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미래의 자동차 - 노블레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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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1-15

2021 미래의 자동차

미래 차로 나아가기 위한 기술과 디자인, 마케팅까지 2021년 자동차업계의 앞날을 점쳐봤다.

위쪽 2021년 출시 예정인 BMW iX5 컨셉카. 아래쪽 아우디 Q4 스포트백 e-트론 컨셉카.



좋으나 싫으나 전기차 시대
전기차 시대가 열리고 있다. 환경 파괴에 대한 자성, ‘친환경’이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강력한 이슈가 되면서 엔진에서 전기모터로의 전환은 피할 수 없는 세계적 흐름이 되었다. 2020년 초, 나도 전기차 오너가 되었다. 유행에 둔감하고 신문물을 받아들이는 데 보수적인 사람조차 자연스레 전기차를 탄다는 사실은 전기차가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희귀 모델, ‘얼리어답터’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전기차가 흔하고 평범해진 시대. 잠깐의 시승이 아닌 일상에서 타보니 전기차는 여러 면에서 만족스럽다. 조용하고 강력하다. 발진 가속과 순발력이 좋고 무게중심이 낮아 안정감을 준다. 추월과 제동에 스트레스가 없으니 운전 재미도 상당하다. 무엇보다 운행하는 동안 오염 물질을 내뿜지 않는다는 심리적 만족감이 높다. 전기차를 타보니 일상생활에서도 친환경적 삶을 살아야 할 것 같은 기분 좋은 의무감도 든다. 지구를 지킨다는 거룩한 명분이 적잖은 자부심을 주지만, 그에 따른 불편도 감수해야 한다. 전기차의 거의 유일한 불편이자 치명적 단점은 배터리에 있다. 최근 상당히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린다. 차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80% 정도까지 채우는 데 최소 30분에서 1시간가량 걸린다. 충전소를 찾기도 아직은 쉽지 않다. 일정이 급할 때는 심장이 쪼그라드는 초조함을 감당해야 한다. 배터리 충전 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은 인내가 필요하다. 배터리 가격이 비싼 까닭에 차 가격이 내연기관 모델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싼 것도 전기차 확산의 걸림돌이다. 그래서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보조금 명목으로 신차 구입 가격의 일부를 보조해준다. 2021년에는 모델당 보조금이 이전보다 200만 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보조금은 전기차 판매를 이끄는 주요 동력이 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에서 출시할 IONIQ5 컨셉카인 ‘45컨셉’의 실내.

국내 전기차 누적 판매는 이미 10만 대를 훌쩍 넘어섰다.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충전기도 2만2000기 이상 설치했다. 많은 매체와 전문 기관은 2021년이 전기차 상용화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2025년까지 250개가 넘는 순수 전기차 모델이 글로벌 시장에 쏟아진다. 이에 따라 당장 2021년에도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브랜드와 거의 모든 수입차 브랜드들이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우선 제네시스의 첫 전기차 모델이 기다려진다. 코드명 ‘GENESIS JW EV’ 모델을 하반기 G80 EV 이름으로 선보이는데,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만든다. 주행거리는 약 500km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 EQC 400을 선보인 메르세데스-벤츠는 2021년 럭셔리 전기차 EQS를 선보일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 고유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는 첫 번째 전기차로 실내디자인은 신형 S-클래스에서 가져왔지만 외관 디자인은 전기차 플랫폼에 걸맞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다. 일찌감치 i시리즈를 국내시장에 선보이며 일상용 전기차 시장을 주도한 BMW는 지난 2018년에 선보인 전기 컨셉 SUV iNext 모델을 iX5라는 이름으로 2021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다. BMW는 이를 시작으로 2023년까지 11종이 넘는 전기차 모델을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2020년 프리미엄 전기차 e-트론(e-Tron) 55 콰트로를 국내 시장에 출시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은 아우디의 다음 주자는 아우디 Q4 스포트백 e-트론이다. 신형은 배터리 팩 용량을 늘려 주행거리를 개선하고 테슬라 모델3 수준의 가격대로 선보인다.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IONIQ) 시리즈를 출시한다. 당장 2021년에 내놓는 IONIQ5는 준중형 크로스오버 차량으로 급속 충전 20분으로 500km를 달릴 수 있는 배터리를 탑재한다. 지금도 아이오닉이라는 이름으로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모델이 팔리고 있는데 2021년부터 판매할 IONIQ 브랜드에는 기존 아이오닉이 포함되지 않는다. 한층 앞선 기술력과 미래형 디자인으로 무장하고 출시될 다양한 전기차는 우리의 일상까지 바꿔놓을 것이다. 좋으나 싫으나 전기차 시대가 열렸다. 기왕이면 설레는 마음으로 다가올 첨단 전기차를 기대해도 좋겠다.
글_ 이경섭(자동차 칼럼니스트)







