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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07

Special Suites

파리의 유서 깊은 건물을 레노베이션해 하이엔드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르시드. 설립 6년 만에 파리 주요 지역 130개 로케이션을 운영하며 색다른 스위트룸으로 각광받고 있는 이들의 탄생 배경과 성공 스토리를 공동대표인 라파엘 엘리 로랭에게 들어보았다.



파리의 신개념 스위트룸
가족이 함께 떠나는 여행에서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숙소가 아닐까. 운 좋게 5성급 호텔 스위트룸을 예약하면 다행이지만, 보통은 2~3명씩 나눠 호텔방을 예약해야 하니 번거롭기 그지없다. ‘아르시드(Archides)’는 이런 불편을 해소하는 동시에 그 자체로 특별한 파리 여행을 선사하는 하이엔드 숙박 서비스다. 아르시드는 프랑스 경영 대학원 에섹(ESSEC)과 베이징 대학교 졸업 후 부동산 펀드에 몸담았던 라파엘 엘리 로랭(Raphael Elie Lorin), 에섹 및 에콜 폴리테크닉에서 공부한 후 보스턴 컨설팅 그룹을 거쳐 다양한 은행에 자문을 제공한 미카엘 모시날리(Mickael Mohsinaly)가 파리에 최상의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신념으로 2017년 공동 설립했다. 이미 5성급 이상 호텔이 즐비한 도시에 또 다른 고급 숙박업의 등장이 경쟁력 있을까 싶지만 ‘유서 깊은 건물의 럭셔리 스위트(Luxury Suite in Historical Building)’라는 콘셉트는 제법 신선했다. 파리 내 역사적 가치를 지닌 건물만을 매입해 스위트룸 호텔로 변신시키는 것. 이런 결단에는 파리 숙박 시설의 스위트룸 공급량이 이를 필요로 하는 하이엔드 여행객의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조사 결과가 시발점이 되었다. 그리고 회사 설립 후 약 6년이 지난 현재 아르시드는 파리 주요 지역에 130여 개 로케이션을 운영하는 대형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12월에 공개한 파리의 스위트 순위에서는 아르시드의 ‘라 스위트 뒤 루이(La Suite du Roi)’가 불가리 호텔 다음으로 2위에 선정되어 고객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증명했다. “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위치를 선정하고, 그곳에서 최고 경험이 가능하도록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건물 문을 열고 올라오는 순간부터 특별함을 느낄 수 있는 유서 깊은 건물을 선정한 후 복원 전문 건축가를 고용해 건축 유산을 그대로 보존하는 리모델링에 신경 씁니다. 하지만 객실 수와 동일한 개수의 욕실을 만들고, 에어컨과 최신 주방을 설치해 모던 컴포트를 추가하는 조건 또한 만족시켜야 하죠. 여기에 고객의 어떠한 요구 사항도 해결 가능한 컨시어지 서비스가 더해지면 누구나 만족할 만한 스위트가 탄생합니다.”





‘라 스위트 뒤 루이’의 거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아침을 즐길 수 있는 발코니.


