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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10

달은 가장 오래된 TV

7월 경매에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로봇으로 형상화한 백남준의 작품 <갈릴레오>가 등장했다.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 1976(2000)
가변크기, CRT TV 모니터 13대, 12-채널 비디오, 컬러, 무성, LD; , 1-채널 비디오, 컬러, 유성, DVD 백남준아트센터 소장품

달은 가장 오래된 TV
미디어아트의 창시자 백남준이 정의한 달의 의미이자 그의 작품 제목이다. 1950년에서 60년대 사람들이 TV를 바보상자라고 조롱했지만, 백남준은 TV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당시에만 해도 최첨단 분야였던 전자기술을 공부하여 ‘비디오 아트’로 발전시켰다.
독학으로 전자기술을 공부할 당시 백남준은 자꾸만 읽고 싶어지는 다른 책들을 죄다 치워버리고 전자분야 책만 남겨둔 채 독하게 매달렸다고 한다. 이렇게 상당한 수준에 오른 전자분야 지식으로 1963년 독일에서 열린 첫 개인전 ‘음악의 전시 - 전자TV (Exposition of Music-Electronic Television)’에서 TV 13대와 피아노 3대, 소음기를 놓고 이 중 한 대의 피아노를 요셉 보이스가 파괴하는 TV 설치미술과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 전시를 시작으로 백남준은 1964년 미국에 정착한 후 음악, 퍼포먼스, 비디오를 결합한 비디오 아트 활동을 본격적으로 이어갔다.






백남준, <존 케이지에 대한 경의: 테이프와 피아노를 위한 음악> 1958-1962
50x36cm,릴 테이프 4개, 나무액자
백남준아트센터 소장품

TV 부처, TV Cello, TV is New Hearth, Electric Moon, 트랜스포머 로봇…
백남준이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듯, 그의 작품 제목에는 온통 ‘TV’와 ‘비디오’와 가 등장한다. 1932년 7월, 서울에서 태어난 백남준은 경기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대학에서 미술사와 미학, 음악, 작곡을 공부했고, 졸업한 후 1956년 독일로 유학을 떠나 독일과 미국에서 활동했다.

“내 삶은 1958년 8월 저녁 다름슈타트에서 시작되었어. 존 케이지를 만나기 전 해인 1957년이 내게는 기원전(B.C) 1년이 되지”

존 케이지를 만나고 자신의 인생과 예술세계에 일대 전환을 겪게 된 백남준은 ‘존 케이지에 대한 오마주(Homage a John Cage)’를 초연하고, 이를 계기로 요셉 보이스(Joseph Beuys)를 만나게 된다. 1961년, 백남준은 플럭서스(Fluxus, 흐름을 뜻하는 라틴어, 기존의 권위에 반대하고 변화를 추구하는 독일현대미술 운동) 운동의 창시자를 만나 요셉 보이스와 함께 독일 플럭서스 운동을 주도하게 된다. 이 후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함께 광범위한 작업을 이어간 백남준은 예술창작에 대한 정의와 표현의 범위를 확대시켰고, 수많은 모니터를 사용하여 작업하며 비디오 설치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설치 미술의 범위를 넓혔다. 1974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비디오아트 설치작업을 하며, TV부처, 달은 가장 오래된 TV다, TV정원, TV물고기 등 대표작을 선보인다. 1978년부터는 뒤셀도르프 아카데미 교수로 재직하기 시작했고, 1982년에는 뉴욕 휘트니 미술관에서 첫 회고전을 열었다. 이어 1984년, 뉴욕과 파리, 베를린, 서울을 연결하는 최초의 위성중계 작품 ‘굿모닝 미스터 오웰(Good Morning, Mr. Orwell)’을 발표하여 전세계에서 큰 관심과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1986년 제2편 ‘바이 바이 키플링(Bye Bye Kipling)’, 1988년 제3편 ‘손에 손잡고(Wrap around the World)’를 연달아 발표했다. 1993년 베니스비엔날레의 독일관 작가로 초청된 백남준은 ‘일렉트로닉 슈퍼 하이웨이: 올란바토르에서 베니스까지’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다. 1996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몸의 왼쪽이 마비된 백남준은 신체장애를 극복하고 국내외에서 다양한 전시를 열었다. 같은 해 독일 <포쿠스 Focus>지가 선정한 올해의 100대 예술가에, 1997년에는 독일 경제 월간지 <캐피탈 capital>이 뽑은 세계작가 100인 가운데 8위에 올랐다. 1999년에는 미국 아트뉴스가 선정한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의 작가에, 2000년에는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과 서울의 로댕갤러리, 호암갤러리에서 대규모 회고전 ‘백남준의 세계전(The Worlds of NamJune Paik)’을 열었고, 2006년에는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아시아의 영웅으로 뽑혔다. 백남준이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가 된 것은 단순히 당시로서 새로운 매체인 비디오를 사용해서가 아니라 인간 삶의 근원적인 문제인 시간에 대한 성찰을 가능하게 해주는 매체의 특성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단지 미술의 조형 매체만이 아닌, 철학과 사회적 탐구를 가능케 하는 매체로 활용하기 시작하여, 첨단기술매체와 인간이 어떻게 공존해야 할지 상상하고 이를 예술로 표현했다는 것이다.






