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성지, 트라이베카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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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15

예술의 성지, 트라이베카

최근 뉴욕에서 가장 매력적인 아트 디스트릭트.

시카고의 상징과도 같은 애니시 커푸어의 [Cloud Gate] 뉴욕 버전도 지난 2월 트라이베카에 생겼다.

뉴욕에선 누구나 풍부하고 다양한 예술 현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관 외에도 크고 작은 갤러리가 도시 전역에 포진해 있으며 전 세계의 수많은 예술가, 큐레이터, 딜러가 이곳으로 모여든다. 그런 뉴욕이니만큼 예술지구도 곳곳에 존재한다.
대형 미술관과 박물관이 즐비한 뮤지엄 마일, 메가갤러리가 밀집한 상업 예술 중심지 첼시, 젊은 예술가와 실험적 예술의 터전 로어이스트사이드, 그라피티와 스트리트 아트 등 틀에 박히지 않은 자유로운 예술을 볼 수 있는 브루클린 등 각기 다른 개성을 뽐내는 예술지구가 눈길을 끈다. 그중에서도 로어맨해튼의 커낼 스트리트, 체임버스 스트리트, 라피엣 스트리트 주변을 일컫는 예술지구 트라이베카를 특히 주목해야 한다.
그동안 뉴욕의 예술가와 딜러들이 모여들던 이스트빌리지, 윌리엄스버그, 로어이스트사이드, 부시윅, 소호 등이 해가 바뀔 때마다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며 예술의 중심지 타이틀을 나눠 가졌지만, 이제 그 영광을 트라이베카에 넘겨주어야 할 것 같다. 물론 앞서 언급한 동네들과 트라이베카는 성격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예술가들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혹은 렌트비가 저렴한 곳을 찾아 몰려들었지만 트라이베카는 현재 뉴욕에서 가장 집값이 비싼 동네 중 하나로 알려졌기 때문. 그리고 트라이베카엔 오래전부터 많은 갤러리가 모여 있었다. 아쉽게도 소호와 첼시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지만 몇 년에 걸쳐 갤러리 수가 늘었고, 메가갤러리가 이곳에 지점을 내는 등 이제는 뉴욕 아트 신을 이끄는 지역으로 당당히 이름을 알렸다.





트라이베카에 있는 데이비드 즈워너의 52 워커(52 Walker) 전경. Courtesy of Selldorf Architects and David Zwirner

트라이베카 아트 신의 가장 큰 장점은 이곳이 주거용 주택 생태계를 갖추었다는 것이다. 예술가들이 거주할 수 있는 로프트가 많고 아트 갤러리 외에도 숍, 바, 레스토랑이 곳곳에 자리해 항상 사람들이 삼삼오오 몰려든다. 또 다른 갤러리 밀집 지역인 첼시의 살짝 경직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트라이베카 갤러리 워크(Tribeca Gallery Walk, TGW) 운영자이자 트라이베카의 갤러리 중 하나인 보톨라미(Bortolami)의 갤러리 어소시에이트(gallery associate)로 일하는 애너 피터슨(Anna Peterson)은 글로벌 온라인 아트 플랫폼 아트시(Artsy)와의 인터뷰에서 “첼시는 ‘갤러리’로서 역할을 할 뿐입니다. 반면 이곳에는 커피숍이 있고 모든 이웃이 서로 알고 있으며 우리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실제로 사람들이 여기에 존재한다는 점에서 훨씬 강한 공동체 의식을 형성합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피터슨은 실제로 첼시와 트라이베카 갤러리를 두루 경험했다.





제임스 코핸은 트라이베카에 여러 지점을 두고 있다. Courtesy of James Cohan

피터슨의 말대로, 트라이베카처럼 사람들이 실제로 생활하며 자주 오가는 분위기는 아트 갤러리와 예술가, 관람객의 상호작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트라이베카 갤러리에는 대부분 재난을 피하기 위한 지하실과 다락 등 산업지역으로서 과거의 역사를 증명하는 건축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한때 뉴욕 식품 도매시장의 본거지였던 터라 산업용 창고 건물, 삐걱거리고 홈이 파인 나무 바닥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곳의 공간이 말끔하게 새로 지은 화이트 큐브와 다른 느낌을 주는 이유다(물론 갤러리가 많은 만큼 공간의 모습도 다양하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 스칼릿 조핸슨(Scarlett Johansson), 메릴 스트리프(Meryl Streep), 로버트 드니로(Robert de Niro) 같은 유명인들이 트라이베카 출신이다. 특히 트라이베카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배우 로버트 드니로가 트라이베카 필름 센터(Tribeca Film Center)를 설립하고 매년 봄 트라이베카 필름 페스티벌(Tribeca Film Festival)을 주최하면서 이 동네의 명성을 쌓아 올리는 데 큰 공을 세웠다. 한편 팬데믹 기간에 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 알민 레슈(Almine Rech), 서울에도 지점을 연 페이스(Pace) 등 대형 갤러리가 트라이베카로 옮기며 힘을 실었다. 메리언 굿맨 갤러리(Marian Goodman Gallery)도 내년 연말에 트라이베카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규모는 작지만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갤러리들도 여전히 이 동네를 지키고 있다. 현재 트라이베카엔 60여 개에 달하는 갤러리가 모여 있다. 모든 갤러리가 참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함께 지역 행사인 TGW를 개최해 이곳을 찾은 방문객에게 흥미로운 볼거리를 선사하기도 한다.





알민 레슈의 트라이베카 공간. Courtesy of Almine Rech

마지막으로 트라이베카에서 들러보면 좋을 갤러리 몇 곳을 소개한다. 올해 프리즈 서울에서도 만날 수 있는 루링 오거스틴 갤러리(Luhring Augustine Gallery)가 앞서 언급한 대형 갤러리를 제외하곤 트라이베카에서 가장 유명한 갤러리일 것. 크리스토퍼 울(Christopher Wool)과 베니스 비엔날레 2022 미국관 대표 작가 시몬 리(Simone Leigh)도 이곳 소속이다. 올해 트라이베카에 지점을 낸 니노 마이어 갤러리(Nino Mier Gallery)도 눈여겨보면 좋다. 디자인을 중심으로 다루는 알앤컴퍼니(R & Company)는 가구, 조명, 디자인 오브제에 관심이 있다면 꼭 들러야 한다. 캐나다 갤러리(Canada Gallery)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신진과 중견 예술가를 소개하며 (Grimm)은 네덜란드, 일본, 미국 등 전 세계 예술에 관심을 두는 문화 공간이다. 또 다른 유명 갤러리인 제임스 코핸(James Cohan)은 회화, 조각, 뉴미디어 매체를 아우르는 다양한 예술가를 소개하는데 한국 작가 바이런 킴(Byron Kim)도 여기 소속이다. 또 현대미술과 사회문제를 주제로 다루는 P·P·O·W 갤러리, 신진 작가를 주목하는 델리 갤러리(Deli Gallery), 개념미술과 실험미술에 중점을 두는 보톨라미 갤러리, 오노 요코(Yoko Ono)의 작품을 소개하는 카우프만 레페토(Kaufmann Repetto)뿐 아니라 카프 카프(Kapp Kapp), 페이지(Page) 같은 신진 갤러리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이렇듯 다양한 규모와 개성을 자랑하는 갤러리들이 이끌어가는 트라이베카는 이제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가장 흥미로운 지역이자 예술 애호가의 최종 목적지가 틀림없다. 앞으로 이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까? 또 어떤 스타가 탄생할까?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에디터 백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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