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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10

아시안 다이얼로그

노블레스 컬렉션과 <아트나우 차이나>가 웨스트번드 아트 앤 디자인에서 ‘아시안 다이얼로그’를 개최한다.

위쪽 웨스트번드 아트 앤 디자인 전경. Courtesy of West Bund Art & Design
아래쪽 2022년 웨스트번드 아트 앤 디자인에서 진행된 포럼 장면. Courtesy of West Bund Art & Design

노블레스 컬렉션은 한국 미술의 해외 진출을 모색하기 위해 상하이 미술 현장에 한국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작년에는 다양한 세대의 한국 작가 10인의 그룹 전시 를 선보여 현지 미술 관계자와 기관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올해는 참여 작가를 다양한 국가로 확장해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그리고 동남아시아 작가들과 함께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의 포스트 단색화를 비롯해 색채와 형식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작가들과 함께 아시아의 정서와 미감을 폭넓게 다룰 예정이다. 자사 매거진이자 아트 전문 미디어 <아트나우 차이나>가 이번 전시와 연계해 기획한 포럼에서는 국제 무대에서 활동하는 아시아 작가의 저변을 확대하고 국가 간 작가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는 교두보를 마련할 것이다.





김택상, Resonance23-14, 136×133cm, Water Acrylic on Canvas, 2023.





김택상, Aurora-23-N2, 72×71cm, Water Acrylic on Canvas, 2023.

김택상
 Kim Taeksang 

김택상은 활동 초기 사회인류학적 소재에 주목했으나 이념의 재현으로써 미술에 한계와 회의를 느껴 내면의 초월적 영감을 향한 목마름으로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찾아 나섰다. 옐로스톤 국립공원 화산 분화구 ‘물빛’의 강렬한 영감을 작업에 담아내는 그는 자연의 빛을 회화로 표현하고자 자연환경을 그대로 작업실로 옮긴다. 작업실에 웅덩이를 만들어 캔버스 천을 깔고 안료를 연하게 섞은 물을 부어 수심이 얕은 호수를 만든 것. 안료 가루가 바닥에 가라앉아 캔버스 표면에 안착하기를 기다리다 고인 물을 따라내고 캔버스에 남은 수분을 바람과 햇빛에 날려 보낸다. 젖었다가 마르기를 반복하며 쌓인 다층의 색 면이 주는 깊이감으로 화폭에는 마치 물안개가 피어난 수면에 비친 여명 같은 ‘색빛’이 드러난다. 이처럼 비가 내리고 햇빛에 증발하는 물의 순환에 따라 수천 년에 걸쳐 호수 바닥의 미네랄이 퇴적되는 과정과 비슷한 작업은 무색 투명한 물이 색을 머금은 빛으로 보이도록 하는 자연의 과학적 원리를 회화에 차용한 것이다. 작업 과정은 자연과 기술의 융합이라는 현대의 문명사적 담론을 끌어낸다. 안료를 여러 겹 쌓아 올려 부드러운 색 면을 만들어내는 채색화 기법과 한지에 먹이 스며드는 힘이 그대로 남은 수묵의 추상성을 동시에 내포하며 한국화의 새로운 모색 지점을 제시한다.





김근태, 숨-Discussion, 162×130cm, Mixed Media, 2023.

김근태
 Kim Keuntai 

1990년대 초 김근태는 경주의 사찰 유적을 여행하며 석탑과 불상, 도자기의 질감과 촉감에서 영감을 받아 고스란히 캔버스에 옮겼다. 도자기를 빚는 과정과 맞닿은 그의 대표작은 도공이 물레를 돌릴 때 생기는 흙 표면처럼 손길을 표현한 ‘결’ 시리즈와 분청사기에서 유약이 흘러내린 모습을 재현한 ‘숨’ 시리즈다. ‘결’은 화면에서 유화물감을 붓이 아닌 다른 도구에 묻혀 한 방향으로 그려 화면을 덮고 두껍게 쌓은 물감의 결에 작가의 힘과 호흡을 그대로 담은 작업이다. 반면 ‘숨’ 작업에서는 바닥에 눕힌 캔버스에 석분을 섞은 재료를 붓고 점성과 중력에 따라 재료가 퍼지고 흐르도록 하면서 작가의 존재를 의도적으로 축소한다. 작가는 눈에 드러나는 형상보다 그리는 대상의 이면에 집중한다. 대상의 본체를 꿰뚫어보는 찰나의 영감을 작품에 담아내는 직관적 행위를 ‘마음을 그린다’고 표현하며, 관조적 자세로 재료를 대하고 자연의 흐름에 따르는 태도를 유지한다. 결국 모든 예술이 전하는 메시지는 각자 마음 그릇에 따라 다르게 담기기 마련이라는 가르침을 준다.





고산금, The Sound of Silence(Song of Simon & Garfunkel), 34×26cm, 4mm artificial pearl beads, adhesive, fabric on wooden panel, 2019.

고산금
 Koh Sankeum 

개념 미술 작가 고산금은 사회적 기호로서 소비되는 소설, 시, 법전 등 인문 과학 텍스트를 독자적 규칙으로 해석하고 새롭게 번역한다. 작가는 복합적 활자를 인공 진주로 전환하고, 패널에 정격적이고 미니멀하게 배치함으로써 시각적 정보만을 남긴다. 텍스트를 물질적 오브제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글자 수와 글자 사이 간격을 기준으로 4mm의 인공 진주가 정격적이고 미니멀한 배열로 자리 잡는다. 수십 번의 반복적 칠 공정을 마친 패널 위로 수만 개 인공 진주를 일일이 패널에 배치하는 과정을 지나 문장의 의미론적 맥락이 감춰지며 작가의 예술적 상상력과 에너지, 글자들이 만들어내는 시각적 조형성과 심미성이 부각된다. 사회적·관습적 체계에서 규정된 언어는 강도 높은 수공 과정을 거쳐 기존의 의미론적 맥락을 상실하고 중립적이며 순수한 언어로 재탄생한다. 진주 구슬로 옮겨진 텍스트는 기호로서 기능적 역할에서 비로소 자유로워지며 탈국가적·탈민족적 상태로 승화되고, 텍스트의 원전에 대한 작가의 경외감을 은유한다. 작가는 인공 진주, 구슬, 실 등을 이용한 노동 반복적 작업을 바탕으로 다면적 예술 형태를 창조해내고 있다.

 

에디터 박수전(노블레스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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