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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SHION
  • 2023-11-21

TRICK YOUR EYES

위트 넘치는 독창적 아이디어로 완성한 트롱프뢰유 트렌드에 주목해야 할 때.

Loewe
Louis Vuitton
Schiaparelli
Thom Browne
Off-White™
Andreas Kronthaler for Vivienne Westwood


Amusing Illusion
2023년 F/W 시즌 런웨이에는 유심히 봐야 알아챌 수 있는 트롱프뢰유 패션이 또 하나의 재미와 볼거리를 선사했다. ‘착시를 일으키는 생생한 그림’을 뜻하는 프랑스어 ‘트롱프뢰유(trompe-l'oeil)’는 말 그대로 현실과 디자이너가 의도한 시각적 장치 사이에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주로 미술 작품에서 볼 수 있던 트롱프뢰유 기법은 1927년 디자이너 엘사 스키아파렐리가 실제 리본을 장식한 듯한 디자인의 니트 스웨터를 선보이며 패션 분야에 처음 도입되었다. 이후 많은 디자이너에게 영향을 미치며 오랜 시간 다채롭게 해석되어왔다.
트롱프뢰유는 디자이너의 위트와 독창적 아이디어가 만날 때 그 매력이 배가된다. 특히 초현실적 비주얼을 담은 패션은 보다 극적인 효과를 선사한다.
트롱프뢰유 기법의 시초로 알려진 스키아파렐리는 포켓 위에 손을 프린트해 손을 넣어도 손이 보이는 재치 있는 디자인으로 하우스의 장기를 런웨이 위에 마음껏 펼쳐 보였고, 로에베는 오프닝 룩부터 착시를 일으키는 착장으로 컬렉션을 채웠다. 하얀 새틴을 캔버스 삼아 그림을 그린 듯한 드레스, 포멀한 더블브레스트 코트 등 다채로운 룩을 아웃포커싱으로 포착한 듯 흐릿하게 프린트한 것이 특징! 게다가 실제 옷을 입은 것처럼 모델과 프린트의 스킨 컬러를 맞추는 등 위트가 넘쳐났다. 달 탐험을 모티브로 컬렉션을 펼친 오프화이트는 슈트 재킷에 백팩의 어깨끈, 얇은 스트랩 같은 생생한 프린트로 특유의 무드를 극대화했다. 루이 비통은 스틸레토 힐에 양말을 매치한 것 같은 디자인의 트롱프뢰유 부츠로 유머러스한 포인트를 주었고, 안드레아스 크론탈러 포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포멀한 레이스업 부츠에 아티스틱한 발 일러스트를 그려넣어 펑키한 무드를 표현했다. 늘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컬렉션으로 눈길을 끄는 톰 브라운 역시 거대한 실루엣의 드레스 위에 울 테일러링 코트를 입체적으로 덧대어 하우스의 클래식한 룩을 입고 있는 듯 유머러스한 시각적 착시를 선사했다.





Bottega Veneta
Diesel
Blumarine
Bottega Veneta
Acne Studios
Valentino
Y/Project
Prada


What is Real?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은 우리가 잠깐 보고 예상할 수 있는 아이템을 전혀 다른 소재로 만들며 착시 효과를 주는 색다른 트롱프뢰유 기법을 선보였다. 보테가 베네타의 카프스킨 소재 셔츠와 팬츠가 대표적. 클래식한 옥스퍼드 셔츠와 데님 팬츠는 의심조차 들지 않을 정도로 보이는 그대로 소재 같지만, 자세히 보면 가죽에 옥스퍼드 소재의 빳빳한 텍스처와 자연스러운 워싱을 더한 데님 소재를 정교하게 프린트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같은 컬렉션에 등장한 슈즈도 도톰한 니트 양말처럼 보이지만, 실은 얇은 가죽 스트랩을 정교하게 엮어 만든 부츠란 사실! 한편,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서 발렌티노는 또 다른 트롱프뢰유 데님 팬츠를 공개했는데, 평범해 보이는 팬츠는 수만 개 비즈로 디테일을 구현해 쿠튀르적 면모를 뽐냈다. 디젤은 핀스트라이프 스커트 셋업에 빈티지한 데님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워싱 디테일을 더했고, 블루마린 또한 가죽 패치를 덧댄 듯한 프린트의 슬림한 맥시 드레스로 그런지한 매력을 뽐냈다. 이 밖에도 아크네 스튜디오의 관능적인 아일릿 디테일을 프린트한 스커트 셋업, 프라다의 차갑고 단단한 스틸 소재처럼 보이는 가죽 백은 보는 이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와이/프로젝트는 지난 시즌에 이어 또 다른 트롱프뢰유 룩을 공개하며 패션의 선두 주자임을 증명해 보였는데, 하우스 아카이브에서 셀렉트한 시어 메시 소재를 촬영한 후 이를 프린트해 주름지거나 메탈릭한 소재의 드레스를 입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하기도! 이렇듯 디자이너들은 트롱프뢰유 트렌드를 통해 저마다 환상과 위트를 담아낸다. 동시에 얼핏 본 순간을 한 번 더 돌아보게 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세계에 묘한 여운을 남긴다.

 

에디터 강유림(yourim@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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