슴슴한 맛이 당길 때, 평양냉면

세 번은 먹어봐야 안다는 평양냉면의 매력. 입문자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평양냉면 맛집들.

우주옥
연남동의 평양냉면 맛집 우주옥. 바 테이블로 이루어진 공간, 마치 생면 파스타를 요리할 것 같은 인테리어인데 신기하게도 평양냉면을 판다. 우주옥은 ‘소고기와 술이 함께하는 집’이라는 의미다. 식당보다는 술을 곁들이는 반주집에 가깝다. 그래서 일행당 주류 1병을 꼭 주문해야 한다. 평양냉면 한 그릇과 술 한 잔. 생각해 보면 여름에 이만한 보약도 없다. 우주옥의 평양냉면은 청과 진 두 종류다. 청은 소금으로, 진은 간장으로 간을 했다. 청은 투명하고 깔끔한 맛이 나며 진은 청보다 감칠맛이 두드러진다. 둘 다 육향이 진하고 면은 메밀 함량이 높다. 특이한 점은 소고기 고명이 아닌 샤퀴테리(소고기 가공품)가 올라가 있다. 의외로 냉면 안의 백김치와도 묘하게 잘 어울린다. 어복쟁반과 녹두전도 꼭 같이 곁들여 먹어보길 추천한다.
ADD 서울 마포구 동교로50길 11 B02 우주옥

설눈
설눈은 1977년부터 3대에 걸쳐 냉면집을 운영하고 있다. 입구에 붙어있는 블루리본 스티커, 벽면을 가득 채운 연예인 사인들. 이미 맛은 보장된 셈. 면은 통메밀, 메밀껍질을 그대로 제분하여 사용한다. 육수는 어두운색을 띤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으로 진하게 맛을 냈다. 기존에 먹던 평양냉면 육수와는 달라서 오히려 만족스럽다. 고명도 돼지고기와 닭고기, 소고기 각 한 점씩 들어 있다. 푸짐하다. 보통은 수육이나 돼지고기 편육도 많이 곁들여 먹는데 개인적으로는 왕만두를 좋아한다. 속이 꽉 찬 만두를 한 입 배어 물고 면과 육수를 호로록. 천국은 멀리 있지 않다. 생각보다 가까이, 서초역 1번 출구쪽에 있다.
ADD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46길 20-7 1층

밀각
고요할 밀(謐), 깨달을 각(覺). ‘고요함 속에서 깨달은 맛’이라는 의미다.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다. 밀각은 족발 전문점이자 평양냉면 전문점이다. 그래서 골랐다. 평양냉면은 호불호가 있는 음식이지만 족발은 누구나 좋아하기 때문이다. 야들야들하고 쫄깃쫄깃한 앞다리살에 메밀 향 가득한 평양냉면. 많은 이들이 이 조합으로 주문을 많이 한다. 아직 평양냉면이 서툰 이들을 위한 양곰탕이나 칼국수도 있다. 이미 입소문이 많이 난 곳이라 식사시간에는 30분 정도 기다릴 각오를 해야 한다. 어지간하면 기다리자. 솔직히 1시간도 아깝지 않다.
ADD 서울 송파구 송파대로28길 27 송파성원쌍떼빌 101동 116호

에디터 박한빛누리(프리랜서)
사진 우주옥(@woojoo.ok), 설눈, 밀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