던에서 상류층 거주지다. 그 동네 분위기를 참 좋아했다. 그리고 학교 안에 퀸스 론(Queen’s Lawn)이라는 잔디밭이 있어 날씨가 좋은 날엔 그곳에 모여 앉아 토론을 하곤 했다. 진행하던 프로젝트나 사회 전반에 대한 이야기 등 아주 다양한 것을 소재로 삼았는데, 교수들도 친구처럼 함께 어울려 자유롭게 토론했다. 그게 딱 영국적인 분위기라 많이 그립다.
지금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임피리얼 칼리지에서의 경험이 얼마나 도움이 되나? 내 연구의 특성상 여러 나라 사람과 교류할 일이 많은 편이다. 이미 런던에서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학교에서 국제적 교류를 할 기회가 많았기 때문에 그때 얻은 국제적 대인 관계 기술이 사회생활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


에디터 안미영 (myahn@noblesse.com)
사진 강태욱, 권순학(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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