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함의 정석, 로로피아나와 고현정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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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20

우아함의 정석, 로로피아나와 고현정

명불허전 대한민국 최고 배우 고현정과 타임리스 클래식의 정수를 상징하는 로로피아나가 만난 이야기.

캐멀 컬러의 시어링 퍼 리버서블 재킷, 하이넥 베이비 캐시미어 스웨터와 팬츠, 크림 컬러 송아지 가죽 콜럼(Column) 롱부츠 모두 Loro Piana.





화이트 컬러로 라이닝 처리한 다크 그레이 베이비 캐시미어 소재 터너(Turner) 코트와 실크 셔츠, 그레이 캐시미어 터틀넥, 스트레치 캐시미어 플란넬 소재의 엘리아스(Elias) 팬츠, 블랙 송아지 가죽 소재 콜럼 롱부츠, 블랙 송아지 가죽과 그레이 멜튼 캐시미어 소재를 믹스한 세시아(Sesia) 백 모두 Loro Piana.





다크 브라운 캐시미어 소재의 블렌다(Blendar) 재킷과 터틀넥, 스트레치 캐시미어 플란넬 소재 그레이 팬츠, 블랙 롱부츠 모두 Loro Piana.





레드 컬러 산 바빌라(San Babila) 터틀넥과 스커트, 스웨이드 라이딩 부츠 모두 Loro Piana.

오늘 화보 촬영은 어땠나요? 촬영이 예상보다 길어졌는데, 흐트러짐이 없으시더라고요. 배려해주신 덕분에 힘든 줄도 모르고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차분한 현장 분위기도 좋았고요. ‘과연 <노블레스>, 로로피아나구나’ 싶었습니다.

모든 의상을 본인 옷처럼 소화하시더군요. 그래서 저 또한 ‘역시 고현정은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의상을 하나 꼽자면요? 꼭 하나만 꼽아야 하나요? 다 마음에 드는데.(웃음) 아이보리 스웨터와 반코트, 주름이 들어간 베이지 바지를 매치한 착장이 기억에 남네요. 예전에는 블랙 의상을 즐겨 입었는데, 몇 년 전부터 밝은 컬러에 눈이 가요. 아, 화이트도 좋아합니다.

평소 좋아하는 브랜드로 로로피아나를 꼽을 만큼 애정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좋아하고 또 사랑하는 브랜드예요. 대번에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함은 없지만, 몇 년이 지나 몸에 걸쳐도 세련된 디자인이 매력이죠. 또 로로피아나 의상은 친숙한 느낌이 있어요. 소재가 좋아 새 옷도 오래 입은 것처럼 몸에 감기거든요. 그래서 로로피아나 의상을 입으면 더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 자신감이 옷의 오라와 합쳐져 한층 귀해 보이고요. 아까 화보 촬영과 함께 찍은 영상에서 클래식(classic)·컨피던스(confidence)·엘레강스(elegance) 세 단어를 녹음했는데, 로로피아나를 잘 설명한다고 생각해요.

JTBC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으로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왔습니다. ‘고현정’ 하면 신중하게 좋은 작품을 고르고 임팩트 있는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기는 이미지가 있는데, <너를 닮은 사람>의 어떤 점에 마음이 끌렸는지 궁금합니다. 그간 작업한 영화와 드라마 모두 좋았지만, <너를 닮은 사람>은 ‘꼭 하고 싶다’는 의지가 투영된 작품이에요. 최근 이런저런 일로 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죠. 그러다 이 작품을 제안받았는데, 제 고민이 담겨 있어 깜짝 놀랐습니다. <너를 닮은 사람>은 과거 자신이 한 행동을 너무 쉽게 변명하거나 합리화할 때, 현재와 미래에 어떤 결과로 나타나는지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에요. 지난 8월에 촬영을 마쳤는데, 저 스스로도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너를 닮은 사람>은 정소현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입니다. 원작이 있는 작품의 경우 배우 입장에서 원작이 작품을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반대로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한정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촬영이 끝난 후 원작을 읽었어요.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은 유보라 작가님이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재구축한 세계인데, 다른 정보를 가지고 섣불리 해석하려 들면 오히려 해가 되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어떤 작품이든 제가 나오는 에피소드는 일부에 불과해요. 모든 내용을 파악하고 조율할 수 있는 사람은 감독과 작가뿐이죠. 그래서 이분들의 디렉션에 의존하며 작업했습니다. 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요.

<너를 닮은 사람>에서 가난한 젊은 시절을 보냈지만, 여유로운 가정을 꾸린 뒤 성공적 삶을 살아가는 정희주 역을 맡으셨어요. 디테일이 살아 있는 고현정의 연기 뒤에는 캐릭터에 대한 분석이 있다고 생각해요. 고현정이 보는 정희주는 어떤 인물인가요? 희주는 평범한, 불완전한 사람이에요. 그래서 더 이 인물에 끌렸고요. 제가 범상치 않은 역할을 많이 맡았잖아요. <선덕여왕>의 미실이나 <대물>의 서혜림 같은. 그러다 보니 실제로 있을 것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이번 작품이 좋은 계기가 됐죠. 어렵게 살아온 여자가 행운을 거머쥐었을 때 그것에 지배당할지 혹은 행운을 발판 삼아 자존감을 높이며 앞으로 나아갈지 결정해야 했던 캐릭터입니다.