폴 게린, <로봇 K-456>(1964) 퍼포먼스를 준비 중인 백남준> 1982 백남준아트센터 아카이브
폴 게린, <세 개의 달걀>(1975-1982) 작품 앞의 백남준> 1982 백남준아트센터 아카이브
폴 게린, <실제물고기/생방송물고기>(1982) 작품 앞의 백남준> 1982 백남준아트센터 아카이브





케이옥션 7월 경매에 출품된 백남준의 작품 <갈릴레오 Galileo>는 망원경으로 행성을 관찰하여 근대 물리학 발전에 크게 기여한 천문학자이자 물리학자인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를 로봇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모니터와 비디오로 구성된 로봇에 사진기, 망원경 등 천문학자를 연상시키는 다양한 물건을 조합한 후 페인팅 작업을 한 것으로, 백남준 특유의 위트와 미학 세계가 엿보이는 작품이다. 백남준의 다양한 조각 및 설치 작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로봇인데, 1974년 움직이는 로봇을 시작으로 그의 작품은 점점 실험적이고 다양한 모습이 전개되었다. 이 역시 인간과 기술의 통합을 시도하는 그의 남다른 관심과 뜻으로 볼 수 있다. 2019년 10월, 영국 런던의 세계적인 현대 미술관 테이트모던에서 백남준의 타계 13주기를 맞아 역대 최대 규모의 백남준 회고전이 시작됐다. 전세계에 흩어진 그의 대표작 200여점과 아카이브를 한자리에 모은 이 전시는 성공적으로 첫 선을 보인 후 지난 2월 9일 막을 내렸고, 네덜란드 스테델릭 미술관에서 올해 8월 23일까지 열린다. 이 후 2년간 미국 시카고 현대미술관,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을 거쳐 싱가포르 국립미술관으로 옮겨 대단원의 막을 내릴 예정이다. 안타깝게도 한국은 이 순회전에서 배제되었다는 사실이 아쉽지만, 백남준의 살아있는 작품들은 용인에 위치한 백남준아트센터에서 백남준 기획전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현재 백남준아트센터에서는 <백남준 티브이 웨이브>전을 진행 중이니 참고하면 좋겠다. (2021년 3월 7일까지) 

  






Nam June Paik, <갈릴레오 Galileo>
152.3×32×198.5(h)cm, 1991
video installation, two-channel video, color, silent; 11 TV monitors, 1 portable monitor, 2 video distributor, 2
lasedisc players, 2 laserdiscs, mixed media on wooden structure
KRW 320,000,000 - 600,000,000

 

에디터 김희성(alice@noblesse.com)
손이천(케이옥션 수석경매사)
디자인 김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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