위쪽 메르세데스-벤츠에서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 모델로 선보였던 컨셉 IAA. 아래쪽 제네시스 민트 컨셉카.



미래차로 나아가기 위한 기술
2021년은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 미래 차 라인업이 본격적으로 쏟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품은 결과일 뿐이다. 맛있는 요리에는 훌륭한 재료와 레시피가 필수이듯, 미래에 나올 새로운 컨셉의 자동차에는 새로운 소재와 기술이 필수적이다. 2021년에 주목해야 할 첫 번째 자동차 기술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다. 이미 현대자동차에서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생산을 본격화했고, 메르세데스-벤츠도 전용 플랫폼 MEA를 적용해 2021년부터 양산에 나선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근본적 차별점은 ‘자동차의 모양이 지금과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엔진룸이 필요 없으니 차의 앞부분을 아예 없애고 식빵(?) 모양의 1박스 형태를 만드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당연히 실내 공간은 엄청나게 넓어진다. 모터가 엔진보다 훨씬 작기 때문에 뒤 차축에 집어넣어도 뒷좌석이나 트렁크 공간이 희생되지 않는다. 모터 2개를 이용해 사륜구동을 구성하면 만들기도 쉬울뿐더러 내연기관차처럼 앞뒤 차축 사이에 프로펠러 샤프트(앞뒤 바퀴 모두에 구동력을 전달하기 위해 차체 중앙 하단에 장착하는 긴 축)가 필요하지도 않으니 무게가 조금 늘어나고 효율도 아주 조금 떨어질 뿐 그 장점에 비할 바가 아니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전기차는 미래 차의 일부분일 뿐이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그 기초 공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미래 차가 되려면 차가 더 똑똑해지고 환경친화적이어야 한다. 그것이 두 번째 기술적 포인트인 ‘통합 제어 시스템’의 필요성이다. 미래 차의 핵심 요소인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를 위해서는 통합 제어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가장 앞선 자동차 브랜드는 단연 테슬라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인포메이션, 엔터테인먼트 등 모든 영역을 통합 제어 시스템으로 관리한 지 오래되었다. 이전에는 데이터 기반 딥 러닝이 강점인 엔비디아의 프로세서를 사용해 통합 제어 시스템을 설계했다면 지금 사용하는 3세대 통합 제어 시스템에서는 핵심이 되는 통합 프로세서를 스스로 설계할 정도로 노하우가 쌓였다.