베이비 캐시미어 소재의 폰타치오(Pontaccio) 터틀넥과 팬츠, 핑크 스트라이프 패턴 셔츠, 블랙 롱부츠 모두 Loro Piana.





다크 그레이 베이비 캐시미어 소재 폰타치오 터틀넥 Loro Piana.





화이트 베이비 캐시미어 소재의 더블브레스트 잭슨(Jaxon) 재킷, 베이비 캐시미어 소재 벨티드 터틀넥과 팬츠, 크림 컬러 송아지 가죽 콜럼 롱부츠, 스카프 모두 Loro Piana.





베이지 컬러 팍스빌(Parksville) 터틀넥과 렉스(Lex) 팬츠 모두 Loro Piana.

데뷔 후 꽤 많은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간의 커리어를 되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부침이 심했죠. 저는 뭔가 많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으로 비치지만, 참 안 하는 편이기도 하거든요. 좋은 순간만큼 아프고 힘든 시간이 많아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습니다. 그런데도 이 일을 이어갈 수 있었던 건 팬들의 관심과 사랑 덕분이었어요. 진부한 표현이지만, 이보다 제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있는 말이 없네요. 개인적 이유로 연기라는 일을 놓아버리는 게 철없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세간의 평가에 휘둘리기보다는 덤덤하게, 스스로 다그치면서 나아가다 보면 좀 더 좋은 결과물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예전 드라마를 즐겨 보는데, 10년 전 드라마와 지금 드라마의 연기 방식에 큰 차이가 있다고 느껴요. 사람들이 선호하는 배우상도 달라졌고요. 하지만 고현정에겐 유행을 넘어 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고현정이 생각하는 연기가 무엇인지 묻고 싶었어요. 시간이 지나며 연기에 대한 생각이나 태도가 달라졌을 것 같기도 하고요. 특별히 바뀐 부분은 없어요. 연기가 무엇인지는, 사실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연기가 만족스럽지 않아 한스러울 때가 많고요. 다만 말씀하신 부분 중 유행이란 ‘시대감’이 아닐까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이잖아요. 시대를 관통하지는 못할지라도 달라지는 것을 포착하려는 시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예전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게 되고, ‘매너리즘에 빠졌다’ 혹은 ‘구태의연한 연기를 한다’는 평가를 받겠죠. 카메라 밖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연기에 묻어나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평상시 어떻게 지내시나요? 주로 집에 있어요. 음…. 본의 아니게 그렇게 되네요. 스스로 사교적인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주변에서 모임도 참석하고 해야 남자를 만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농담처럼 말하는데, 일부러 계기를 만든다는 게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고요. 작품을 하면서 알게 된 분들은 스케줄이 제각각이다 보니 모이기 쉽지 않네요.

방금 말씀하신 ‘시대감’은 어떻게 익히나요? 사람을 만나는 게 필수일 것 같은데, 집 안에서도 가능할까요? 외출이 잦은 편은 아니지만, 사람을 유심히 관찰하는 편이에요. 우연히 마주치는 분일 수도, 자주 뵙는 분일 수도 있죠. 영화나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에서 간접적으로 만나볼 수도 있고요. 사람들의 말투와 제스처 등을 머릿속 서랍에 고이 보관하다 적절한 캐릭터를 만나면 꺼내 쓰곤 합니다. 요즘은 메타버스에 꽂혀 있어요.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무엇이 바뀌는지, 그 안에서 배우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인터뷰는 10월 초 진행하지만, 기사는 11월호에 실립니다. 11월이면 한 해를 마무리할 시기죠. 조금 이르지만, 고현정에게 2021년은 어떤 시간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올해 많이 행복했어요. 좋은 작품과 감독님, 작가님, 스태프까지…. 제가 사람을 많이 타거든요. 곧 방영하는 <너를 닮은 사람>이 많은 관심을 받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굉장히 즐겁게 일했고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되어 이미 충분히 기쁩니다.

행복해 보여서 인터뷰하는 저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마지막으로, 2022년 목표는 무엇인가요? 2021년 같기만 하면 좋겠어요.(웃음)





기하학 패턴의 실크 소재 켄드라(Kendra) 원피스와 스트레치 울 저지 소재 로린(Laurine) 재킷, 베이지 롱부츠 모두 Loro Piana.





다크 그레이 베이비 캐시미어 소재 폰타치오 터틀넥과 플레어스커트, 블랙 롱부츠 모두 Loro Piana.





브랜드를 상징하는 아이코닉 아이템인 지미(Jimi) 리버서블 재킷, 다크 그레이 베이비 캐시미어 소재 폰타치오 터틀넥 모두 Loro Piana.





베이비 캐시미어 더블 소재의 블랙 하이넥 알렉산드레(Alexandre) 아우터와 터틀넥, 플레어스커트, 기하학 패턴 스카프, 시트린 쿼츠 컬러의 스무스 새틴 레더 소재로 새롭게 출시한 세시아 백 모두 Loro Piana.

 

에디터 정순영(jsy@noblesse.com),황제웅(jewoong@noblesse.com)
사진 김희준
스타일 디렉터 한혜연
헤어 김정한
메이크업 최시노
세트 스타일링 다락(D:rak)
어시스턴트 박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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