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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0-19

테니스 르네상스

'어르신의 스포츠'라는 이미지도 이제 옛말이다. 어느덧 대세가 된 테니스 이야기.

아래왼쪽 US 오픈 준우승자 캐스퍼 루드. 코리아 오픈에 출전한다. ⓒ Leonard Zhukovsky
아래오른쪽 부산의 실내 테니스장 라테니스.

주변에서 테니스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소리가 들려오고, 출퇴근길에 테니스 라켓을 들고 다니는 사람을 심심찮게 마주친다. 코트 예약이 대학교 수강 신청보다 치열하고, 라켓 인기 모델은 물량이 없어 구하지 못하는 낯선 상황을 경험하기도. 보고 느끼는 변화에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테니스가 대세다.
언론에선 ‘골프? 이젠 테니스’, ‘골프에서 테니스로 갈아탈까? 코트에 선 2030’ 같은 제목의 기사를 뽑아내며 골프와 라이벌리를 형성하려는 모양새다. 올해 국내 테니스 인구는 60만 명, 시장 규모는 3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니 그럴 만하다. 지난 6월 롯데백화점이 잠실 롯데월드몰에 선보인 체험형 테니스 팝업 스토어 ‘더 코트’에 5만 명 이상이 다녀가며 테니스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2018년 테니스 스타 정현이 호주 오픈 4강 진출을 이뤄냈을 때도 일지 않았던 테니스 열풍이 지금 거세게 부는 까닭은? 동호인 그리고 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가 분기점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적은 인원이 모여 즐길 수 있는, 거리 두기가 확실한 운동이기 때문. 테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그 장점도 부각됐다. 에너지 소모가 엄청난 유산소운동, 귀족 스포츠라는 인식, 인스타그램에 뽐내기 좋은 예쁜 의상 같은. 여기에 ‘가성비’까지 좋다. 장빗값이나 코트 대여비 등 비용 측면에서 골프보다 훨씬 메리트가 있으니, 열정에 비해 지갑이 가벼운 MZ세대의 니즈에 부합한다.
결정적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다. 진입 장벽이 몰라보게 낮아졌다. 몇 년 전만 해도 코트가 있는 먼 곳까지 가서 테니스를 배우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했다. 날씨 때문에 레슨이 취소되는 건 예삿일. 하지만 대도시 빌딩 속 실내 테니스 레슨장이 경쟁적으로 생겨나며 다른 세상이 됐다. “눈비가 내려도 괜찮고, 자외선 걱정도 없죠. 쾌적한 환경에서 일대일 레슨을 진행할 수 있으니 회원들의 자세도 잘 잡힙니다.” 라테니스 대표 송수연 프로의 코멘트. 한결 나아진 접근성은 테니스를 막 시작한 테린이가 이 운동을 쉽게 포기하지 않게 한다. 난도가 높은 테니스 특성상 공을 주고받고 게임에 참여하기까지 몇 달간 꾸준한 연습이 필요한데, 그 인고의 시간을 수월하게 견딜 수 있게 된 것. 스크린 테니스의 확산세도 반갑다. 세부 설정에 따라 다양한 구질의 공을 줄 정도로 기술이 좋아졌는데, 테린이는 물론 상급자의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는 평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테니스 인기는 반짝 유행에 그치진 않을 듯하다. 다만 테니스가 국민 스포츠로 발돋움하려면 한 가지 조건이 더 필요하다. 바로 코트 인프라. 실내 테니스 레슨장은 테린이 양성소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테니스의 진정한 매력은 역시 다른 사람과 승부를 겨루는 실외 코트에서 찾을 수 있다. 1~2년 차 테린이에겐 가벼운 마음으로 나설 실외 코트가 절실한데, 그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연 대관 형식으로 코트를 확보한 동호회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몇몇 올드비의 텃세 혹은 훈수는 내성적인 테린이에게 큰 스트레스다. 다행인 건 테니스 앱으로 테니스를 함께 즐길 비슷한 수준의 실력을 갖춘 ‘테친’을 모집하거나, 예약 코트를 적절한 가격에 양도하는 등 소심한 개인이 거친 테니스판을 헤쳐나갈 무기가 생겼다는 사실. 하지만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 마침 9월 말 올림픽공원에서 26년 만에 2022 ATP 코리아 오픈이 개최되며 테니스 열풍을 더욱 부채질할 전망이다. 테니스를 치는 모두가 행복한 그날이 오길 기대하며, 오늘도 에디터는 묵묵히 라켓을 휘두른다.

 

에디터 황제웅(jewoong@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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