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 드라이브 하기 딱 좋은 코스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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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24

이 계절, 드라이브 하기 딱 좋은 코스

자동차를 사랑하고 여행을 즐기는 이들이 아껴둔 보석 같은 자동차 여행지를 소개한다.

예술 감성 충만한 드라이브 여행 이익렬(현대미술가)
모든 여행을 좋아하지만 특히 자동차 여행에 열광한다. 자동차 여행은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동안 노면의 굴곡과 여정을 엉덩이로 읽으며 클리어하는 과정을 직접 컨트롤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한적한 고속도로나 굽이진 국도를 달릴 때, 엔진의 회전 진동과 타이어로 전달되는 노면의 질감을 느끼며 스티어링 휠과 가속페달을 통해 차를 가장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동안 적당한 긴장과 몰입을 즐기는 과정이 바로 드라이브 여행의 묘미다. 나와 차, 도로와 광활한 자연이 일체가 되는 시간인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와중의 무더운 휴가 시즌. 전부터 가보고 싶던 뮤지엄 산으로 코스를 잡고 잠시 드라이브 여행을 떠났다. 얼마 전 11년 된 내 차가 엔진 트러블로 수리 중이라 친구의 구형 메르세데스-벤츠 E300을 운전해 다녀왔다. 메르세데스-벤츠의 특성은 단단하면서도 진동을 잘 걸러주어 안락함과 탄력성의 밸런스가 좋다는 것이다. 가속과 제동, 핸들링 감성도 쫀득한 활시위 같다는 느낌을 매번 받는다. 가끔 열린 길에서 잠시 시속 150km 이상 달릴 때도 언제든 멈추거나 장애물을 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주행 안정성은 일반 승용차 중에서는 가히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오래전부터 속도 무제한의 아우토반에서 숙성된 이러한 주행 감성은 속도에 따라 노면의 미세한 굴곡을 딛고 달리는 동안 단지 느낌상의 안정감뿐 아니라 실제 접지력과 효율성을 운전자에게 정확하게 피드백한다. 특히 장거리 여행에서라면 한산한 고속도로나 적당히 막히는 도로 구간에서도 운전자나 탑승객 모두에게 스트레스 없는 시간을 제공한다는 점도 매력이다. 원주 근처 오크밸리와 인접한 뮤지엄 산은 2005년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뮤지엄 부지를 보러 방문했을 때 느낀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난 아름다운 산과 자연으로 둘러싸인 아늑함’이라는 인상을 바탕으로 지금의 개성 강한 건축물로 설계되었다. ‘산상(山上)’이라는 고유의 지형에 순응하며 조성한 까닭에 건물과 주변 자연의 조화로운 어우러짐을 체감할 수 있는 곳이다. 문득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갈 곳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서울 강남에서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 적당한 거리에 안도 다다오가 건축한 공간에서 유명 작가의 수준 높은 작품을 감상하며 주변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이곳을 추천한다. 의미 있는 영감과 창의적 감성이 가득한 드라이브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Recommendation  포르쉐 박스터 S
다시 이곳을 방문한다면 조금 더 재미있는 차를 타고 싶다. 당일에 다녀올 수 있는 약 200km 거리를 여행할 때는 커다란 트렁크나 짐을 수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단출한 공간과 스포티한 운동성이 매력인 2+2시터 컨버터블도 좋다. 예를 들면 포르쉐 박스터 S. 한두 시간 거리의 뮤지엄으로 떠나는 낭만적인 여름 휴일 드라이브와 더없이 잘 어울릴 듯싶다.





