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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12

지구를 지켜라

현재와 미래를 위한 지속 가능한 실천.

300ml 용량의 리필용 소바쥬 오드투왈렛을 출시한 디올.

향기도 리필이 됩니다
지난해 이사하며 죄의식이 생길 정도로 많은 쓰레기를 만들어냈다. 그중 하나가 향수병 무더기다. 물욕 그리고 자기만족 때문에 끼고 살던 욕실 수납장과 책상 위 크고 작은 병. 너무 무난한 향이라 에디터로선 개성과 취향을 드러낼 수 없다고 생각해 방치해둔 것, 선물을 받았으나 그다지 좋아하는 브랜드가 아닌 탓에 개봉조차 하지 않은 것까지. 먼지가 소복이 앉아 굳어질 정도로 유통기한이 수년 이상 지나 버려야 할 보틀이 서른 개가 훌쩍 넘는다. 환경 파괴에서도 과소비 면에서도 극악무도한 주범이 따로 없었다. ‘버리는 거라도 잘 버려야겠군’. 문제는 유리로 만든 보틀과 금속으로 만든 펌프를 분리할 수 없어 재활용 수거함에 맘 놓고 던질 수 없었다는 사실이다(펜치로 잡아뜯을 생각을 미처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브랜드 입장에서 조향사가 심혈을 기울여 창조한 향을 다 사용할 때까지 완벽하게 가두기 위해 분리할 수 없는 보틀을 만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마지막 한 방울이 끝날 때까지 펌프를 분리해볼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런 점에서 리필 가능한 향수 보틀을 선보이는 브랜드가 하나둘 늘고 있다는 사실이 반갑다. 킬리안과 르 라보의 모든 향수병은 펌프를 분리할 수 있어 리필 향수를 채워 넣을 수 있다. 디올은 소바쥬 오드투왈렛의 보틀을 리필이 가능한 버전으로 바꿔 재출시했고(뒷면 혹은 하단에 ‘refillable’ 문구 삽입), 리필용 향수는 재활용 가능한 알루미늄 보틀에 담았다. 올해 새롭게 출시한 에르메스의 남성 향수 H24 역시 리필 가능한 보틀을 사용한다(리필용 향수는 아쉽지만 아직 국내 출시 전이다). 자연에서 얻은 원료를 존중하고 책임감 있는 기업 의식을 실천하려는 여러 뷰티 브랜드의 행보에 발맞춰, 이제부터는 향수만이라도 리필 가능한 보틀에 담은 제품을 사용하려 한다. 언젠가는 다 쓴 모든 향수병을 손쉽게 재활용 수거함에 넣을 날을 기대하며! 물론, 지금도 집 어딘가에 나의 손길을 기다리는 향수를 먼저 처리한 후의 이야기다. 에디터 이현상






대나무와 사탕수수 섬유로 만든 소니의 포장 패키지.
포장 트레이를 종이로 교체한 뱅앤올룹슨의 베오사운드 밸런스.

지속 가능성의 편리함
출퇴근길을 책임지던 무선 이어폰이 드디어 수명을 다했다. 아무 생각 없이 빨랫감과 함께 세탁기에 넣어버린 것. 텁텁한 공기로 가득 찬 만원 버스에서 신나는 음악도 없이 서 있을 생각을 하니 정신이 아득해졌다. 다음 날 이어폰을 사기 위해 가전제품 팝업 스토어로 향했다. 다양한 제품을 청음한 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마음에 든 소니의 WF-1000XM4를 집어 들었다. 계획에 없던 충동구매지만, 왠지 깜짝 선물을 받은 것 같았다. 신나는 마음으로 쇼핑백을 열어보았다. 친환경 재료로 만든 종이 상자가 들어 있었다. 제품과 구성품을 온전히 보호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지만, 기우였다. 평상시 새로 산 물건의 포장 패키지를 버리려면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었다. 박스를 감싼 비닐 포장지, 구성품을 보관하는 플라스틱 케이스, 하물며 종이 설명서까지 모두 분류해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종이로 만든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제품만 쏙 빼내어 종이 분리수거함에 넣으면 그만. 이런 이유로 뱅앤올룹슨도 베오사운드 밸런스와 베오사운드 A1 2세대 제품을 고정하는 포장 트레이를 기존에 사용하던 EVA폼보다 가볍고 재활용 가능한 종이로 변경했다. 팬데믹 시대, 택배 이용률이 늘어나면서 올리브영을 비롯한 여러 브랜드에서 종이테이프로 동봉한 박스를 쉽게 볼 수 있는 것도 반가웠다. 택배 상자에 붙어 있던 비닐테이프를 힘들게 떼어낼 필요 없으니까. 지속 가능성을 위해 개발한 친환경 포장재가 일상에서 분리수거의 번거로움을 줄이고 있다. 앞으로 포장재가 간소화되면 집 앞 쓰레기장으로 향할 때 양손이 좀 더 가벼워지지 않을까. 에디터 최고은






