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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26

이우환 그리고 최재은

Calm but Strong & New Life, New Art

함부르거 반호프 〈이우환〉(10.27~2024.4.28) 전경.





함부르거 반호프 〈이우환〉(10.27~2024.4.28) 전경.





함부르거 반호프 〈이우환〉(10.27~2024.4.28) 전경.

이우환  Lee Ufan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그러나 놀라울 정도로 평화롭다. 베를린 국립미술관 함부르거 반호프(Hamburger Bahnhof)에 자리한 이우환의 작품에 대한 감상이다. 이우환의 이름 앞에 무슨 수식어가 필요할까. 한국의 단색화와 일본의 모노하(Monoha)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그의 이번 회고전에는 온 생애에 걸쳐 예술에 헌신한 한 예술가의 작품 50여 점이 자리한다. 돌, 나뭇가지, 흙 같은 자연 재료와 강철, 유리 같은 산업 재료를 결합해 재배열한 조각과 설치 등 이우환의 조형적이면서 동시에 철학적인 작품은 1970년대 한국 미술의 역사와 함께한다. 한국 미술가들은 1970년대 중반부터 추상화와 물성을 탐구하기 시작했고, 이는 특히 단색화에서 두드러진 경향이기도 하다. 한국뿐 아니라, 그는 1968년부터 1975년까지 도쿄에서 성행하고 전후 일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 사조인 모노하 운동의 태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이번 전시는 서양 미술사의 거장 렘브란트의 작품이 함께 등장한다는 소식으로 더욱 주목받았는데, 베를린 게멜데 갤러리(Gemäldegalerie)에서 소장한 렘브란트의 명작 ‘벨벳 베레모를 쓴 자화상(Self-Portrait with Velvet Beret)’을 함부르거 반호프에서 최초로 공개해 이우환의 대형 설치 작품 ‘Relatum-The Mirror Road’와 같은 공간에서 교감한다. 한국과 서유럽 예술의 아이콘이 한자리에 모여 새로운 시각을 제안하는 보기 드문 기회를 놓치지 말 것. 전시는 10월 27일부터 내년 4월 28일까지.





‘White Death’ 설치 전경.

최재은  Choi Jaeeun 
셀 수 없이 많은 산호 무더기, 유리 조각, 갖가지 식물 표본, 동양적 기운을 뿜어내는 조명 등 다양한 매체와 규모의 설치 작품이 시선을 잡아끄는 이곳은 긴자 메종 에르메스 르 포럼(Ginza Maison Hermès le Forum)이다. 에르메스 재단의 프로젝트 ‘Ecology: Dialogue on Circulations’의 일환으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한국의 중견 예술가 최재은의 〈새로운 삶(La Vita Nuova)〉이다. 40여 년에 걸친 최재은의 연구 결과와 작품 세계가 한 공간에 오롯이 담긴다.
환경과 생태 이슈가 전 지구적 문제로 떠오른 현시점에 르 포럼은 현재 인류가 직면한 기후변화와 눈앞에 닥친 생태 위기를 예술로써 헤쳐나갈 방법을 고민했고, 인간의 덧없는 삶과 지구 환경에서 표류하는 사물을 고찰하는 예술가를 찾아 소개하기로 했다. 지난해에 현대백화점 판교점 에르메스 매장 쇼윈도 작업을 맡아 패션계와 예술계의 시선을 두루 사로잡은 최재은이 초대에 응했다.
그 결과 예술을 통해 동시대의 환경과 생태 이슈를 시적 방식으로 탐구한 다양한 작품이 모였다. 전시작의 면면은 이렇다. ‘World Underground Project’는 일본 전통 종이 ‘와시(washi)’를 세계 각지의 일곱 장소에 묻어두고 일정 기간이 지나 다시 파내는 행위를 통해 시간의 무한한 순환을 이야기하는 작품으로,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뿐 아니라 죽은 산호를 소재로 제작한 신작 ‘White Death’와 멸종 식물을 이야기하는 작품 등 우리를 둘러싼 생태계의 현실을 예술로 승화한 최재은의 다채로운 실험 결과가 관람객을 기다린다. 전시는 10월 14일부터 내년 1월 28일까지.

 

에디터 백아영(summer@noblesse.com)
사진 함부르거 반호프, 국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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