숨어 있는 호숫가 드라이브 강병휘(레이서)
산과 바다. ‘여행’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아닐까? 하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이 찾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성수기에는 인파가 너무 붐벼서, 또 요즘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곳에 가기가 더욱 꺼려진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찾기 시작한 곳이 고즈넉한 호수다. 서울에서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경기도의 청평호수나 산정호수, 백운호수나 팔당호 주변은 이미 너무 많이 알려져 연중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잔잔하고 고요한 분위기, 호수 고유의 차분한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금광호가 제격이다. 서울권에서 한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라 여유가 생길 때면 찾곤 하는 곳이다. 여유로운 주말, 늦잠을 자도 수도권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부담 없는 거리에 있는 금광호는 동서 방향으로 V자로 누워 있는 독특한 형태다. 호수 북쪽에는 미술관과 카페, 다양한 맛집이, 남쪽에는 숙박 시설 몇몇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유명한 호수에 비해 주변 도로가 한적해 드라이브를 즐기기 좋은 점이 금광호의 매력이다. 어느 주말 오전, 포르쉐 911을 몰고 금광호로 드라이브를 떠났다. 이번엔 가족과 함께였다. 호수 주변을 따라 뻗어 있는 302번 지방도로는 가로수가 울창하고 일부 구간은 나무 터널처럼 가지들이 서로 맞닿아 시원한 주행을 경험할 수 있다. 선루프를 열고 배기관을 스포츠 모드로 둔 채 RPM을 3000 이하로 유지하며 커브의 흐름을 따라 달리면 기분이 더없이 좋아지는 길이다. 하지만 노면은 그리 좋지 않아 댐퍼 세팅을 스포츠 모드로 올리기는 조금 부담스럽다. 남쪽으로 나란히 지나는 평택제천고속도로가 대부분의 통행량을 흡수한 탓인지 꽤 오랜 시간 보수 작업을 하지 않아 노면이 많이 낡았다. 구불구불한 국도를 좋아하는 드라이빙 마니아에게 선물 같은 코스가 하나 더 있다. 금광호에서 302번 지방도로를 따라 진천 방향으로 5분 정도 더 달리면 매력적인 와인딩 코스가 나타난다. 저속 리듬의 타이트한 코너가 천룡CC를 향해 쉴 새 없이 이어지는데, 코너 하나하나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 순간 충청북도로 넘어온 자신을 발견하게 될 테다. 운전의 재미를 추구하는 여행자라면 이 길을 달릴 때 현대자동차의 최신 N 신차인 아반떼 N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막강한 전륜 그립과 한층 나긋해진 승차감이 기존 N과 다른 점인데, 낡은 노면과 타이트한 헤어핀 코너가 많은 이 길을 달리기에 최적일 듯하다. 금광호 북쪽 건너편에는 간단하게 피크닉을 즐기기 좋은 장소도 있는데, 한나절 차를 세우고 호수를 바라보며 가족과 함께 ‘물멍’을 하기엔 기아 EV6도 좋은 파트너가 되어줄 것 같다. 요즘 출시한 전기차 중 움직임이 가장 인상적이기도 하지만, 배기가스 없이 오랜 시간 음악과 에어컨을 즐길 수 있고 220V 전원까지 활용 가능하니 여행지로 집을 옮긴 기분마저 들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길은 어떤 차로 달려도 좋다. 호젓함과 고즈넉함, 호수 풍경과 함께 달리는 길을 오롯이 느끼는 운전자라면 말이다.

 Recommendation  벤틀리 컨티넨탈 GT
미지의 장소로 자동차 여행을 떠난다면 벤틀리 컨티넨탈 GT와 함께하고 싶다. 하지만 짧은 드라이브 여행에도 이만한 투어러는 없다. 내비게이션 화면을 회전시켜 아날로그 감성의 나침반을 볼 수 있는 점부터 마음에 든다.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는 대신 종이 지도를 펼치고 이정표를 따라가는 원초적 여행의 감성을 느껴보고 싶다. 조종성과 안락성 사이에서 황금 비율을 보이는 하체 성능은 장거리 여정에도 걱정이 없고, 묵직한 베이스의 천둥소리를 내는 머플러는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자연에서 누리는 위로의 시간 양정윤(바이올리니스트)
운전을 좋아해 시간 날 때마다 차를 몰고 드라이브하는 것을 즐긴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공부하는 동안에는 가끔 차를 타고 주변의 도시나 할슈타트 같은 아름다운 곳에 드라이브 여행을 다녀오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 국내에 돌아와서도 바쁜 일상 속에서 가끔 충동적으로 차를 몰고 드라이브하는 시간이 꽤나 근사한 휴식이 되곤 한다. 지금 타는 차는 제네시스 G80이다. 넓고 편의 장비도 잘 갖춰진 데다 무엇보다 운전하기 편하다. 악기를 실어야 하고, 공연이 있을 때는 의상과 소품도 운반해야 하기에 넉넉한 트렁크는 필수다. 가끔 일상이 갑갑하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편한 차림으로 차를 몰고 나간다. 한낮의 서울은 교통 정체로 번잡하지만, 늦은 밤이나 새벽엔 드라이브하기 그만이다. 뻥 뚫린 올림픽대로나 강변북로를 느긋하게 달리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좋아하는 음악, 선선한 밤공기 그리고 혼자만의 시간이 마음을 위로해주는 것 같다. 가끔은 근교로, 드물게는 멀리 지방으로 차를 몰고 여행을 가기도 한다. 어느 여름, 친구와 춘천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길에 예정에 없던 용추계곡에 들른 시간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그저 풍경이 좋아서, 길이 예뻐서 충동적으로 들어선 여정이었다. 춘천으로 향하는 46번 국도에서 가평읍으로 빠져나와 75번 국도를 따라 가평 읍내를 통과한 후 다리 건너 왼편 승안천을 따라가는 계곡 길. 창밖으로 계곡이 눈에 들어오자 우리는 신이 난 나머지 똑같이 소리를 질렀다. 휴가철이었음에도 인적도 별로 없는, 시원한 그늘과 굽이쳐 흐르는 맑은 계곡에서 보낸 짧은 시간에 위로를 받는 듯한 느낌이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유명한 관광지로 떠난 여행만이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가고 싶은 곳으로 간다면 정말 특별한 여행이 될 것이다. 그해 여름, 본래 목적지인 춘천보다 용추계곡 드라이브가 지금 내게 유독 그립고 선명한 추억으로 남은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Recommendation  Volvo V60 크로스컨트리
운전하기 편한 차가 좋다. 트렁크도 넓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오디오가 좋았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그 여름처럼 여행을 다시 떠난다면 볼보 V90을 타고 가고 싶다. 승용차보다 편하면서 SUV보다 차체가 낮아 타고 내릴 때나 운전할 때 부담스럽지 않고, 여행용 트렁크도 잔뜩 실을 수 있을 만큼 공간도 넓다. 실내도 고급스럽고 무엇보다 원음을 잘 살려주는 바워스 앤 윌킨스(B & W) 오디오가 달려 있어 오랜 시간 운전하는 동안 좋아하는 음악을 마음껏 듣기 좋을 것 같기 때문이다.