왼쪽 삼성전자에서 선보이게 될 엑시노스 오토 V 프로세서를 적용한 차량. 오른쪽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계 학습에 유리한 그래픽 프로세서를 생산하는 엔비디아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지만, 여기에 스마트폰 통합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의 강자인 퀄컴과 삼성전자가 도전장을 던졌다. 퀄컴은 프로세서를 하나부터 여러 개까지 조합할 수 있는 모듈형 설계의 스냅드래곤 오토 프로세서를 선보이며 레벨 2부터 레벨 5의 자율주행차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시했다. 그리고 당연히 최대 강점인 통신 기능을 통합해 자동차 관련 인프라 혹은 다른 차와 통신하며 주행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강점을 강조한다. 퀄컴은 ‘CES 2020’에서 제너럴모터스(GM)와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최신 차량과 출시 예정인 차량에 최첨단 주행 경험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보다 실질적 접근법으로 이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일단 최대 6개 화면과 12개 카메라를 통합하며 차량 정보와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통합하는 엑시노스 오토 V 프로세서를 2021년 출시하는 아우디의 3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IB 3에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모든 기능을 하나의 칩에 통합하는 대신 인포테인먼트용인 V시리즈, 능동 주행 보조(ADAS)를 위한 A시리즈, 그리고 통신과 텔레매틱스를 위한 T시리즈 등으로 굵직굵직하게 그룹화하는 안전한 행보를 선택했다. 실제로 통합 제어 시스템에 대한 예측은 현재의 분산 처리에서 미래의 통합 처리를 거쳐 궁극적으로는 통합과 분산 처리가 혼합된 멀티 채널 시스템으로 귀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는 효율보다 안전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굵직한 기술적 테마 외에도 2021년에는 라이다(Lidar)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같은 기술이 활개를 칠 것이다. 레이저를 목표물에 비춰 사물과의 거리 및 다양한 특성을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인 라이다는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파장이 매우 짧기 때문에 정밀하게 앞을 보고 3차원으로 앞길의 지도를 실시간으로 그려낼 수 있다. 기존 라이다의 단점은 비싸고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졌다. 새롭게 출시한 애플 아이폰 12의 카메라가 초점 거리를 측정하기 위해 라이다를 사용한다. 그만큼 작고 효율적이고 매력적인 가격으로 라이다가 변했다는 뜻이다. 이제 우리 주변에 라이다를 적용한 자동차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내연기관차를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기술인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적극 활용될 것이다. 기존 내연기관차에 들어가던 12V 배터리 전압을 48V로 올리면 에어컨과 워터펌프 등을 엔진에 의존하지 않고 모터의 힘만으로 돌릴 수 있다. 또 엔진을 도와 자동차의 운동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볼보뿐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BMW 등 이미 많은 브랜드에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적용한 차를 내놓고 있다. 참고로, 볼보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B4와 B5 엔진을 얹은 차 가격을 기존의 T4·T5 엔진보다 단 50만 원 올렸다. 부분적 전동화를 위한 솔루션으로 가격 경쟁력 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2021년부터 미래차가 온다. 그리고 우리의 현실도 계속 발전한다.
글_ 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위쪽 비대면으로 진행한 BMW 뉴 5시리즈 & 6시리즈 그란투리스모 월드 프리미어 행사.
아래 왼쪽 비대면 영상 상담 서비스를 시작한 아우디.
아래 오른쪽 드라이브인 콘서트를 개최한 현대자동차.