re;code, hyosung × kanghyuk

어차피 사야 한다면
이 자리를 빌려 양심 고백을 하자면, 그동안 지속 가능성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 그러다 터닝 포인트가 된 시점이 <노블레스 맨> 몇 호 전에 소개한 ‘지속 가능성의 가능성’ 칼럼을 준비하면서다. ‘사람들이 실제로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소비할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칼럼인데 이와 관련한 취재를 하고, 패션 뷰티 관계자로부터 여러 브랜드가 벌이는 다채로운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그리고 ‘과연 환경에 도움이 될까’ 하는 의구심 대신, 지속 가능성을 생각한 의식 있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처음에는 소비하지 않는 것 자체가 궁극적 지속 가능성의 태도라고 생각했다. 그린 워싱(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은데,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 환경주의) 마케팅에 현혹되지 않고 환경을 해치는 소비를 하지 않는 것. 그러나 이러한 극단적 행동은 결코 오래갈 수 없다. 지속 가능한 삶으로 완벽하게 전환하기 위해서는 물방울이 모여 바위를 뚫듯 아주 오랜 시간 크고 작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차선으로 생각한 것이 업사이클링 제품의 사용이다. 에디터의 지갑을 열게 하는 브랜드는 바로 코오롱에서 전개하는 래;코드(Re;Code). 업사이클링 패션의 선구자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역사가 깊고, 여러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유니크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 SFDF(삼성패션디자인펀드) 수상자인 디자이너 브랜드 강혁도 눈길을 끈다. 주로 자동차에 쓰는 에어백이나 천장재 등을 재사용해 친환경 아이템을 만드는데, 효성과 협업으로 완성한 2021년 A/W 스키웨어는 업사이클링 제품이라는 프레임을 지우고 봐도 멋스럽다. 여러 백화점에서 선보이는 업사이클링 자체 브랜드도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눈길을 끈다. 소비는 피할 수 없는 행위다. 어차피 사야 한다면 버려지는 것에 대한 고찰이 필요할 때다. 에디터 이민정






지구를 위한 두 가지 변화
지난해 환경오염에 대한 칼럼을 썼다. 시작은 MZ세대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얘네는 어떤 생각을 할까?’라는 꼰대적 발상이 여러 자료를 찾아보게 했다. 그런데 조금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내외 여러 설문 내용에 빠짐없이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가 상위에 있었던 것이다. 환경과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라니, 너무 심오한 것 아닌가? 나 땐 놀 궁리만 한 것 같은데. 그래서 그들 커뮤니티에서 회자되는 다큐멘터리나 자료 그리고 논쟁 중인 화두를 들여다봤다. 소회를 말하자면, 모두 납득이 갈 만한 당면 과제라는 것이다. MZ세대는 상당히 현실적이면서도 공공을 위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나와 MZ세대의 차이는 고작 30~40년을 내다보는 근시안과 앞으로 100년을 준비하는 이들의 시야에 있었다. 찰스 다윈이나 다산 선생의 말처럼 인류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배움은 아래로도 향해 있어야 한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환경에 대한 이슈였다. 특히 북극의 빙하가 녹으며 발생하는 여러 환경문제에 마음이 쓰였다(적어도 다큐멘터리 <빙하를 따라서> 정도는 봤으면 한다). 이후 변한 것이 있다. 먼저 차 안에 텀블러를 챙긴다. 출근길마다 커피숍에 들르는데, 이젠 1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내민다. 물론 설거지하기 귀찮아 물티슈로 닦아내고 사용할 때가 더 많지만, 지구를 위해서나 나의 건강을 위해서나 좋은 선택이라며 합리화하는 중이다. 한 가지 더, 요즘 틈틈이 카풀을 알아보고 있다. 다행히 좋은 앱이 많아 시간이나 코스, 성향, 취향처럼 섬세하게 파트너를 맞춰볼 수 있다. 아직 선뜻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조만간 유쾌하고 긍정적인 출근길 파트너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혹시 아나. 지구도 구하고 좋은 인연도 찾는 계기가 될지? 에디터 조재국

 

에디터 이현상(ryan.lee@noblesse.com), 최고은(프리랜서), 이민정(mjlee@noblesse.com), 조재국(jeju@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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