별 따는 천상의 화원으로 떠난 여행 이경섭(칼럼니스트)
자동차를 좋아한다. 아니, 정확히는 운전을 좋아한다. 시인을 키운 건 8할이 바람이라고 했지만, 나를 키운 건 8할이 길이다. 길 위에서 보낸 시간은 무조건 값지다. 국내외의 여러 길에서 보낸 시간이 모두 눈앞에 선연히 떠오른다. 그중에서도 늘 그리운 곳이 있다.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청옥산 꼭대기. 이른바 육백마지기 화원으로 알려진 곳이다. 차를 타고 해발 1200m 넘게 올라갈 수 있다는 것과 선명한 별과 은하수를 볼 수 있는 곳이라는 것도 알았다. 이곳을 여러 번 다녀왔다. 매번 느낌이 달랐다. 좋고 나쁨이 아닌 늘 다른 감흥과 경험을 하고 돌아올 수 있었다. 자동차 여행이 좋은 건 충동적으로 떠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매나 예약, 별다른 준비가 필요 없다. 주머니 속 차 키와 약간의 용기만 있으면 된다. 그때도 그랬다. 퇴근하다 결정했다. 충동적이지만 떠날 명분은 있어야 하기에 이번엔 별을 보러 가기로 정했다. 꽤 낭만적이지만 허무할 수 있는 기대. 아무려면 어떨까, 떠난다는데. 서울을 빠져나와 고속도로를 한 시간 남짓 달려 새말에서 42번 국도로 갈아탄 후 평창을 지나 미탄에 이르면 다 온 것이다.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산길을 귀가 먹먹하도록 오르면 거기 광활한 우주를 조우할 세상 모든 길의 끝에 이르게 된다. 우리도 그날 심야에 드라이브를 떠났고, 안개 바다를 거쳐 올라간 산꼭대기에서 거대한 은하를 보았다. 그날은 운도 따랐다. 맑고 공기도 청명했다. 빛 공해와 먼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산꼭대기에서 바라보는 엄청난 별무리. 천문을 몰라도 짚어볼 수 있는 오리온, 북두칠성, 카시오페이아, 좀생이별 같은 성좌. 살면서 이런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 산등성이에서 아침을 맞을 수 있다면 더욱 환상적이다. 산 아래 운해가 융단처럼 깔릴 것이고, 초가을이라면 눈앞에는 수천만 구절초꽃이 일제히 바람에 흔들리고 있을 테니까. 이것만으로 충동적으로 떠나온 알량한 가책은 충분히 보상받고도 남는다. 이 글을 쓰면서도 당장 차를 몰고 떠나고픈 세상 모든 길의 끝, 천상의 화원이다.