하이엔드를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
일반 호텔과 달리 컨시어지 서비스가 같은 건물에 없다는 점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24시간 운영되는 온라인 컨시어지 서비스는 언제든 편리한 접속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미쉐린 셰프를 고용해 저녁 식사를 준비하도록 요청할 수 있고, 한국어가 가능한 베이비시터를 부를 수 있다. 로랭 대표는 “숙소에 도착하기 전 미리 요구하면 전기밥솥과 김치 배달도 문제없다”고 말하며 미소 짓는다. 또 프라이빗 투어 코스를 제공하는데, 더욱 편리하고 알찬 여행을 위해 각 나라별 언어에 능통한 VIP 가이드가 대기 중이다. 로케이션마다 다르게 디자인한 인테리어 또한 체인 호텔과 차별화된 아르시드만의 특징이다. 오페라 애비뉴에 위치한 ‘가르니에(Garnier)’ 스위트의 경우 지역적 특징을 반영해 실제 오페라 가르니에의 샤갈 천장을 거실에 그대로 복제해 환상적 실내를 연출했다. ‘이자벨(Isabelle)’ 스위트의 경우 19세기 바롱 오스만의 파리 개조 사업으로 지은 빌딩의 골드 몰딩을 복원하면서 당시 그려졌을 법한 천장화를 벽화 장인에게 의뢰했고, 크리스털 샹들리에를 배치해 100년 전 저택의 모습을 재현했다. “파리는 고품격 여행을 원하는 외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도시입니다. 도시 곳곳에 유적지와 랜드마크가 있고, 오래전 귀족들이 누리던 인프라가 갖춰져 있죠. 한국에 여전히 한옥이 남아 있는 것처럼요. 관광객이 파리를 방문했을 때 글로벌 브랜드 호텔이 아닌, 실제 과거 귀족이 생활했던 집에서 머문다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과거 한국의 왕비가 파리를 방문했다면 아마 이런 공간에서 머물지 않았을까요.”





파리 8구에 위치해 에펠탑을 조망할 수 있는 ‘오슈(Hoche)’ 스위트 거실 전경.
‘팔레(Palais)’ 스위트의 메인 베드룸.
라파엘 엘리 로랭 공동대표.


건물에 깃든 스토리를 경험하는 일
오래된 건물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아르시드는 건물 역사를 연구하는 팀을 따로 두고 있다. 이들은 스위트로 리뉴얼할 장소가 정해지면 그곳이 지어질 때부터 현재까지 행적을 조사해 어떤 역사적 사건이 일어났는지, 이곳을 거쳐간 인물은 누가 있는지 조사한다. 면밀한 조사를 통해 실제 건물주가 알지 못했던 사실을 발견하는 경우가 다반사. 이런 이유로 아르시드의 로케이션 중 몇몇 장소는 특히 이들의 자랑거리다. 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쓴 스콧 피츠제럴드가 머물며 소설을 완성한 곳도 그중 하나. 과거 가난한 소설가가 생활했던, 엘리베이터도 없는 5층 작은 방이 오늘날 발코니에서 개선문과 에펠탑을 조망할 수 있는 환상적 스위트로 리뉴얼되었다. 빅토르 위고가 직접 쓴 원고를 들고 찾아와 출판을 요청했던 역사적 공간 또한 스위트로 예약 가능하다. 과거 인쇄 기계가 있던, 천장 높이가 4m 넘는 공간은 파리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은 구조라 더욱 특별한 숙박 경험을 제공한다. 심지어 루이 14세가 아홉 살 때부터 열다섯 살 때까지 살았던 팔레 루아얄(Palais Royal) 건물에서의 숙박도 가능한 만큼 프랑스 왕실 역사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면 이보다 좋은 선택은 없을 것. 아르시드가 바라는 미래 목표에 대한 질문에 로랭 대표는 “하이엔드 퀄리티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주요 관광지에 2만 개의 건물이 있지만, 무작정 로케이션 수를 늘리기보다 특별한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고객을 만족시키는 장소만을 고려한다면 지금까지 성장 속도로 미뤄볼 때 글로벌 확장도 염두에 둘 수 있지만, 사업이 성장해도 아르시드의 서비스는 파리를 벗어나지 않을 예정이다. “도시 전역이 역사의 일부이자 아름다움을 간직한, 파리만 한 곳을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대답하는 로랭 대표의 눈이 반짝인다. “전 세계 많은 도시를 방문했지만, 제게 최고 도시는 파리입니다. 저는 이 도시를 무척 사랑합니다. 고객이 파리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향유하도록 돕고 싶어요.

 

양윤정
에디터 김수진(suze@noblesse.com)
사진 임정현(인물), 아르시드(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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