한계 없는 디자인
세계 각지에서 ‘내연기관 금지령’을 선언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2030년부터,영국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를 등록할 수 없다. 100년 넘게 만들어온 자동차 회사들은 충격에 빠졌다. 그리고 마지막일지도 모를 내연기관차를 공들여 만들고 있다. ‘마지막’ 작품이라는 생각으로, 자동차 회사들은 꽁꽁 숨겨둔 기술을 아낌없이 집어넣는 추세다. 디자인도 예외가 아니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더욱 넓어지고, 램프는 더욱 슬림해진다. 얇은 램프일수록 첨단 기술이 들어간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거대한 크레스트 그릴과 얇은 두 줄의 쿼드램프를 갖춘 제네시스 GV70처럼. 미리 공개한 사진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내년에 출시할 예정인 BMW M3와 4시리즈 신형 모델은 과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큰 수직형 그릴을 장착하고 쪽 찢어진 날카로운 눈매를 더해 시선을 장악한다. 기아자동차 K7은 2021년에 풀 체인지하면서 차명을 K8으로 바꿀 예정인데, 라디에이터 그릴의 크기를 키우고 ‘ㄷ’자형 주간주행등을 배치해 전면부 디자인에 힘을 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20인치 넘는 휠, 길어진 보닛과 낮아진 지붕, 쿠페 스타일 트렁크 등 지금까지 원가절감을 위해 아껴둔 디자인을 마음껏 쏟아내면서 2021년에 등장하는 내연기관차는 실용보다 멋을 강조한 자동차들이 대거 등장할 예정이다. 조명 기술의 발전도 디자인에 변화를 준다. 조명인지 몰랐던 부분이 문득 밝아지는 놀라운 경험이 가능하다. 어둠을 밝히는 조명이 아니라 ‘세리머니’를 위한 조명이 더욱 많아질 듯하다. 실제로 몇 해 전 메르세데스-벤츠는 삼각별 엠블럼에 조명을 비추는 방식을 적용했으며, BMW는 X6 출시 당시 키드니 그릴에 불이 들어오는 LED 라이팅 그릴을 선보였다(해외에서 옵션 적용). 차량 도어를 열거나 닫으면 조명이 활성화되고 운전자가 수동으로 켜거나 끄는 것도 가능하다. 이처럼 LED나 OLED 광원을 통해 다양한 세리머니를 보여주며 차별화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전기차’다. 자동차 디자이너들은 “이제야 백지에 그림을 그리는 기분”이라고 말한다. 내연기관 시대에는 엔진 위치, 변속기 위치, 드라이브 샤프트 등을 더듬으며 차를 그렸지만, 이젠 스케이트보드처럼 생긴 전기차 플랫폼 위에 아무거나 올려도 된다. 문짝이 4개일 필요도 없고, 보닛을 앞세울 필요도 없다. 우주선처럼 둥근 객실을 올린 후 내부를 호텔처럼 꾸며도 된다. 최근 몇 년 동안 나온 컨셉카는 대부분 이런 느낌으로 디자인했다. 편평한 전기차 플랫폼 위에 물방울처럼 생긴 공간을 얹은 형태다. 같은 전기로 더 멀리 달리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공기저항을 줄인 물방울 형태가 유리하다. 메르세데스-벤츠에서 몇 해 전 선보인 컨셉 IAA(Intelligent Aerodynamic Automobile), 제네시스 민트 컨셉카 등이 그 예다. 어떤 차는 더 큰 배터리를 넣는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앞뒤 바퀴 사이를 길게 늘려서 그 사이에 더 큰 배터리를 넣는 식이다. 앞에 뜨거운 엔진이 없으니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도 사라질 수 있다. 대신 자율주행 등을 위한 카메라와 센서 등이 ‘가짜 그릴’ 뒤에 숨어 전자파를 쏘아댄다. 때문에 이런 파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금속제 엠블럼 같은 건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BMW 키드니 그릴이 하나로 연결된 것, 아우디가 4개 링을 연결한 엠블럼을 추가로 특허 등록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제네시스도 2021년에 내놓을 전기차 앞에 커다란 크레스트 그릴 대신 조그마한 삼각형을 넣는다고 한다. ‘자율주행’을 위한 디자인도 조심스럽게 나올 예정이다. 운전을 하지 않으면 옆 사람과 대화도 많이 하고, 주행 중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도 있다. 현대자동차에서는 자율주행 시대에 경치를 더욱 잘 감상할 수 있도록 측면 유리창을 극단적으로 넓힌 미니밴을 내놓는다고 발표했다. 완전한 전기차와 자율주행 시대가 머지않았다. 그 미래로 가는 길목에 놓인 2021년에는 실용성보다 화려하고 미래지향적 디자인으로 존재감을 강조한 내연기관차가 대거 등장할 예정이다. 또 기존 자동차 디자인에서 고려해야 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전기차는 단박에 확 바뀔 순 없어도 점진적으로 디자인적 자유를 가미한 신모델을 속속 출시할 것이다. 각자 위치에서 한계에 도전하는 디자인을 시도한 내연기관차와 전기차가 혼재한 흥미로운 한 해가 되지 않을까.
글_ 장진택(자동차 칼럼니스트)







신형 SUV 3종을 온라인을 통해 런칭한 메르세데스-벤츠.