 Recommendation  Volvo 현대 아이오닉5
그곳으로 여행을 떠난 다섯 번 중 네 번은 커다란 SUV를 탔기에 산꼭대기에서 밤을 지새우는 것이 편했다. 이번엔 현대 아이오닉5를 타고 가고 싶다. 실내가 넓고 ‘차박’에 최적화된 차로 설계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콘센트에 에어프라이어와 전자레인지를 꽂아 요리도 할 수 있다지만 취사가 금지된 이곳에서는 그러지 않는 게 좋겠다. 매연 없이 보낸 밤, 해치를 활짝 열고 아침의 화원을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





바이크 타고 옛길 찾아 삼만 리 김종훈(모터사이클 칼럼니스트)
길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즐긴다. 모터사이클로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한 이후로 생긴 취미다. 지도를 보며 탐험하듯 길을 음미하는 여행이랄까. 한 지역을 정하고 지방도로 위주로 훑는 방식이다. 지방도로는 옛길이 많다. 이제는 고속도로와 고속국도가 생겨 오가는 차가 적은 길. 옛길이기에 자연을 벗 삼아 굽이굽이 이어지는 형태가 많다. 목적지로 가기 위한 길이라기보다는 길 자체를 즐기게 하는 길이랄까. 당연히 도시에서 멀어질수록 길은 더욱 한산하고 또 다채롭다. 굽이굽이 돌아나갈 때마다 고즈넉한 경치가 선물처럼 눈에 안긴다. 강원도 정선은 이런 옛길을 보물찾기처럼 발견할 수 있는 지역이다. 강원도에서도 발전의 혜택을 상대적으로 덜 받은 곳이고 ‘바다가 없는 강원도’이기에 인기 관광자원이 적은 까닭이다. 게다가 석탄 산업이 저문 이후로 더욱 소외되었다. 지금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국인도 입장 가능한 카지노가 있지만 발전은 여전히 더디다. 주민에게는 아쉬운 점일망정 여행자에겐 많은 장점으로 다가온다. 특히 나처럼 모터사이클로 옛길을 유랑하듯 다니고 싶은 사람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정선의 옛길을 감싼 풍경은 다른 지역보다 더욱 짙고 예스럽다. 우리는 일상에서 벗어나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 여행을 떠난다. 그런 점에서 이런 길들은 일상과 아득하게 먼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온몸이 드러난 채 달리는 모터사이클 투어라면 더욱 진할 수밖에 없다. 주변 풍광이 한층 가까이 다가온달까. 바람이 핸들을 잡은 손을, 가슴을, 목덜미를 간질이며 설렘을 증폭한다. 헬멧 속으로는 짙고 푸른 풍경이 내뿜는 싱그러운 공기가 스며든다. 그럴 때면 몸속 세포까지 펄떡거리는 기분이다. 다른 시공간에 들어간 착각마저 들기도 한다. 어느새 켜켜이 쌓인 일상의 찌꺼기는 바람에 날려간다. 정선의 지방도로는 그런 순간으로 자주 인도한다. 워낙 인적 없는 길이 많아서. 정선에선 빨리 달릴 필요가 없다. 적당한 리듬감을 느끼며 좌측, 우측 춤추듯 길을 달리면 딱 알맞다. 모터사이클 위에선 그 자체가 재미 요소다. 거기에 다채로운 풍경이 눈앞에 들고 나니 흥겹지 않을 도리가 없다. 한적한 시골 풍경이 나타나다가 고랭지 배추밭이 펼쳐지고, 험준한 기암절벽을 끼고 돌다 보면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귀를 간질인다. 슬라이드 영사기가 장면 바꾸듯 길 위의 풍경이 시시각각 달라진다. 길은 다른 길로 이어지니 끝이 없는 즐거움이다. 정선에서 달려볼 법한 길을 귀띔하자면, 421번 지방도로와 동강로다. 421번 지방도로는 424번 지방도로에서 소금강 계곡으로 이어지는 길. 계곡을 오른쪽에 끼고 달리다 보면 입이 절로 벌어지는 소금강 절경이 나타난다. 시간이 조각한 근사한 작품을 한참 서서 감상할 수밖에 없다. 동강로는 지방도로 번호도 없는 옛길이다. 동강 절경과 내내 함께 달릴 수 있다. 이 두 길만 달려도 정선에 갈 이유는 충분하다.

 Recommendation  할리데이비슨
팬 아메리카 정선 투어에 함께한 모터사이클은 BMW 모토라드의 R 나인T 어반 G/S다. 1980년대 유명 모델 R 80 GS를 복각한 모델. 출력이 충분하고 완만한 흙길도 달릴 수 있는 전천후 머신이다. 다음에는 할리데이비슨이 새로 선보인 어드벤처 투어링, 팬 아메리카를 타고 갈까 한다. 도로를 넘어 흙길도 잘 달리게 만든 장거리 투어링이니까. 윈드실드가 당당하게 서 있어 고속 주행 때 바람 저항이 적다. 시트도 널찍해 편하고 서스펜션의 노면 대응력도 뛰어나다. 정선에 도착하기 전에는 어쩔 수 없이 고속국도를 지나야 한다. 이때 장거리 투어링만의 특징은 피로를 덜어준다는 점이다. 모험하기 전까진 편하게, 가서는 자유롭게.

 

에디터 이정주(jjlee@noblesse.com)
진행 이경섭(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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