카 브랜드 마케팅의 변곡점
2020년은 카 브랜드 마케팅에서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은 해였다. 세상을 뒤덮은 코로나19 사태로 연초에 계획한 마케팅 플랜을 전면 개편하거나 방향을 우회해야 했다. 신차 출시 행사를 잇따라 취소하거나 온라인 쇼케이스로 대체했으며,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스킨십 강화 이벤트도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비대면을 뛰어넘은 온택트 소통 방식에 익숙해지고 있다. 사실 코로나19로 인해 등장한 뉴노멀 라이프스타일은 제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할 때부터 이미 예견된 미래였다. 다만 그 변화의 속도가 예기치 않게 빨라졌을 뿐. 정보기술업계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종식돼도 단순히 이전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오히려 온라인이 오프라인의 단점을 보완하며 혼합된 형태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카 마케팅 역시 ‘온라인’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다. 먼저 온라인을 통한 차량 구입이 활성화될 거라 예상한다. 물론 자동차의 온라인 판매가 전에 없던 새로운 방식은 아니다. 자동차업계의 많은 규칙과 관행을 깨뜨린 테슬라는 한국에 들어오면서 온라인 판매 방식을 주력으로 내세웠고, 현대·기아자동차 역시 유럽과 미국·중국·인도 등을 중심으로 온라인 판매 플랫폼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차는 직접 보고 사야 한다는 소비자의 인식과 영업사원들의 반발 등으로 국내에서는 온라인 판매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다임러 AG 이사이자 메르세데스-벤츠 마케팅 및 영업을 총괄하는 브리타 제거(Britta Seeger)는 2025년까지 온라인 채널을 통해 영업 파트너와 함께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4분의 1을 생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폭스바겐, 푸조, 시트로엥 등 일부 수입차 브랜드는 네이버스토어나 11번가 같은 e-커머스를 통해 차량을 판매하며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 BMW는 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 자체적으로 소장 가치가 높은 한정판 모델을 판매하는 온라인 채널 ‘BMW 숍 온라인’을 오픈해 온라인 판매의 저변을 확보한 것. 신모델을 공개하는 날 서버가 다운되거나 판매 시작 45분 만에 완판되는 등 흥행 효과를 경험했기 때문에 2021년에 더욱 다채로운 모델을 선보이는 장으로 활성화될 것이다.



왼쪽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볼보 S90 T5 엔진 모델. 오른쪽 키드니 그릴에서 불이 들어오는 LED 라이팅 그릴을 적용한 BMW 3세대 X6.

이와 함께 차량 상담과 시승 등도 비대면으로 경험하려는 고객의 새로운 요구가 뒤따라온다. 지금까지는 간단한 견적이나 시승 상담 정도만 온라인으로 가능했지만, 앞으로 화상 상담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아우디는 이미 비대면 영상 상담 서비스를 시작했다. 홈페이지를 통해 간단한 정보를 기입하면 담당 세일즈 어드바이저가 일정을 논의하고, 카카오 페이스톡을 통해 영상 상담을 진행한다. 낯선 이와의 영상통화가 어색할 수도 있지만, 편리함 때문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021년에는 실시간 예약 가능한 시스템을 비롯해 원하는 날짜와 시간까지 예약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미디어와의 소통에서도 온라인 채널이 중요한 키를 쥐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이미 많은 브랜드에서 온라인으로 신차 발표 행사를 전환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이 방식은 일반화될 것이다. 이미 경험을 통해 온라인 신차 발표회의 이점을 깨달았다. 배우, 운동선수 같은 유명인이 등장해 온라인 토크쇼를 열거나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실감 나게 차량 내·외부를 보여주는 방식이 가능해 시각적으로 흥미를 유발한다. 또 미디어 위주로 겨냥하던 방식에서 다양한 소비층에 직접 알리는 형태로 영역 자체가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신차 발표회뿐 아니라 미디어 컨퍼런스 역시 온라인으로 개최 가능하다. 디지털 채널을 통해 현지 전문가와 기자가 만나 쌍방향으로 소통하고 토론에 참여하며 새로운 기술을 탐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카 마케팅이 온라인에 집중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코로나19가 증폭하는 시기에도 비대면 콘서트, 비대면 드라이빙 프로그램, 언택트 기부 캠페인 등 고객과의 접점을 찾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따라서 오프라인 마케팅은 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 바이러스와 상관없이 계속해서 이뤄질 것이다. 다만 주목할 점은 코로나19가 온라인 카 마케팅의 변곡점이 되었다는 것, 코로나19가 종식된 후에도 온라인을 통한 카 브랜드 마케팅은 더욱 다채롭게 그리고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글_ 문지영

 

에디터 문지영(jymoon@noble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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